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3일 화요일,
우리 반에 아주 난리가 났었다.
우리 4학년 5반을 잠시 소개하자면, 전에 일지에도 잠시 썼듯이, 쎈 에이스들이 포진해있는 아주 싸랑스러운 반이다. 흐흐
부모님의 무관심과 폭력게임 중독으로, 말과 행동이 항상 거칠고 혈기로 가득 차 분노조절이 안되는 A학생
ADHD로 아예 개념과 사회성이라는 것을 분실한 자기 맘대로 필터 없이 막 말하고 행동하는 B학생
지나친 장난으로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혼나도 반성할 줄 모르고 마음에 벽이 둘러쌓인 것 같은 C학생
마음이 자기입장만 생각하는 유아같고 행동도 너무 느리고 답답하여 교사와 친구 모두를 힘들게 하는 D학생
나는 이들을 F4 라고 혼자 마음속으로 부르고 있다. 집중이 필요한 4명이란 뜻이다. ㅋㅋ
솔직히 3월 초에는 정말 이렇게 반을 구성한 작년 쌤들이 원망스럽고, 매일매일이 괴로울 때도 있었는데 기도를 하면서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지금은 '내가 더욱 기도하고 사랑해줘야 할 아이들이야'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문제가 있어도 애들이 밉거나 화나지 않고
'내가 기도가 부족했구나.. 하나님께서 내가 이 일을 통해 무엇을 깨닫길 원하실까?' ' 주님 도와주세요' 이렇게 바뀌었다.
그러던 중, 어제..
세상에 우리반 에이스 중에서도 탑인 A와 B가 싸운 것이다.
나는 살면서 누가 그렇게 심하게 싸우는 것을 영화 말고 실제로 처음보았다.
특히 분노조절 안되는 A학생의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서 악한영에 사로잡혀 완전히 제정신을 잃고 욕하고 발로 차고 주먹질을 하면서 서로 싸우는 것이다.
애들도 무서운지 선뜻 나서서 말리지 못했다.
내가 그만 멈추라고 했지만 이미 그들 귀에는 내 소리가 안들리는 상태라 내가 달려가서 둘을 떼어놓고 아이들도 도와서 둘을 일단 떼어 놓았다.
차라리 B학생은 필터없이 그냥 마구 내뱉고 행동하는 아이라 화났다가 좀 가라앉으면 금방 히히대며 원래대로 돌아오는데,
분노조절 A학생이 문제이다.
이 학생은 내가 전에도 달래보고 눌러보고 둘 다 해보았는데, 누르면 누를수록 더 혈기부리고 심해지는 스타일이라 줄곧 칭찬과 관심으로 달래왔었다. 그래서 점점 좋아지는 중이었는데...
오늘 완전히 폭발해서 말리는 것도 엄청 힘들었다.
내가 안으면서 "**야~ 조금만 진정하자.. 우리 진정하자... "하면서 속으로 나도 무섭고 너무 당황스러워서 계속 예수의 피를 뿌리면서 혈기의 영을 내쫓았다. 내가 앞으로 데려오는 중에도 도깨비처럼 빨갛게 충혈된 눈을 사납게 치켜뜨며 책상을 엎고 머리를 쥐어뜯고 발을 쿵쾅거리며 발작 수준으로 자신의 분노를 자신이 감당하지 못해서 난리를 치는 것이다. 완전히 혈기,분노의 영에 사로잡혀있는 것이 보였다.
다음시간이 과학이라 실험준비중이었는데.. 아오
일단 A학생은 내가 등에 손을 대고 계속 예수의 피를 뿌리고 B학생은 반대쪽에 서 있으라고 했다.
예수의 피를 뿌리는 중에도 혈기는 금방 가라앉지 않고 잠잠했다가 또 올라왔다가 들쭉날쭉 난리였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계속 손대고 수업 안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
일단 수업을 하고 나머지 학생들 실험을 시켰다.
시간이 흐르니 A학생이 조금씩 잠잠해졌다.
학생들은 실험을 시켜놓고, 나는 어느정도 가라앉은 A학생의 손을 잡으며 무슨일로 싸웠냐고, 이유없이 그러진 않았을 것이니까 얘기하면 선생님이 도와주겠다고, 이제 좀 진정했으니 화내거나 소리지르거나 울지 말고 얘기해달라고 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정하게 물어보니 격한 말투이긴 하지만 그래도 싸운 이유를 얘기했다.
