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프로축구 이적시장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구FC를 비롯한 일부 시민구단들은 어려운 재정 형편상 FA 자격을 획득해 겨울 이적시장에 나온 '거물급' 선수들을 '강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보고만 있는 실정이다.
반면 FA시장의 '큰손' 수원 삼성은 '무적'으로 남아있던 안정환 등 일부 유명 선수들을 영입한 데 이어 2~3명의 또 다른 스타들에게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대구FC는 FA 자격을 획득한 오장은(22)과의 지난 연말 우선 협상에 실패했다. 대구는 타 구단과 접촉하고 있는 'FA 최대어' 오장은의 행보를 보고 있지만, 그가 원 소속팀인 대구에 돌아올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또 FA인 이병근, 김현수, 황선필, 박종진, 백민철과는 계약을 끝냈지만 최성환을 수원 삼성에 내줬고, 지난 시즌 붙박이 미드필더 이상일도 11일 전남에 현금 트레이드 했다. 결국 대구는 외부로부터 수혈은커녕 기존 소속 선수들을 지키는 것조차 만만치 않게 된 셈이다.
시민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남FC 등도 '선수 지키기'에 급급한 대구FC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수원 삼성은 올 시즌 FA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수원은 '큰손'답게 지난 9일 '대어' 안정환(31)과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에 앞서 지난해 신인왕 후보 물망에 오른 배기종(전 대전 시티즌), 박성배(전 FC서울),최성환(전 대구FC) 등을 영입해 국가대표급의 막강 전력을 구축했다. 안기헌 수원 단장은 한 걸음더 나아가 "앞으로 선수 추가영입 계획이 있다"고 밝혀 스타 영입이 끝나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수원이 눈독을 들이는 선수는 국가대표 오장은과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서 뛰고 있는 김진규(22)다. 수원이 오장은 영입에 성공한다면 국내 프로무대에서 최강의 허리 진용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김진규를 영입하기 위해선 원 소속팀인 전남 드래곤즈와 협의해야 한다. 하지만 몸값이 높아진 김진규를 전남이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수원과 김진규의 전격 계약 성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다른 '부자군단' 울산 현대는 국가대표 골키퍼 김영광을 전남으로부터 영입했다. 이로써 철벽 수문장을 갖춘 울산은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올 시즌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이밖에 대전은 '풍운아' 고종수를 영입했고, 제주 유나이티드는 잉글랜드 웨스트햄 유스팀에서 뛴 이산을 받아들여 전력을 보강했다.
작년 우승팀 성남 일화는 아직 구체적 움직임은 없지만 국가대표 경력을 지닌 김진용(25·경남)과 한동원(21·서울) 두 젊은 공격수를 내심 욕심내고 있다.
내년 2월말까지 여유를 갖고 있는 성남과 명장 세뇰 귀네슈를 사령탑으로 맞은 FC서울이 본격 가세할 경우 겨울 이적시장은 또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