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구단에서 10살 터울의 까마득한 선배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는 C군.15살의 나이에 아직 솜털이 남아 있는 앳된 얼굴이지만 유럽의 명문팀이 그에게 입단제의를 해올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브라질 축구학교에서 ‘월드스타’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K군.3년 전만 해도 작은 키에 장난기 많은 중학생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훌쩍 커버린 키에 축구실력도 청소년대표 수준에 이르렀다.
둘은 모두 한국축구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꿈나무들이다.하지만 이들의 학력에는 공통점이 있다.중학교 중퇴.축구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축구만 하기 위한 길을 선택했다.
물론 이들은 지금의 학원축구 체제에서는 축구 선진국의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할 수 없다는 나름의 결론 때문에 학교 문을 박차고 나왔지만 그 이면에는 숨길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 있다.
바로 병역문제다.중학교 중퇴자까지 병역이 면제되기 때문에 축구 꿈나무들은 차라리 학교를 그만둘 바에야 그 시기를 고교 때가 아닌 중학교 때로 택하는 것이다.두 예비 축구스타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현재 브라질로 축구유학을 떠난 80여명 가운데 중학교 중퇴자는 그 절반 이상인 50여명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조기에 선진축구를 익히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중학교 중퇴라는 어려움을 감수하고라도 군입대의 부담을 덜겠다는 마음이다.
지옥 같은 입시,취업경쟁이 증명하듯 한국 사회는 학벌이 유난히 강조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중퇴를 결정한 이들의 상황은 그만큼 절박하다.
최근 히딩크 대표팀 감독은 프로감독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장 정열적으로 축구를 할 나이에 군대에 가야 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축구선수들의 병역문제를 입에 올린 적이 있다.외국 감독으로서 별 고민 없이 던진 무책임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이는 병역문제가 외국인의 눈에도 쉽게 드러나는 문제점이라는 하나의 방증이 될 수 있다.
물론 국민의 의무 중 하나인 국방의 의무는 저버려서도 안되고 병역 앞에 특혜를 줘야 한다는 논리도 있을 수 없다.축구선수도 당연히 국방의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다만 안정환과 이동국 등 해외파 선수들에게서 보듯 축구선수들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고 꿈나무들의 미래를 밝게 하는 차원에서 정부 주도의 해군과 공군,해병대 등 군팀 부활을 적극 제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