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후 가슴이 쓰리거나 답답하고, 목에 이물감이 든다면 음식이 지나가는 길인 ‘식도’ 건강을 살펴야 한다. 특히, 평소 급하게 먹거나 식후 커피나 담배를 즐기는 습관 등 식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식도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식도 건강은 생활습관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식도를 자극하는 생활습관 3가지
1. 매운 음식을 급하게 먹는 습관 마라탕, 라면 등 맵고 뜨거운 음식을 즐기는 습관은 식도에 부담을 준다. 매운맛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각종 향신료, 캡사이신 등은 위벽과 식도를 자극하고, 심할 경우 속 쓰림을 유발하기 때문. 특히 매운 음식을 충분히 식히지 않고 급하게 먹으면 식도에 가해지는 부담이 배가 된다. 식도는 보호막이 없어 외부 자극에 쉽게 손상되는데, 뜨거운 음식이 직접 닿아 식도를 자극하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세포의 DNA에 변형이 발생해 식도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2A군 발암물질로 식도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2. 식후 담배∙커피 즐기는 습관 식사 후에 습관적으로 담배나 커피에 손을 뻗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이러한 습관은 소화를 방해하고,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해 식도 건강을 악화할 수 있다. 식후에 담배를 피우면 하부식도 괄약근의 조절 능력을 저하시켜 위산이 역류할 위험을 높이고, 산을 중화할 수 있는 침 분비를 감소시킨다. 식후에 마시는 커피 역시 하부식도 괄약근의 활동을 방해해 위산을 역류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이 같은 습관에 의해 위산이 반복적으로 역류하면 역류성 식도염으로 이어진다. 역류성 식도염은 가슴 쓰림, 쉰 목소리, 헛기침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여 삶의 질을 저하하는 질환이다. 심화될 경우 궤양이나 출혈, 식도 협착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역류성 식도염이 반복되면 바렛식도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사실이다. 바렛식도는 반복적인 식도 역류로 인해 식도 점막이 위 점막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로 변한 상태로, 바렛식도 환자는 식도암 발생 위험이 약 40배 높다고 알려졌다.
3. 식후 눕고, 양치하다 헛구역질하는 습관 매운 음식을 급하게 먹고, 식후에 담배∙커피를 즐긴 후 눕기까지 한다면 그야말로 식도 건강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식사 후 엎드리거나 누우면 위 속 내용물이 올라오며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기 때문. 따라서 밥을 먹은 후 3시간 정도는 눕는 것을 피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식사 시간이 늦어 부득이하게 누워야 한다면 위장의 구조상 왼쪽으로 눕는 것이 역류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 된다. 높은 베개를 이용해 상체를 살짝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식도 건강을 위해 경계해야 하는 또 하나의 습관또 하나의 습관은 양치할 때 헛구역질을 하는 것이다. 양치를 할 때, 특히 혀를 닦을 때 칫솔을 깊숙이 넣어 헛구역질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를 반복하면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여 식도 점막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양치를 할 때는 헛구역질을 예방하기 위해 혀를 부드럽게 닦고, 입을 너무 크게 벌리지 않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과식, 야식, 비만, 식사 후 격렬한 운동, 술 등이 위산을 역류시켜 식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서민석 교수(가톨릭대학교인천성모병원)는 “식도염은 생활습관병으로 생활습관, 특히 식사와 관련된 습관의 변화가 없다면 약을 먹어도 쉽게 좋아지지 않고 재발한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식도 질환을 예방하고 더 나아가 식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나쁜 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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