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재 혼, 72회,
몇날 몇일을 잔 것 같다.
여러날을 잠을 설친데다가 입맛이 당겼던 술,을 몇잔 홀짝거렸던게 정신을 놓게
했던가 보다.
나길씨와 종업원들의 부축으로 침대에 누여지는 것 까진 기억이 든다.
"여기가 어디!? ..."
"정신이 좀, 나셔요?
많이 아프셨어요,"
"제가요?"
철이 들고 숱한 고생길을 걸어왔지만, 아파서 들어누운 기억이 없다.
"선생님은 몸도 그전보다 많이 쇄약해시고 심신이 허약해지신거예요,
선생님, 마음을 편하게 가지셔야 해요,
식은땀을 흘리시면서 어찌나 심하게 앓으시기에,
의사 선생님이 왕진을 했어요,
"처제는, ... 미국으로 ... 갔나요?"
"아네요, 잠깐 밖앗바람을 쐐로 나갔네요,
사흘 낮밤을 자는둥 마눈둥 선생님을 어찌나 보살피고 챙기는지, 정성이 갸륵했어요,
~"마음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마음이 안정되면 자연히 나을 것입니다."~
다행이 의사선생님이, 심신이 지처서 생긴병이라고, 해서 한숨을 놓은거예요,"
모든병의 근원이 마음에서 온다고 하드님만, 허한 마음이 병을 불러온 것이다.
지난 일년여간 변화가 많고 생각도 복잡한 채 벼텨왔다.
아버지의 혼이 담긴 가업마져도,
내 사랑을 지키겠다는 마음이 ... 모두를 놓아버리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인서씨를 사랑하는 마음은 언제나 목이말랐다.
그리웁고 자나 깨나 그녀가 생각나는 것이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였으며,
가슴 설레고 이유없이 행복한 눈물도 나고,
사랑 하나만 갖고도 책을 수 만 권 쓸수 있을 것이라며,
그야말로 사랑함으로서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행복에 겨워지고,
사랑은 희망이였고 가장 소중한 가치였다.
그 사랑 떠나가고나니 내가 할 수 일이 없는 것입니다.
"어머! 형부 깨어나셨네요,"
"처제, 걱정을 끼처서 미안해여,
나땜시 미국에도 못갔잖아여,"
"형부가 인사불성으로 아프신데 ... 나 몰라라 훌쩍 갈 수 있나요,"
"아픈 거, 다 나았응께, 오늘이라도 얼른 미국으로 가여,
처제가 여기 있으믄, 언니 생각이 더 날테니께여,"
처제를 빨리 미국으로 보내려는 마음은 우리 모두를 위한 자구책 일 수 도 있다.
처제는 언니의 환영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는 것이고,
나길씨는 본업으로 돌아 가야하고,
나는 내가 할 수 일이 무엇인가, 를 찾아 떠나야 하기때문이다.
인천공항 3층 출국장이다.
"형부, 건강하셔야 해요,
절데로 딴 맘, 먹으시면 안되어요,"
"처제, 염려말아요,
삶의 애착도 살고자 하는 정신력도 운명이 다하면 이세상의 누구든
다아, 떠나게 되어요,
인명은 제천이예요,"
"영서씨! 마음 편하게 가지시고 떠나세요,
선생님은 제가 모실께요,"
"그람, 언니만 믿어요,
그리고 형부! 꼭 미국에서 뵈어요,
형부께서 주신 여비는 한푼도 안쓸거예요,
여행하시다가 제게 들리시면, 이자까지 붙여서 돌려 드릴테니까요,
알았죠, 형부! ... 늘 건강하셔야 해요, 안녕히, ........ 흐흐흑,"
"영서씨! 건강하구, 자주 연락해요, ... 흐흑,"
이별만은 슬프다.
ㅡ"인서씨와 처제와 나길씨와 나,
우리는 아주 소중한 인연으로 만남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별을 해야 합니다.
인서씨의 죽움으로 해서 우리들의 만남은 의미를 잃었고,
뿔뿔히 혜어지고 있습니다.
제마다 갈 길이 서로 다르게 때문입니다.
