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값 급매 소화하며 소폭 반등 바닥 찍었나요.
파이낸셜뉴스, 성석우 기자, 2023. 3. 19.
3월 19일 서울 서초구 반포 자이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상가 1층의 공인중개업소들은 대부분 상담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중개사들은 모두 취재요청에 응해줄 여유가 없다며 양해를 구할 정도로 모처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기자가 찾은 중개사 사무실에선 약 5분에 한통가량 상담전화가 울리는 등 불과 한두달 전과는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이날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나치게 가격이 떨어진 물건들이 계약되고 있어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들어서 32평 물건이 대체로 47억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겨울에 최저가를 찍은 후 규제 완화책들이 나오면서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인근 B중개사무소 대표는 강남구 집값은 바닥을 찍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은마 34평이 최근 23억에 거래됐다. 물론 28억대까지 올랐던 물건이라 소폭 상승으로 볼 수 있지만, 4~5개월 전 19억대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하는 추세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은마아파트가 지난해 10월 재건축 단지로 결정된 이후 이 같은 움직임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3월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6%로 5주 연속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이는 강남3구가 주도하고 있다. 서초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동일한 0.01% 하락했고, 강남구는 전주 -0.10%보다 낙폭이 줄어든 -0.07%를 기록했다. 송파구는 반등 한주 만에 -0.01%로 전환했지만 보합권을 유지하고 있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인근의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주택시장이 최저점 확인 후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40평이 최고가는 26억5000만원까지 갔었다가 30%가 떨어져 18억 정도에 거래가 됐었다"며 "지난해 12월 최저점을 찍고 1월부터 10개 이상 거래가 되며 오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집값 반등을 본격적인 상승신호로 단정짓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가격이 많이 빠진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되다 보니 반등세는 뚜렷하지만,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가격이기 때문이다.
중개사협회 송파구 지회장은 "고점 대비 30% 빠진 물건은 다 나갔고, 이제 덜 빠진 물건들만 남았다"고 말했다. 중개사협회 강남구 지회장은 "올해 초 일부 급매들이 거래되면서 시세가 오른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현재는 기존 급매물보다 가격이 높은 매물들이 있지만 거래가 없다"고 말했다. 반포 주공1단지 인근 A 공인중개사도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집값 반등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일부 주택 가격이 반등하고 있지만, 지속성은 장담할 수 없다"며 "미국이 금리정책 기조를 바꿔도 경제 불확실성 고조로 매수와 매도세 모두 주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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