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폭염문제가 아냐"…외신이 전한 잼버리 철수의 변
2023. 8. 5. 19:10
https://v.daum.net/v/20230805190810480
영국 등 조기퇴영자·부모, 자국언론 통해 불만 토로
"꿈이 악몽으로"…화장실·식사·벌레 등 전반적 환경 지적
떠날 준비하는 영국 스카우트 (부안=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5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에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그늘막 아래 가방을 쌓아두고 있다. 2023.8.5 doo@yna.co.kr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일부 참가국이 조기 퇴영을 결정한 구체적 사유가 외신으로 속속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BBC방송, 가디언, 스카이뉴스 등 영국 매체들은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에 차려진 야영장에서 자국 대표단이 철수한 배경을 참가자들 증언을 통해 설명했다.
참가자들이 참여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문제로 꼽은 것은 대체로 폭염, 위생, 보건 문제였다.
이날 야영장을 떠나 서울에 있는 호텔로 옮겨간 영국 대표단의 일원은 BBC 서울 특파원에게 문제는 폭염뿐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설과 음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BBC에 화장실을 '보건 위협'으로 묘사하며 어린이들의 음식도 기준미달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참가자들의 부모 다수는 BBC 인터뷰에서 자녀가 수천 파운드(수백만원)를 모아 참여를 준비해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영국은 이번 대회에 참가국 중 가장 많은 청소년 4천500여명을 파견했다.
피곤한 영국 스카우트 참가자들 (부안=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피곤한 표정으로 5일 오후 버스편으로 전북 부안군 잼버리장을 떠나고 있다. 2023.8.5 kan@yna.co.kr
한 29세 스카우트 지도자(영국)는 스카이방송 인터뷰에서 야영장에서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협으로 더위를 꼽았다.
그는 "구급차가 사방에 널려 있다"면서 야영장에 더위를 피할 시설이나 극복할 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지도자는 어린이 30명으로 구성된 자기 팀에 품질이 떨어지는 작은 물병이 제공됐다면서 "(주최 측은) 우리에게 1시간마다 물 1L를 마시라고 했지만 3분의 1은 병이 깨져서 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로 떠나기 전 땡볕 아래 1시간 이상 기다리던 중 아이 몇 명이 기절했으나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다고도 주장했다.
더러운 화장실, 영양학적으로 불균형한 식사 등에 대한 불만도 뒤따랐다.
그는 "돈을 낸 만큼의 경험을 얻지 못하고 떠난다"며 "아이들은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를 날린 데 대해 화가 났다"고 전했다.
영국 측 참가자 소피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끔찍하다"며 "너무 덥고 하루 종일 활동이 중단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소피는 "밤이 되니 깔따구가 나왔고 우리 모두 물렸다"면서 벌레 물림 때문에 받은 고통도 심각했다고 덧붙였다.
'떠날게요' (부안=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단 철수를 선언한 영국 운영요원이 5일 오전 전북 부안군 행사장 영지 내에 설치한 국가 홍보 부스를 철거하고 있다. 2023.8.5 2yulrip@yna.co.kr
자녀를 이번 새만금 잼버리에 보낸 부모들도 위생 등 여러 문제를 지적했다.
한 영국 여성은 BBC 인터뷰에서 16세 딸에게 '훌륭한 인생 경험'이 될 줄 알았던 것이 '생존 미션'으로 변질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딸은 지금 같은 더위는 예상하지 못했다. 텐트가 너무 뜨거워 열을 식힐 수도 없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샤워실, 화장실에서는 떠다니는 쓰레기와 머리카락이 배수구를 막고 있었다는 딸의 증언을 전했다.
15세 딸을 이번 대회에 보낸 영국 출신 섀넌 스와퍼는 자기 가족이 모두 평생 스카우트 활동을 해왔다면서도 지금과 같은 더위는 "어른과 아이 모두 견딜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주(州) 출신 크리스틴 세이어스는 17세 아들 코리를 위해 이번 잼버리에 6천500달러(약 850만 원)를 썼지만 아들의 꿈이 '악몽'이 됐다고 지적했다.
세이어스는 "내 아들은 그게 얼마나 큰 돈인지, 자기를 (잼버리에) 보내기 위해 가족이 얼마나 많이 희생했는지 잘 알고 있다"고 호소했다.
앞서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이번 대회 중단을 권고한 가운데 영국, 미국, 싱가포르 등 일부는 철수를 결정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이들 국가를 제외한 대표단은 한국 정부의 지원 확대와 함께 야영장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회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잼버리 1년전 "역사가 책임 물을 것" 경고…김현숙 "대책 다 세웠다" 자신만만
2023. 8. 5. 15:12
https://v.daum.net/v/20230805151233961
(SBS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운영 미흡 논란에 휩싸이면서 책임 소재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대책을 다 세워놓았다"며 자신만만해하던 모습이 재조명되고 있다.
새만금 세계잼버리 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해 8월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직 잼버리 현장을 못 가봤다"고 밝혔다.
당시 부안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장관에게 "빨리 현장에 가보셨으면 좋겠다. 배수 시설이나 샤워장, 화장실, 급수대 등 시설들이 늦어지고 있다. 잘못하면 준비 상태가 상당히 문제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늦어진 건 농식품부나 해수부, 새만금청과의 사용 허가 변경 절차인데 거의 완료됐다"고 답변했다.
(SBS 갈무리)
이 의원의 지적은 지난해 10월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계속됐다. 이 의원이 "세계 잼버리 개막이 열 달 남았는데 잘 진행될 것 같냐"고 묻자, 김 장관은 "물론이다. 저는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 있는 태도로 답변했다.
이 의원은 "두고 봐라. 나중에 역사가 장관님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폭염이나 폭우 대책, 비산먼지 대책, 해충 방역과 코로나19 감염 대책, 관광객 편의시설 대책, 영내외 프로그램을 다 점검해야 한다"며 "전 세계에서 바라보는 이 대회가 정말 어려운 역경에 처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태풍, 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놓았다. 위원님께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때 제기된 문제점들이 현재 그대로 속출하자 일각에서는 예견된 인재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지난 4일 CBS 노컷뉴스에 "폭염·폭우 상황에 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해부터 질의하고 보고까지 받았지만 결국 걱정하던 문제가 터졌다"며 "마지막까지 정부가 시설 등을 잘 보완해서 다치는 사람 없이 잘 마무리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