참석: 한정호(도현 어머니), 이은정(하진 어머니), 신혜리(지온 어머니), 허주현(준호 어머니), 황미정(시환 어머니), 오달빛(혁준 어머니)
1. 근황 나눔(2분씩)
2. 책 읽고 나눔
- 준호 어머니: 친근하고 예쁘고 좋은 내용이긴 한데 어렸을 때 배운 것은 행, 열, 마침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내용과 많이 다르다. 그렇게 배웠는데 그 전에 배운 것을 부정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좋고 신선하고 너무 재미있지만, 나는 이렇게 배웠는데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지? 기존 거를 부정해야 하는 혼란스러움이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걸 걷어내야 하는 거 같다.
- 하진 어머니: 동시를 보고 왜 감동이 없었을까 했는데 이 책에 있는 시는 감동이 느껴졌다. 시는 읽기에 아름답다고 시인가? 그게 좋은 글은 아니라는 것에 동의한다. 이런 생각을 기본에 두고 교육하는 학교가 좋다. 정말 우리 아이들은 세상을 대할 때 자세히 관찰하고 그걸 표현할 수 있게 자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생겼다. 아이들 쓴 시가 올라오면 그게 시일까? 하면서 보는데 그 중에도 탁 와닿는 게 있었다.
우리 학교는 잘 쓰기 위한 미사여구, 꾸밈말 지도를 안 하고 보여주지도 않는다. 우리 학교에서 보고 읽는 시와 배우는 노래는 전부 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것이 아니다. 그런 날 것의 감정의 글을 보고 자라는 환경에 있다는 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가면 시가 있다. 산에 어린이… 저런 거 보고 암기하고 하는 게 복 받은 아이들이다. 좋은 교육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준호 어머니: 아이가 쓴 시에 도롱뇽이 추울까봐 걱정하는 시가 있어서 물어봤다. 너무 걱정됐다는 거다. 차가운 물속에 들어가서 괜찮나 싶었단다.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대견하다는 생각도 했다. 이 책을 보면서 아이의 시가 생각났다. 그러면 내 아이의 그 표현도 부정할 게 아니라 그 마음을 자연스럽게 표현했구나 싶어서 믿음이 생겼다.
- 혁준 어머니: 시 쓰기가 이렇게 쉬운 건가 마음의 부담이 탁 내려갔다. 우리 학교는 시를 비교하지 않는 것도 좋다.
- 하진 어머니: 교사가 이 기본이 바탕인 학교에 보내고 있다는 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이 글쓰기가, 이오덕 교육이 바탕이 된다는 것 하나로도 다른 학교와 매우 차별되는 지점이라 생각을 한다.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의 차이가 있다.
- 시환 어머니: 이게 시야? 지금도 이게 시라고? 일기랑 다른 게 뭐지? 했었다. 그런데 처음 나온 구절이 와닿는 게 있었다. '꾸며 만든 것은 삶이 없으니 재미고 감동이고 우러날 수 없다'는 부분. 보고, 겪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꾸밈없이 자기의 말로 토해낸 시가 좋은 시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시환이하고 같이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학교에서도 하지만 집에서도 같이 해야겠다 하는데 이런 공부가 많이 도움이 될 거 같다.
- 하진 어머니: 쓰고 싶어서 못 견디게 만드는 것을 학교에서 조금씩 하고 있구나.
- 도현 어머니: 학교 졸업한 아이가 중학교 가서 썼다는 시집이 있었다. 그 시집이 마음을 울렸다. 시라는 게 이렇게 마음을 울리는 건가? 했다. 항상 우리는 시와 그림 내보이기를 한다. 그 중 자기가 골라서 한다. 마음으로 쓴다는 게 좋은 거 같다. 일기인지 뭔지 구별 안 가는 게 있다. 일기였는데 시와 그림 내보이기에 내보냈더라. 선생님들이 못 뽑을 때는 하생글에서 찾으시는 거 같더라. 아이들은 항의하기도 한다.
- 하진 어머니: 사진 찍고 글 쓴 아이 졸업작품이 있다. 아이의 저마다의 힘이 있겠지만 아이의 경험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르게 한다는 기대가 있다.
- 지온 어머니: 자연스러움, 아름다움, 우선순위, 세 가지가 떠오른다.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는데 우리 학교가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고 생각한다. 시쓰기 글쓰기에도 자연스러움이 담겨 있다. 아름다움이라는 게 나답다는 뜻을 갖고 있다. 우리 학교에서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게 글쓰기가 아니구나. 그보다 먼저 우선순위는 삶을 가르치는 거 같다. 그게 있어야 살아있는 글쓰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산을 가고 싶어서 짐을 바리바리 싸서 가방을 짊어지고 가는데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어. 그래도 아이들에게 좋은 거니까 갔을 때는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았다. 부모도 선생님도 ‘너 이거 하고 이거 써’ 하는 것보다 ‘선생님도 여기 오니까 너무 좋다’, ‘어머니 너랑 갔을 때 너무 좋았는데 어떻게 변했을까 보고 싶다’ 했을 때 다를 것이다. 삶의 태도로 가르침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하진 어머니: 오염된 환경만 막아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적어도 아이들이 본성을 잃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미디어, 플라스틱 장난감 등에서 보호해주고 싶다.