마음 아픈 이별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 진눈개비가 흩날립니다.
계절의 감각마져도 잊고 지내온 것 같습니다.
이제사 12월의 겨울을 봅니다.
사랑이 아름다울수록 운명은 혹독한가.
60년 가까운 기다림 끝에 다가온 짧은 만남.
그리고 영원한 이별.
당신의 영혼이 내 가슴에 그리움으로만 있기에 슬프고 힘들고 마음이 아품니다."ㅡ
"선생님! 우세요?"
"네, 울고있습니다.
인서씨는 요, 이제껏 뒤에서 미소를 띄우며 지켜만 볼 뿐, 그녀는 한번도 앞에
나서지않았어요,
그 모습이 진눈개비에서 보여요 ... 환상처럼, ...
인서씨의 그 해맑은 미소가 슬픈 미소로 마음을 아프게 해요,
"선생님! 우리 쉬었다가 가요,
눈 길이 미끄러워서 위험하려니와, 선생님의 마음을 추스려야할 것 같아요,"
"네, 그래요,"
매정한 사나이라고 할 정도로 눈물을 남에게 보이지 않고 살아왔다.
인서씨가 운명 하던날도 마음으로는 통곡을 했으면서도 끝내 아무에게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었다.
처제도 나길씨도 이러는 나를 보고 매정한 사람이라고 원망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상하리 만큼, 뜨거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선생님! 많이 힘드시죠?"
국도변 휴게소 커피숍이다.
"네, 지금까지 잘 견뎌냈던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되구요,
우리가 이렇게 뿔뿔히, 이별을 한다는 것이 슬프고 마음이 아픈 겁니다."
"아네요, 선생님!
저는요, 선생님과 혜여지지 않을거예요,
언니의 간결한 부탁 보담도, 제 마음이 원해서예요,
선생님! 저를 이해해 주셔요,
선생님을 간절히 원하며 사모하며 존경 합니다.
선생님을 사모하는 제 마음은 어쩜, 오래전의 일이였어요,
수년 전 인서,언니와 선생님의 자녀분들과 함께 오셨을 때, 참 부러웠거든요,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 , ......... 고마워요, 나길씨! 나길씨의 착한 마음을 압니다.
글구, 미안해요,
이미 제 마음은 긴 여행을 떠나려 합니다.
사막처럼 향량해진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어요,
여행을 하다 보면은 그 어느 날엔가,
본연의 마음으로 회게하게 되고서,
나길씨의 마음으로 닮아 가는 날, 돌아 올것입니다."
"선생님!
지금 떠나시면, 안되어요,
아직 다 보여드리지 못한 제맘은 어떻게하죠!?
선생님을 사모하게 된 제마음을 어떻게 하나요?
전 선생님을 사모하게 되면서, 외롭답니다.
그래서 눈물이 납니다.
선생님은 제가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이세요,"
~~"나길씨! 당신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당신의 사랑을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당신의 사랑의 고백이 진실임을 압니다.
그러나 나는 나길씨의 사랑을 받아 줄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나는 지처있으며 다시 올 그리움에 또다시 일어설 자신이 없는겁니다."~~
변함없는 한결같은 진실함은,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까지도 감동시키고,
그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그리워 하는 마음이 절실해지고, 사랑과 정,의 소중함을 느께게 된다.
나길씨는 죽음이 갈라 놓은 우리들의 사랑을 보면서,
힘들어하는 나,를 바라 보면서 안쓰러움과 연민을 느낀 것이다.
그리곤 "선생님은 내가 보살펴야 돼!" 책임과 같은 깊은 애정을 갖게 된것이다.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떠나야 한다.
내가 할 수 일이 무엇인가, 를 찾아 떠나야 하기때문이다.
내 인생에서 인서씨의 죽움은 세상 전부를 잃은 것이였기에,
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야 한다.
"선생님, 지금 떠나시면 안되어요,
며칠만이라도 ... 아니 일주일만이라도 편안히 쉬시면서 몸도 마음도 추스려야 해요,
그래도 떠나시겠다면 그땐 이해할께요"
나길씨는 어떻게든 설득하고 붙들어 싶어한다.
