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액티비티로는 아이비리그 문 못 연다.
타인 및 공동체 배려, 공공선에 대한 인식 있어야
하버드 등 미국 상위권 대학 공동 대응
필자는 매주 수십명의 미국 대학 진학 예정자들 또는 그 부모들을 상담한다. 이 학생들의 미국 명문대 준비 상황을 점검해 주다보면 막히는 곳이 액티비티다. 학업성적은 매우 우수한 데 비 학업적 요소에서 덜컹거린다. 이 학생들의 액티비티를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
"아 정말 이런 액티비티로는 안 되는데..."
일반 학부모와 학생들이 생각하는 미국 대학, 특히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해 준비한 액티비티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어디서부터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는지 대충 짐작은 가지만 잘못돼어도 한참 잘못 됐다. 11학년들의 경우 지금까지 해온 액티비티를 리모델링을 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없거나 아예 손을 댈 수 없는 지경에 이른 학생들도 있다. 이런 학생들의 학업적 성적을 보면 놀랍다. 학교 성적은 만점에 가깝고, SAT 점수도 만점에 가깝다. 그런데 그 액티비티 기록을 보면 한참 기준미달이 많다. 학교에서 운동 varsity 몇개를 하거나 MUN, 디베이트 클럽 등 소소한 활동을 한 것이 전부다.
액비티비티를 꽤 했다는 학생들의 기록을 보면 그저 스펙 쌓기용, 보여주기식 특별활동이다. 천편일률적으로 보여주기식 스펙 쌓기용이다. 과정은 없고 덜렁 결과만 보여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보자. 액티비티를 보면 그 가운데 000국제포럼, 000환경포럼 등 각종 행사에 참석했다는 기록이 많이 보인다. 유엔 대표로 참가해서 본회의장에서 토론을 했다는 기록도 있다. 어느 기관의 도움을 받은 액티비티들이다.
몸통은 없고 머리만 보이는 활동이다. 국제포럼이나 환경 포럼에 참석하기까지, 유엔 활동에 참가하기까지 앞서 그와 관련된 활동을 얼마나 했는가를 보여주어야 하는 데 아무 것도 없다. 그러 덜렁 포럼에 참가했다는 기록만 있다. 이것은 보여주기식 전형적인 액티비티다. 미국 대학들은 이런 것이 쇼라는 것을 정확히 안다. 이런 꼼수 액티비티는 미국 입학사정관들의 눈을 피해 갈 수 없다.
또한 어느 기관이 제공하고 있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주한 외국 대사관 인턴도 마찬가지다. 대사관 인턴을 해서 무엇을 어쩌겠다는 것인지, 즉 미국 대학에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 공공외교활동의 일환으로 주한 외교 대사관 인턴을 했다면 그와 관련한 앞선 기록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없다. 또한 많은 유학원들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영자신문의 학생 기자활동이다. 영어로 기사 몇개를 썼다고 미국 대학들로부터 대단한 학생이라는 인정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큰 오산이다. 이것도 역시 쑈다.
한국 학생들의 액티비티에는 미국대학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공선에 대한 인식이 없다. 이게 없으면 앙꼬없는 찐빵이다. 기독교 학교들에서는 매년 여름이면 미션트립을 떠난다. 이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공선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겉만 그렇지 내용은 그저 그런 수학여행이다. 학생들의 활동을 보면 속빈 강정이란 것을 안다. 올해는 캄보디아. 내년에는 베트남, 그 다음 해에는 라오스, 메뚜기 액티비티다. 그 나라에 가서 빈민가의 집 수리를 해주거나, 우물을 파주었다고 하지만 미국 대학 입학 사정관들이 보면 일회성 행사일 뿐이다. 한해의 프로젝트로 끝나는 것이다. 이런 액티비티에는 진정성이 없다. 의미없는 봉사활동일 뿐이다.
미국 대학은 이렇게 물을 것이다. "그럼 네 주변에는 도울 사람이 없어서 매년 나라를 바꿔가며 남의 나라 사람들을 돕는 거니?"
한국 학부모들이 집착하는 과시용 액티비티도 문제가 많다. 학생들은 일부 학원들의 마케팅에 속아 경시대회, 논문쓰기에 열중을 한다. 어떤 학생은 에세이 대회란 대회는 모두 출전을 한다. 과연 이런 대회에서 입상을 한번 한 것이 미국상위권 대학의 합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까? 큰 오산이다. 미국상위권 대학 지원자 가운데는 이런 대회에 나가서 우승한 학생은 많다. 수상기록 한두개로 아이비리그 문을 열겠다면 큰 착각이다.
이런 학생들의 액티비티에는 앞서 설명한대로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배려, 그리고 공공의 선에 대한 인식이 전혀 들어가있지 않다. 개인적인 성공과 성취 그리고 그에 대한 과도한 집착만 보일 뿐이다. 또한 학업과 시험 그리고 단순한 과외활동의 성과에만 몰입해 있다. 미국 대학들은 이미 오래전에 이런 학생들을 뽑지 않겠다고 대학들끼리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2026년 하버드 대학의 'Making Caring Common Project'를 통해 입시 틀을 바꿨고, 미국의 많은 상위권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이에 동의하고 공동 서명을 했다. 이후 미국 상위권 대학들은 학생의 인성과 자질(Character and Persoal Qualities)를 매우 중요한 입학 사정요소로 보게 됐다.
5-6년 전부터 한국의 우수한 외고 및 국제학교 학생들의 미국 상위권, 특히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시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미국대학이 요구하는 액티비티의 기준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한국식 액티비티에 대한 고정적 관념을 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이상 스펙 쌓기용 보여주기식 액티비티로는 미국 명문대학의 벽을 넘지 못한다.
미국 상위권 대학에 가려는 학생들 가운데 Academic Record 가 우수한 학생은 차고도 넘친다. 이렇게 우수한 학생들은 합격자의 몇배수가 된다. 결국 학업적 능력이 우수한 학생들 가운데 에세이, 추천서, 액티비티 등 비학업적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합격한다. 액티비티에서 우열, 당락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제 미국 상위권 대학에 가려는 학생들은 이들 대학이 요구하는 액티비티를 해야 한다. 한국식 액티비티의 틀을 과감하게 깨야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출처: 미래교육연구소 블로그 http://blog.naver.com/josephlee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