3. 저마다 쓴 시
아침기상 - 허주현
아침마다 준호를 깨우는게 힘들다.
어떨때는 사랑스럽게 뽀뽀만 해줘도 잘 일어나지만
너무 피곤할땐 엉덩이 팡팡까지 가도 일어나지 못한다.
결국 아이가 좋아하는 학교를 가지고
협박하면
등끍어달라며 밍기적거리며 몸을
움직인다.
매일매일 가는 학교지만 일어나기
힘들어도 학교라는 곳은 일어날 힘을 주는걸까?
그래도 마지막은 일찍 좀 자라 라는 말로 마무리 된다.
살아있는 글쓰기 - 이은정
좋은시 나쁜시를 알게 되었다.
배워보니 시 쓰는 게 어렵지 않아 보였다.
그냥 막 말하면 시가 될 것 같았다.
근데 이 글은 좋은 시가 아닌거 같네?
치킨 - 이은정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배가고파진다.
강냉이를 먹었다.
치킨을 시키지 않은 나를 스스로 칭찬 했다.
사실은
배민에 검색했는데 60계 치킨이 문을 안 열었더라.
졸리다 - 한정호
머리가 계속 가라앉는다.
졸리고 더워서 자리를 옮겨볼까 둘러본다. 그랬더니 잠이 깬다.
자리가 없어서 나와 앉았는데 다시 졸리다 . 왜 계속 졸리지?
커피를 안마셔서 졸린가보다.
너와 나 - 신혜리
친구를 만나러 놀러 나간 누나를 따라가겠다고 징징거린다.
지온이는 엄마랑 데이트하자 하니 징….하다 멈춘다.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가고싶다하고
나는 걸어가자고 한다.
이럴때 엄마가 너무 싫어! 투정부리길래
자전거를 가져오라하니 신나서 가지러 간다.
어디까지 갈지 알려주니
자전거를 탄 지온이는 가다 멈추고 나를 기다렸다가 다시 출발한다.
빨리 가도 된다해도 엄마랑 속도를 맞춰 가겠다고 한다.
나보다 조금 빨리 가게 되었을때
어느순간 가까워진 내게
엄마 뛰어왔어? 걸어온 것 맞아? 왜 이렇게 빨리 왔어? 하며 웃는다.
우리가 따로 또 같이 가지만
같은 곳으로 함께 간다.
나는 왜 네가 아니고 나인가
너는 나에게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일까
언제든 네가 사랑스럽다.
교육은 백년지대계 - 오달빛
작년에는 아니었는데
올해는 그렇다고 했다.
어젯밤에 혁준이가 말했다.
“우리 학교에서 나를 좋아하는 선생님은 노학섭 선생님이야. 두 번째로.”
나는 신기했다.
작년에는 사진 찍을 때 옆에 가라고 해도 싫다더니
다 지나고 난 뒤에 자기를 좋아한다니
고마운 마음은 나중에 오는 것인가?
아이 이야기는 그때 아이의 마음,
순간의 진실이구나.
내 마음 - 황미정
요즘 내 마음은
들쭉날쭉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같다.
나는 롤러코스터를 못 타는데.
멀미도 심하고 어지럽고 무섭다.
그런데 내 마음은 요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다.
좋았다 나빴다 그냥 그랬다 또 나빴다.
나는 롤러코스터
그만 타고 싶다.
두 발 든든히 붙이고 서 있을
땅이 필요하다.
지금 서 있는 땅이 좀 무르다.
내 두발로 단단하게 다져볼까.
함께 해 줄 사람이 있었으면.
4. 후기 나눔
📌오달빛: 맑은샘학교는 공부하자고 하면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너무 신난다.
📌허주현 : 시라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 어려워! 가 떠오르지만 오늘만난 시는 재미있다?
📌신혜리: 모임에서 글쓰기이야기를
나누고 시를 써보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생각이 들어 좋다.
📌이은정 :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사라졌다.
📌황미정 : 맑은샘에서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있는 글쓰기를 내가 직접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 참 기대되는 글쓰기 공부모임이었다.
여섯 분의 어머니들이 저마다 맑은샘의 어린이가 된 것처럼 글쓰는 시간이 처음에는 두렵다가도 금새 글쓰는 것이 재미가 나고 신이 났다. 아이가 맑은샘에서 더 잘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도 아이와 함께 글쓰기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한정호 : 시쓰기를 해봤는데 도현이 시가 떠올랐다
첫댓글 크크 치킨 이야기가 누구 이야기 일까 궁금해서 와봤어요♡ ㅋㅋ 즐거운 모임 응원해요♡
ㅋㅋ🤫 살아있는 시가 소율 어머니 마음을 이끌었군요. 책에서 보니 시는 “아, 진짜 그래.. 참 그렇구나” 하게 되는 게 시래요. 그런 의미에서 치킨 이야기 정말 시죠!!! 응원 고마워요! 되는 날 편안히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