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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싹 마른 피부와 움푹 패인 눈구멍밖에 보이지 않는 인물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이상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는 마치 잠든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나는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우리 시대의 초창기에 이 황량한 지역에 살았고 틀림없이 이곳을 좋아했을 토착민들의 한 대표자와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것을 새삼 자각했다.
-오렐 스타인, 1928년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미라는 이집트나 페루가 아니라 타림 분지의 대부분을 이루는 중국 서부의 방대한 사막인 타클라마칸의 모래 속에서 발견되었다. 고대 이집트나 잉카, 그들의 선배들이 남긴 미라처럼 사람이 죽은 뒤 인위적으로 만든 것과는 달리 타림의 미라는 유라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건조하고 염분이 많은 사막에서 자연 상태로 보존된 것이었다.
타림의 미라가 처음 발견된 때는 20세기 벽두였다. 스웨덴의 스벤 헤딘, 독일의 알베르트 폰 라 코크, 영국의 오렐 스타인으로 구성된 서구 탐험대가 중국과 서양을 잇는 비단길의 북쪽과 남쪽에서 중요한 오아시스 도시들을 조사했다. 현재 중국 서부에서 발견된 약 300개의 미라는 기원전 1800년경부터 한나라가 서쪽으로 영역을 넓히던 기원전 1세기까지의 것들이다.
카우리굴 묘지와 말라붙은 로프노르 염호 주변의 여러 곳에서 발굴된 미라는 털이 달린 담요 같은 소박한 옷을 입고 있었으나 기원전 1000년 이후의 미라들은 성장을 한 차림에다 깃털 모자(어느 미라가 매장된 곳에서는 무려 10개의 모자가 나왔다!), 저고리, 외투, 바지, 화려한 털 양말, 가장 놀라운 것으로는 격자무늬의 직물까지 두른 모습이었다! 비단길 북쪽에 있는 수베시에서는 커다란 마녀의 모자처럼 보이는 아주 높은 모자를 쓴 세 여성의 미라가 발굴되었다.
미라들이 입은 선사시대의 각종 옷은 이제서야 직물 전문가들이 상세한 분석에 착수하고 있다. 그러나 미라들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얼굴에 있다. 얼굴로 보아 이들은 오늘날 동아시아에서 지배적인 몽골족이 아니다. 밝은 색의 머리털과 수염은 타림 분지에 초기 주민들이 코카서스인이거나 유럽인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다. 서쪽에서 온 이 낯선 사람들의 정체를 밝히는 것은 최근 고고학적 발견의 가장 큰 미스터리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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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타림분지의 미라는 20세기 초부터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는 군요... 구체적 명칭도 나옵니다. '토하라인'이 됩니다... 즉, 서양인의 모습이 실크로드의 길목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고, 역사가들이 추정하는 것은 무역을 위해서 서양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던 중, 불의의 재난을 당해, 사망하였으나,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완벽하게 보존되었다라는 것이네요...
과거에 계속 타림분지에 살던사람들이라는 내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과거는 유목의 시대입니다. 유목의 시대는 거점도시가 있을 뿐, 정착지가 없습니다. 이동입니다. -> '행국'이 되는 것이죠... '이동하는 국가'라는 것입니다... '조로아스터님(짜라투스트라)'도 역시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