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치권과 다른 점이 있다면 면제받은 선수들이 관련된 것이 아니라 아직 병역을 마치지 않은 선수들에게 불고 있는 것.
바람의 원인은 뭐니뭐니해도 2002부산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 국가대표가 실력 위주로 선발되자 금메달로 병역면제를 받으려던 젊은 선수들이 대표 꿈을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
앞으로도 대표팀이 실력위주로 뽑힌다면 명함을 내밀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여기에 올림픽에서 야구가 제외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소식이 선수들의 마음을 더욱 급하게 만들었다.
기아 김경언(22)은 경기 전 선배들에게 "신체검사 4급도 상무에 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고등학교 때 허리를 다쳐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김경언은 상무에 입단하기 위해 재검 신청을 고민 중이다. 신체등급을 낮추기 위한 재검이 아니라 거꾸로 '현역 입영'을 요청하기 위한 재검이다. 김경언은 "허리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며 '뼈있는' 농담을 했다.
김민철(20)도 내심 상무 입대를 생각하고 있다. 올시즌을 마치고 나면 상무에서 14명이 제대한다는 소식에 귀가 번쩍 뜨였다.
그러나 홍세완(25) 등 자신보다 더 급한 선배들의 눈치가 보이는 게 사실. 상무 입대를 위한 팀내 경쟁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제 막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는 상황에서 '상무 입대'라는 변수를 만난 기아. 아직은 잠잠하지만 기아는 시즌이 끝난 뒤 상무 입대를 두고 몰아칠 병풍에 한바탕 홍역을 앓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