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 느꼈던 예상과는 달리 무척 쌀쌀하고 찬 기운이 몸속을 파고드는 날씨 속에서 11명 전 회원이 참석하는 紀念碑的인 날이 되었군요. 尹統의 어설픈 非常戒嚴 실패로 기슴속에 맺힌 鬱火를 푸는 데는 친구들과 한 잔 걸치며 쏟아내는 對話만큼 좋은 약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들 모두 뭉쳤는지도 모르겠네요.
또 오늘은 전완묵 사노바가 배낭까지 매고 포항서 공수해 온 과메기도 오늘의 전원 참석에 크게 도움을 준 것은 확실하네요. 한옥 마을 뜰에 모인 11명의 老 健兒들은 우선 전에 자주 이용했던 커피점에서 빼온 뜨거운 커피로 차가워진 몸에 豫熱을 주고나니 생강차 專擔 조심술 첨지가 말끔한 차림으로 나타나 진하게 도우미 아줌마의 정이 녹여진 뜨거운 생강차로 몸을 완전히 녹여주는군요.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상황이 생겼군요. 조거사가 유명 브랜드 옷차림에 어울리게 얼굴도 말끔히 면도를 해 몰라볼 정도로 깔끔해진 사실입니다. 도우미 아줌마와의 情的인 거리에 비례하여 달라지는 조거사의 오늘 모습을 봐 이제는 안심해도 될 것 같네요.
그러나 오늘의 최고 스포트 라이트를 받을만한 회원은 맞형님 윤총장입니다. 허리 고장으로 3개월간 모임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던 윤총장이 부인인 성목사님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아우들이 보고싶어 용기를 내 나타난 것입니다. 아무튼 오늘은 제 발로 움직일 수 있는 회원은 모두 참석한 올 멤버 데이(All Member's Day)가 되었군요.
오르막길로 시작되는 남산 트래킹 코스가 이제는 거의 모두에게 벅차게 느껴지는지 최근 제천댁만의 고유 처방으로 만든 에끼스를 복용해 왕성한 체력을 자랑하던 최총무도 헐떡이는 호흡을 보이는군요.
모일 때부터 시작된 尹統의 戒嚴令 헤프닝에 대한 비판과 한숨,그리고 앞으로의 나라 장래에 대한 걱정은 걷는 코스 내내 이어지는군요.
전에도 자주 이용했던 체육 시설 안의 널직한 亭子에 간식 쉼터 자리를 잡고 신발 벗고 올라서 쪼그리고 앉으려니 몇 친구들은 그런대로 어렵사리 앉았지만 몇친구는 다리를 굽히기가 어렵다고 그냥 걸터앉을 수밖에 없다고 하네요. 갈수록 굳어지는 것만으로 끝나면 그런대로 참을 수 있지만 부서지기 시작하는 날이 오면 큰일이지요.
오늘 간식 잔치의 主役은 季節의 別味인 과메기를 파주에서부터 들러메고 오는 수고를 한 전완묵 카사노바임을 모두가 인정하며 열심히 오메가의 寶庫로 알려진 과메기를 초고추장과 김에 싸서 입으로 가져가네요.
이때 李 書伯님이 족자를 하나 꺼내니, 모두들 오늘 또 누가 생일을 맞이했는가보다 생각하고 있는데 뜻밖의 발표가 이서백 입에서 나오네요.
“이렇게 귀한 계절의 별미로 친구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준 功勞를 激勵해주기 만든 簇子입니다!” 라고 말하며 전카사노바에게 전달하니 모두가 박수로 和答하니 참 보기 좋군요.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이 족자는 앞으로 이 계절이 되면 반드시 과메기를 대령하라!하는 족쇄가 될 수도 있네요. 여기서 제천댁의 착한 품성을 알려야겠네요. 전사노바가 과메게 한 두릅을 간식꺼리로 가져오니 당신은 이번에 수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언질을 최총무가 주었는데도 그래도 그냥 있기가 뭐하고 혹 모자라면 보충하시라는 의미로 둘이서 사이좋게 제천댁은 고추전을, 최총무는 배추전을 부쳤다고 하네요.정말 의미있고 재미있는 分業을 나누어 했군요. 늦은 황혼의 나이에 온유하고 착한 天生配匹을 맞은 최총무에게 우리 모두 박수를 보냅니다. 이 때 우리 맞형님이 골때리는 유머 한 방을 날리네요. “그런데 이 고추전(제천댁 담당 제작)이 왜 이렇게 흐물흐물하지?”라고요.
모두의 잔에 술을 채운 다음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의 마음을 가지고 “윤대통령의 再起를 위해! 건배사를 외치는데, 조심술 첨지가 또한번 심술궂은 한마디를 날리네요. ”재기는 무슨 재기,죽은 자식 부랄 만지기지“라고요. 모든 일에는 轉禍爲福이 있고 危機가 機會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하며 우리 모두 희망을 가지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상황을 지켭봅시다.
이두훈 기장의 커피를 찾는 걸 봐 간식 자리를 마무리할 때가 된 것 같아 시간을 보니 1시를 넘어서고 있군요. 차가운 마루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거의 두어 시간을 버텼네요. 20마리나 되는 과메기,삶은 달걀,거기에 제천댁 부칭게까지 남김없이 넣은 뱃속에 점심 들어갈 자리가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래도 점심은 점심이라고 하며 전에 자주 이용하던 동국대 역 옆에 있는 할매집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제가 점심을 내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멀리 이천에서 불원천리하고 달려와 참석해준 것만도 고마운데 오늘 점심을 자기가 맡아야겠다고 정만수 장군이 고집하니 저는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군요. 조거사가 만날 때부터 尹統의 계엄령 霧散 때문에 오늘은 모두 술을 많이 들어야 하고 들지 않는 사람은 左派로 인정한다는 엄포가 점심 자리까지 이어져 평소보다 더 많은 소주가 소비되는군요. 내일 7시에 결정되는 대통령 탄핵 투표에 여당이 전원 불참해 부결시키고 그다음에 다른 活路를 찾아봐야 한다는 시국담을 끝으로 정치 얘기는 끝내고 우리의 다음 주 모임에 대한 상의가 있었습니다.
다음 주 1년에 두 번밖에 안 열리는 재경 대전고 동창회의 송년회가 11일 수요일에 있기 때문에 우리 금요등산 모임은 동창 송년회 참석으로 대체하고 그다음 주 금요일(20일) 대공원에서 모이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동창 송년 행사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오늘 큰 점심 자리를 마련한 정만수 장군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 다음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하나님께 感謝! 과메기 담당 전사노바께도 감사! 제천댁에게도 감사!”
[오늘 함께 즐긴 친구들] 주재원 윤영연 조원중 이두훈 전완묵 조남진 정만수 이평희 최기한 김병철 한현일
[다음 모임 안내] 12월 20일(금) 11시 대공원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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