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 주연 맡은 차인표 어머니는 전도사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배역이죠”…뮤지컬 ‘지저스 지저스’ 주연 맡은 차인표
“세상일이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절대
배역을 맡지 않았을 겁니다. 오로지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이 제게 무엇인가 말씀하시려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받아들인 것이죠.”
극단 미리암이 주관하고 본보가 후원하는 뮤지컬 ‘지저스 지저스’의 예수역을 차인표가 맡았다는 소식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면이 있었다. 현재 차인표는 영화 ‘목포는 항구다’ 촬영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과 목포,제주도를 오가며 촬영하는
그의 모습이 TV 연예프로에 거의 매주
등장할 정도. 여기에 다음달 방영될 예정인 SBS 주말드라마 ‘완전한 사랑’에서도 주인공을 맡아 촬영에
들어간 상태다. ‘지저스 지저스’의 공연 날짜가 이 드라마 첫 방영일과 같은 다음달 4일과 5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겹치기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저스 지저스’가 아니더라도 제가 연예계에 들어온 이후 이렇게 바빠보기는 처음입니다. 주인공으로 두 작품을 동시에 촬영하기도
처음이고요. 여기에 이 공연까지 한다니까 주위에서는 다들 ‘미쳤다’고 하더군요.”
그가 보여주는 스케줄표를 보니 아닌게 아니라 오전과 오후,밤,새벽
할 것없이 빽빽하다. ‘지저스 지저스’의 공연 날짜 이틀을 완전히
빼느라 영화와 드라마 촬영 스케줄이 전부 꼬여버려 더 그렇게 됐다고.
또한 차인표는 무대 경험이 전무하다. 대중 앞에서 노래해본 경험도
거의 없다. 이런 가운데서 뮤지컬의 타이틀롤을 맡은 것은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 공연만을 위해 애써온 동료들에게 누가 될까봐
두렵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도 편치 않아 보였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사실 올해초 이 배역을 받아들였을 때 그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당시는 공연이 5월 예정이었고 중국에서 드라마 촬영을 끝내고 들어와 휴식을 취하고 있던 그의 스케줄은 그의 표현대로 ‘하얀 도화지처럼’ 비어 있었다.
또 당시 그는 자신의 신앙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는 답답함에 시달리고 있었다. 모태신앙인데다 탤런트 신애라와의 결혼식에서 피로연 대신 성경책을 나눠줬을 정도로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신앙의 열정을 지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극단 미리암의 최선자 단장이 집에 찾아와 예수역을 제의했을 때 그로서는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반가움이 먼저 일었다. 이
일을 계기로 믿음이 성장의 전환점을 맞을 수 있겠다는 기대에서였다.
배역을 수락하면서 그는 최 단장에게 “최소 두달간 나에게 무대 연기와 노래를 개인지도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로 무대 데뷔작에 욕심도 있었다.
그러나 공연장소 섭외 문제로 공연은 무기한 연기됐고 지난달 목포에서 영화를 촬영하던 중 ‘공연 날짜가 10월4∼5일로 잡혔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그의 ‘하얀 도화지’는 이미 까맣게 채워진 후였다.
그는 “연락을 받았을 때 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이
잔을 내게서 거둬가셨으면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결국 “아무리
기도해봐도 예수역은 차인표다”는 최 단장의 말에 그는 ‘하나님의
예비하심이 있겠구나’는 생각이 들어 역할을 맡기로 했다고.
그렇게 결심하고나자 공연에 대한 욕심도 다시 일어났다. 예전에 최민수 등이 맡았던 ‘지저스 지저스’ 공연의 실황 테이프를 들으며
틈틈이 노래 연습을 한 결과 연출자 등 공연 관계자들로부터 ‘수준급’이라는 평을 들었다. 최 단장과 무대 책임자는 ‘예수’역이 대형 십자가를 어깨에 메고 걸어야 하며 십자가 위에 묶여 있다가 와이어를 통해 부활 승천하는 장면 등 힘든 부분이 많다고 걱정했지만 차인표는 “육체적으로는 아무리 힘들어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전도사이신 어머니께서는 제가 예수역을 맡았다고 말씀드리니 ‘대충 하려면 아예 하지 말라’고 일침을 주시더군요. 저보다 신앙이
독실한 아내는 무척 기뻐하면서 매일 저녁마다 ‘공연 연습 얼마나
했느냐’는 것만 물어보고요. 가족들의 기대를 생각해서라도 잘 하고
싶습니다.”
하나님과 자신만의 친밀한 대화를 통해 신앙이 거듭날 수만 있다면
역경도 달게 받겠다는 차인표. 그의 신실한 마음이 그가 연기할 ‘예수’의 모습에 자연스레 묻어나리라고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