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의 별밤 (글: 시인 이욱교수(스리랑카 전문가 동료) / 소개 및 사진 엄유호 msc cj)
산속의 작은 마을..
“케피티폴라(Kepitipola)”는 스리랑카 남부 갈레(Galle)시 니아가마(Nyagama) 마을로
년중 한국의 한가위 날씨같이 더위도 추위도 없다.
향기로운 꽃이피고, 숲 속에 과일이 넘쳐 익는 살기 좋은 청정지역이다
바로 이 아름다운 마을에서 잠시 일을 보게 된 것은 나에겐 행운이었다.
조그만 집들이 띄엄띄엄 숲 사이에 숨듯이 놓여있고,
도로를 다니는 차량도 별로 없는 조용한 곳.
이곳에 가난한 청소년과 고아들을 위한 조그만 기술교육센타 하나가 거기 있었다.
센터 아이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에 내 활동 기간의 일부가 떼어진 것이다
몇일 후 – 여유가 생긴 어느 늦은 저녁, 그곳 교사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함께 오랜만에 숙소를 나섰다.
해는 벌써 넘어 간지 오래되고 하늘아래 달도 없었다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별들이 총총하기만 했다.
별빛이 어렴풋이 길을 비추는 그러한 밤, 별은 하늘높이 은하에만 있는게 아니었다.
바로 앞 검은 숲속에도 수많은 작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별인가 요정인가
그것은 숲속을 휘 놀고 있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반딧불”이었다.
검 깊은 은하의 별들이 숲속으로 쏱아져 내려온 것처럼..
숲 속은 아름다운 별세계가 되었다. 별들의 군무에 화답하듯..
숲 속을 진동하는 수많은 벌레들의 소리는 이명처럼 이어진다.
태고적부터 이어왔을 벌레들의 웅장한 합창이었다.
합창과 춤 – 환상의 쇼는 대자연이 연출하는 한밤의 장엄함 이었다.
교사의 집은 작았지만 아이들은 해 맑았다.
그런데 교사의 집을 찾은 그날 정전이 되었다. 정전이 그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그들은 미안해 했지만
나는 - 정전으로 – 그의 집 어두운 방에서 수정보다 아름다운 별들을 보았다.
너울거리는 촛불로 반사되는 – 부인과 두아이의 눈속에서 반짝이는 것은
하늘의 별보다 아름다운
별 빛이었다.
시공을 넘어 먼 별나라에 왔다고 생각한 밤이었다
그리고 10여년동안 나는 서울 회색의 도회지에서
나는 그 별밤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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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