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말을 걸어 온 작은 인형 2.
작성자 : 예플러
2003-07-03 오후 12:56:07
늘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였고 그리움으로
전해줄 이야기가 있을적에만
아무도 없는 시간에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었고 나 또한
전할 수 있었다.
처음엔 그래서 집안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멍하니 무작정 기다리게 되었고 외출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야 알게 되었지만 ...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그런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하며 축제를 준비한다.
전에는 확신없이 그럴것이라는 막연함으로
그저 준비하곤 했었는데 ..
이젠 뚜렷한 확신으로 빨래해놓는 일을
기쁜 마음으로 준비한다.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의
일상
작성자 :
예플러
2003-07-03 오후 1:13:58
언제, 아니 내일이라도 반가운 사람의 방문이
있을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늘 방을 깨긋하게
닦고
정리해놓는다.
빨래를 빨고 널으면서도 내일이라도 입게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규칙적으로 반복한다.
웃옷이나
바지는 다림질을해서 걸어 놓는다.
틈틈이 뜨게질을 하는데 솜씨가 없는 나는
제일 쉬운
목도리 뜨는 것을 즐겨 한다.
어느새 목도리만
여러개가 되었다.
조끼나 세타 같은것을 차츰 배워서
떠놓을 생각인데
나이드신분들에겐 따스한 세타가
더 좋을텐데
아직은 털목도리를 짜고 있지만
그곳 겨울은 더많이 춥다고 들었는데....
두번째 공연연습을 마치고..사람들
속에서 탈락하면서.
2003-07-04 오전 2:33:51
찾아가는것은 보이지않는 인간아닌 인간의
아름다움뿐.,
아름다운 연습을 마치고 돌아오며 사람들속에서
이 작업을 통해 그리는 것이
이승이나 인간안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돌아오며 49년간의 미련은
끝나고 이젠 주변엔 아무도 사람은 없다.
나는 사람을
사람이라하지않고 사람아닌것을 사람이라 하면서
그들의 아름다움을 사람앞에 재현해보이려 노력하고있다는것을
알았다..
누구도 작품안의 인물처럼
자기를 낮추거나
희생하지않으며
처절한 자기비하를 통해행복해하지않는다.
통일 그 화두역시 사람들속에선 한갖 조건부 사랑놀음이다.
2003년 7월, 인간으로서의 생은 마감되었다.
끝..
무지를 뚫고나설 새로운 포기.
행복한 죽음을 향한 간절한 기다림.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이승에서의 희망.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해주다보면
세상엔 무엇이 남을까?
사람과의 마지막 만남.
마임페스티벌 7.4공연을 통해
그리워하는
제3공간의 사람들과의 생존.
이승에서의 완벽한 이별여행의
시작.
마지막 앙탈후에 찾아온 공간이동자의
한없는
저승에서의 만남에 대한 그리움의 집결.
그간 부질없이 멋모르고 속아서 행복했습니다.
인간으로서 희로애락속에서..
[마임페스티벌]작업을통해
이제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그간의 모든 미련을
버리고 떠나갑니다.
통일은 인간세상의 것이 아님을
꺼이꺼이 확인하면서..
사람들속에 숨어사는
묵언수행자들과의 스침.
2003-07-04 오전 10:54:17
묵언수행자들은 사람들속에서
자신이 기꺼이
택한 즐거운수행을 가진다.
물론 그 기꺼이란 것엔
인간의 모든 희노애락을 초월하는
자기희생과 정진의
과정이 동반되므로
일반적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꺼이란
말이나
희생이나 봉사 자유 등..모든 언어와는 다른
또한벌의 의미로서의 언어적 의미를 지닌다.
묵언수행자들은 말이 없으나
주위의
사람들은 그가 말을 하지않으므로 오해받기십상이다.
옆에서 누가 따라다니면서
이사람은 묵언수행중이라고
말해주거나
묵언수행중이란 글자를 써서 목에걸고
다니기라도
하기 전엔 그 오해가 풀리지않는다.
그래서 묵언수행자들은
그 오해자들의
질문과 고뇌를덜어주기위해서
점차 자신의 모습을
이승에서 지워나가는 법을 알게되었다.
그냥 바라만 봐도 묵언수행중이라고 알아차리는
사람들만이 있는 사람들의 공간으로 이동했다.
결국 그들의 수행은 소리도 모습도
비수행자들의 이기적공간안에서
사라졌다.
파람에서 피안에 이르는길에 다가가지않은
사람에겐
피안에 이르는길에있는사람을 만날기회가
없듯이
아름다운 수행자들의 고운 모습에 대한
이질감이 사람들의 공간을 이분화시켰다.
다차원의
공간안에서 그들의 공존은 불가능해졌다..
