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한해가 저무는 이즈음, 또 한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지켜주지 못한 조국을 영원히 떠나 이제 생존하는 피해자는 겨우 아홉명이다. 강제동원 피해자도 우리 곁을 빠르게 떠나고 있다. 사과하지 않는 것은, 강함이 아닌, 약함의 징표이다. 얼마나 자신이 없고 취약하길래 사과조차 하지 못하는 것일까? 전쟁 중 범죄를 일관성 있게 사과하지 않는 일본은 경제 대국이든 아니든 결코 도덕적인 리더십을 갖춘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
<주전장> 후반부에는 가세 히데아키라는 ‘일본회의’ 간부인 극우 인사가 등장한다. 그는 위안부 문제에 관한 질문에 불쾌해하며 혹시 ‘포르노’ 같은 매력을 느끼는 것인지 반문한다. 그는 또한 중국이 무너지면 한국은 일본에 의지할 수밖에 없고 그때부터 한국은 가장 친일적인 훌륭한 나라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귀여운 나라예요. 버릇없는 꼬마가 시끄럽게 구는 것처럼. 정말 귀엽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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