이유는 ,, 허허
B학생이 계속 임마,임마 라고 했단다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계속해서 한대 때렸는데
필터없는 B도 똑같이 때리니 속에 혈기의 영이 욱하고 폭발해서 마치 K1 선수들처럼 치열하게 싸운 것이다.
참...
아이들이 싸우는 이유는 정말 별거 아니다.
그런데 그 사소한 이유가 이렇게 큰 싸움이 되기도 한다.
일단 이 A학생은 예전같으면 임마라고 처음 놀렸을때 한번에 바로 폭발했을텐데
그래도 많이 좋아져서 몇번 참았다가 폭발한 것이다.
어쨌거나 전보다 많이 참았다고 좋아졌다고 말하고, 하지만 니가 하지말하고 했는데도 상대방이 계속 속상하게하면 절대 몸 쓰지말고 선생님께 말하라고, 도와주겠다고 햇다.
이렇게 화를내면 선생님과 아이들이 깜짝 놀라고 선생님 마음이 아프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니 자신 마음이 제일 아프다고..
너 그렇게 화내고 소리지를 때 가슴 답답하고 쑤시고 괴롭지 않냐고..
그러니까 화날 것 같으면 빨리 선생님께 도움 요청하라고 다시는 이렇게 때리고 싸우지 말라고 했다.
B학생에게는 넌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장난으로 임마 한 것이지만
상대방이 싫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친구가 그만 하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놀린 것을 반성하라고 했다.
여튼 내앞에서 둘은 떨떠름하게 화해의 손을 잡았다.
그래도 나중에 밥먹을때쯤 되니 A가 신난 표정으로 와서 B랑 화해했다고 하더니 둘이 또 씐나게 노는 것이다.
아이고...
내 심장 떨어질 뻔 한 것 어쩔 것이냐 이놈들아
ㅠㅠ
이 사건만으로도 나는 일단 정신이 없었는데
밥먹고 교실로 오는 길에 우리반 한창 사춘기로 예민해있는 남학생 한명이 또 막 흥분하면서 내게 이르는 것이다.
말인즉슨, 자기 우산커버와 뚜껑을 옆반 학생이 훔쳐갔다는 것이다.
자기가 직접 훔치는 것을 보진 않았지만 자신의 우산커버가 그 학생 우산에 씌워져있었다고 한다.
뚜껑이 없으면 커버가 고정이 되지 않아서 그 우산은 일단 제대로 못쓰게 되었다.
안그래도 요즘 예민한 아이인데 걔도 완전 '걸리면 죽었어'라는 표정으로 씩씩대는 것이다.
'오 지져스... 오늘 무슨 날인가요.. 아주 빵빵 터지는구먼요~'
일단 의심이 가는 그 옆반 학생은 워낙 한달 넘게 고의로 화장실 변기를 막히게 해서 교장선생님까지 뛰어올라오게 한 화려한 전적을 자랑하는 아이이다. 하지만 옆반 쌤은 이번 발령난 신규쌤으로 군대간 선생님을 대신해 얼마전 발령이 난 상황이라 아직 생활지도에 미숙한 상태였다.
일단 우리반 아이를 선생님이 옆반선생님과 얘기해서 해결해주겠다고 하고 집에 보냈다.
얼마 후 복도를 슬쩍 보니 그 의심스런 학생과 옆반쌤이 얘기중인데 잘 안풀리나보다.
결국 나도 동원해서 자백을 받아낸 후, 우리반에서 반성문 쓰고, 옆반 쌤께 거짓말한거 사과하고, 우리반 학생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기로 하고 끝이 났다.
(오늘 아침에 사과했고, 다행히 사춘기 학생은 씩씩대다가 곧 가라앉아서 용서해주었다.)
정말 힘든 하루였다..
우리반 대박사건에 이어 옆반학생까지 연루된 도둑사건까지...
집에서 성막기도도 참여하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버렸다.
오늘은 학교에서 아이들 단체로 정신이 흐트러진 것이 많이 보여서 또 진지하게 얘기하고 왔다.
ㅠㅠ
참...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 감당하는 일이,
내게 허락하신 환경에 감사로, 믿음으로, 전심으로 있는 일이
이렇게 힘든 것이구나...