[마임페스티벌]은
그렇게 공존을 잃어버린
이승의 사람들눈에
묵언수행하던 사람들의 공간을
스쳐 바라보게되는 즐거움이다.
우리들의 감성적
이기적 생존공간이
우리들만의 것이 아닌 묵언수행의
아름다운 사람들이
진화시켜주고 있는것 이란 걸
환시로나마 자각하게 되는 순간이다.
이승의 사람들이 연기로 공연으로 그걸
재현하지만
그 재현자들의 몸과 마음을 빌린 넋들의
맞이함일 뿐
아직 그들을 만나서 직접 그들의 얘길
들려주는 사람은
없다. 우린 이승에서 결코 그 아름다운
공간의 사람들을
맞이하진 못한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해서 바라보고
그런 묵언수행자들이 있어서
이 삼차원의 공간이
이기와 욕심과 자기편애와 자만으로인해
파괴되지않고 재정비된다는 걸 전할 수 있다면
미세하나마 이승의 존재로서의
먼지조각같은 크기의
생존의미는 있지않을까.
눈에 보이는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해주고싶었다.
마치 메트릭스에서 알게된 빨간약의 세계와 같다고 말하면
실감할까?
하지만 내가 본 것은 단지 기계와 싸우는
그런 종류의 차원이 아니라
무간지옥을 도솔천이라
여기며 피안에 이르러서도
묵언수행의 길을 걷는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다만 그들의 언어가 낯설어서
무슨말을 하고 무슨 글자를 써서 하늘의 별빛과
편지로 주고받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하늘나라, 무간지옥 찾아가기
2003-07-04 오전 11:02:06
사람들속에서
살아온 그간의 생활,
행복하진않았는데 행복한줄알고
살았습니다.
이제 미련을 버리고 같은 공간안에서
보이지않게 살아온 사람들 속으로 떠나갑니다.
같이있지만 이승에서의 이별입니다.
[마임페스티벌]의 그 사람들이 보이는 그들의
공간으로 흡입됩니다.
묘약으로 채소를 가꾸는사람..
2003-07-04 오전 11:13:55
민통선 이편에서
비무장지대를 넘어 북으로 올라갈 넝쿨 줄기를 키우며
그 열매가 이곳아닌 저 북방한계선 위 민간마을에
열리게 채소밭을 가꾸는 사람이 있습니다.
매년 씨앗을 뿌리고 특별한
열매가
나의 눈으론 보이지않는 저먼 북방에 열리게
해마다 새롭게 연구하고 개발해온
식물학자같은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특수한 자료를 만들어서
그 고운 가루를
물에타서 5일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물을 줍니다.
아직은 잘 모르지만
그 고운가루가
묘약인것 같습니다.
언젠가 만나서 물어보았는데
그의 대답이 이승에 발담고 욕심지꺼기로 가득차서
화 잘내는 나에겐 들리지않았습니다.
언젠가 그의 공간에 나도 갈
수 있게된다면
그 묘약을 만드는 방법을 배워서
비오는날에도 어김없이 밭으로 나와서
소중하게 물주던
그사람의 동반자가 되어야 겠습니다.
청소하는사람
2003-07-04 오전 11:27:49
그가 그방을 손님이라도 준비하듯 청소를 시작한것을
본것은
아마도 분단 반세기가 지난 어느해 7월이었습니다.
TV엔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나와서
뜻밖에도 민족과 사랑을 얘기하고 있었고
그 얼마후 10월유신이 있었습니다.
7.4공동성명의 그 환희가
사문화가 되어가고
사람들 마음속에서 희망도 사라져갈무렵쯤
매일같이
손님을 맞이하려는듯
즐겁게 방구석구석을 청소하던
그사람의 모습도
이승에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이 사라져도
방은 늘
누군가가 말끔히 아침이면 정소를 해놓은것처럼
걸레질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한 청년이 명동성당사제관에서 몸을던졌고
시청앞 노제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갈무리가 드리웠으며
6.15 공동선언이 있고
다시 사람들은 이러저런
통로로 교류를 시작하며
통일노래도 부르고 한반도기도
간혹 흔들곤 했습니다.
아침일찍 찾아올 손님의 전갈이라도 받은양
새벽녁에 말끔히 집안구석구석까지를 청소하고있는
그사람을 환시처럼 스쳐 보게된 날 알았습니다.
나의 우매함과 변덕
그리고 노래를 불러도
그 노래말의 반의 반만큼도
절실하지않은 채 통일노래를
부르던 일상으로인해 눈멀어있엇던 것을.
하루도 쉬지않고
그렇게
한점의혹없이 손님맞이를 준비하는 사람은
여전했는데도 불구하고
이젠 단지 그들을 환시로나마
잠시 스쳐
만날수없는 이 세상 두개로 갈라진 인간세상.
정귀업할머니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