그러자면 시간이 필요했고, 그 기일에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을 한거다.
실인즉, 요 근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기력이 쇠한몸이라서인지 산골짜기의 추위와 일교차가 여간 마음쓰이는 게 아니었다.
지금의 몸 상태로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선생님! 피곤해 보여요,
어쩜, 이마에 땀까지 흘리시구 ... 키를 주세요, 제가 집까지 편안히 모실께요,"
지동차 키를 뺏다시피 해서 운전석을 차지한다.
나길씨는 보기와는 달리 당차고 야무진데가 있다.
"나길씨, 이렇게 큰 차를 운전할 수 있어요?"
"아무럼요, 운전면허증이 1종이네요,
혼자 살다보면은 외로움만 빼놓고, 여러가지 일들을 혼자 다 처리해야 되거든요,"
여자들이란 알다가도 모르겠다.
말씨도 없고 얌전하기만 했던 인서씨도 내게서 운전석을 뺏다시피 차지하고선 끝내
양보하지 않았었다.
"후훗, 여자들이란, ......"
"어머, 선생님! 왜, 고런 웃움을 지으세요?"
"후훗, ... 인서씨도 나길씨 처럼 제게서 운전대를 뺏고선 끝내 돌려주지 않했거든요,"
"어머! 언니가 설마!? ... 그랬을라구요?"
"마자요, 그래서 여자들의 맘,을 몰겠단 겁니다."
나길씨는 이해가 되질 않는 눈치로 한참을 운전을 하다가, 무언가를 느겼음인가,
운전대를 탁, 소리가 날 정도로 치고선, 깔깔대고 웃는다.
"선생님! 어쩌면 그랬었을 거예요!?
며칠전 남원에서 집까지의 거리가 상당한데도, 선생님은 한숨에 도착했었어요,
얼마만큼 속력을 내셨는가는, 지금도 의문이 안풀리네요,
얌전하신 언니가, 선생님의 난폭운전에 진절이를 치신거예요,
짐작이 가네요, ... 호호호, ..."
나길씨는 세상을 향해 꾸준히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고 있다.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감성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자신을 보여준다.
나는 순간적으로 결정을 한다.
나길씨의 설득력에 감화를 받았음인지 마음편하게 며칠을 쉬어가면서 안정을
찾고자 한다.
카니발은 동네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
마을 어귀 곳곳에 눈이 가득하고, 눈발은 여전히 치고있다.
"나길씨! 며칠 묵었다가 갈려구 해요,"
"네,에?,....선생님! 감사합니다."
나길씨는 감격에 겨워서 눈물까지 찔금 거리며 반긴다.
"선생님! 어느 방으로 모실까요?"
"네, 제가 기거했던 방으로 했으면 합니다."
"네, 에 ... 괞찮겠어요?"
"워쩨섭니까!? 내 의복이구, 제 살림살이가 몽땅 있는 방,인데요,"
"네, 그러실것 같아서요, 엊그제, 영서씨와 함께, 청소는 말끔히 해났거든요,"
십여평도 넘는 응접실은 주인을 잃은체 썰렁하다.
방,이며 응접실은, 휑하게 비어있는 공간일 뿐이다.
마치 내가 바라 볼 인서씨의 모습이 비어 있듯이, ...
"선생님, 저는 카페에 들려야 겠어요,
조금, 쉬셨다가 카페로 오셔요,
늦었지만요, 저녁식사는 꼭,하셔야 해요,"
"네,"
나길씨의 체취마져 사라져버린 2층 응접실은 그야말로 적막강산이다.
모든 것이 끊어져 버리고 ... 멈추어버린 시간 속으로 던저진다.
~~"인서씨! 당신이 없는 이 세상은 나에게는 죽음과도 같습니다.
나만의 시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내 삶이 살아있는 시간은 당신과 함께할 때였습니다."~~
행락객의 발길도 끊긴 산골엔 겨울 적막이 쌓인다.
감사합니다. 글 / 우두봉,
첫댓글 아름다운 이별 ~~~
멋찐 남자와 더 멋찐 여인들 ^^
점점더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으로 다가가네요.
깨끗한마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