참 쉬운 것은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예전같으면 계속 가슴이 벌렁벌렁하며 집에서도 직장 그만두겠다고 못살겠다고 울고불고 했을텐데
걱정되고 속상하긴 하지만
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시고 있다는 것을 믿고, 예수피의 능력을 믿으니 막 우울하고 심하게 다운되고 그렇진 않다.
분명 하나님께서는 올해 내게 힘든 아이들을 주셨다.
아니,
내가 한 영혼, 한 영혼 붙들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예수님의 사랑으로 ... 눈물로 기도해주어야 할 아이들을 주셨다.
내게 부담스러운 성막기도 인도를 맡기셨다.
아니,
내 자아가 철저히 죽어지고.. 나를 비우고.. 성령님만을 의지하며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항상 감사다
감사가 최고다
나보다 내 약함을... 내 마음을 더 잘 아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믿고, 순종하면서, 감사하는 것.
감당할 수 있는 시험만 허락하신 하나님께 나의 모난 부분을 아프지만,, 시련을 통해 다듬어서 정결하게 거듭나는 것. 그릇을 키우는 것.
하나님!!
제가 믿습니다!
솔직히 지금 제 수준에는 이런 환경들이 버겁고.. 아픕니다
하지만 전 승리합니다! 내게는 우리 주님이 계시니까 이미 승리는 예정되어 있음을 선포합니다!
그 과정 과정마다... 성령님 나와 함께하시어.. 날 인도하시고.. 위로하시고... 도와주세요..
사랑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첫댓글 사랑합니다
주심장님
잘 하고 계십니다
날마다 주님이 함께 하시어서 승리의 삶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할렐루야
와~~정말 폭풍이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의 사건들이 빵빵 터졌네요..그래도 화 안내고 지혜롭게 차분히 대처하는 모습이 너무 대견해 보입니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랑해야하는 아이들이라 생각하는 믿음이 모든 상황을 지혜롭게 처리하도록 인도해 주셨나봅니다. 국민학교 선생님들 사명감 없으면 정말 하기 힘든 직업이다라는 생각은 많이 했었는데 하나님을 의지하며 잘 이겨나가심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할렐루야~!!
와우~ 한편의 드라마를 본 것 같습니다. ㅎㅎ 우리 주심장님 대단하시네요. 그 상황가운데서도 성령님의지하고 보혈뿌리면서지혜롭게 대처하시는 모습이 정말 주의심장으로 이식된 모습이네요. 주경건목사님 말씀처럼 잘하고 계십니다. 정말 축복하고 사랑스럽습니다. ^^할렐루야입니다.
할렐루야~ 정말 멋지고 귀하시네요..환경을 탓하기보다 그 환경안에서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찾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바를 이루려고 애쓰시는 주심장님이 그 교실의 선교사님이시라는 생각이 듭니다...귀한 일지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할렐루야~저는 일지를 보면서 왜 눈물이 나지요? 이렇게 대견하게 주님만 의지하는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주심장 반장님을 보면서...주경건 목사님이 흘리셨을 감사의 눈물과 주의 사랑 사모님께서 올려드렸을 감사의 기도가 제일 먼저 생각이 났습니다. 이전의 모습에서...너무도 180도 바뀌어 계신 우리 주심장 반장님...그리고 너무도 잘 해내시는 그 모습에서 예수님의 모습이 비추어 졌습니다....그렇구나...그렇구나... 아직까지 예수님의 마음을 잘 몰라..회개기도 할 때도...주님의 구멍 뚫린 손바닥을 볼 때도...눈물이 나지 않는 주심장님이...애통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시는 걸 들은 저는...이제 보게 되네요~
예수님이 직접...주심장님과 함께 계시다는 것을...예수님이 직접..주심장님과 함께 살고 계시다는 것을...
너무 감격스럽습니다.^^그리고 감사합니다...가정교회에서 들으신 모든 말씀들을 그대로 삶으로 실천하시려..
잊지 않고 마음판에 새기셨음을 감사합니다...
주심장 반장님은 우등생 주의 사람입니다.우등생 반장님이십니다.
그러므로....F4 아이들 네 명은 반장님 닮아서 모두 모두..우등생이 될 것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