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어느 지역에서나 쓰는 표현 중에
빈대붙는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뜻은 잘 알려져 있으므로 설명은 생략합니다.
그런데 저는 우연히도
미국의 영문과 교수이면서 소설가인 라라미 더너웨이인가 하는 사람의
인생수업이라는 제목으로
기억하는 소설을 읽다가
이 빈대붙는다라는 말의 숨겨진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라라미씨는
본인이나 부인이 생물학교사 출신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소설의
여기저기에 생물학 이야기를 양념으로 삽입해 넣는데요
빈대의 교미와 번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빈대는 다른 동물들과 비슷하게 수컷들끼리
경쟁을 해서
암놈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빈대는 다른 대다수의 곤충들처럼
후배위로 교미를 하는게 아니고
몸이 납작하므로
암수가 배를 맞대고 보노보 원숭이나 인간들처럼 정상위로 교미를 합니다.
그리고 수컷은
교미침을 암컷의 배에 대충 아무데나 꽂아서
정액이 수컷빈대의 몸에서 암컷빈대의 몸으로 들어가는
좀 고통스러운 교미를 합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힘싸움에 밀린 약한 수컷의 더 놀랍고 고통스러운 교미입니다.
힘에서 밀린 수컷은 교미중인 수컷의 등 위에 달라붙어서
자신의 교미침을 교미중인 힘센 수컷의 등딱지를 뚫고
집어넣습니다.
그렇게 해서
힘이 약해서 밀려났던 수컷의 정액은
교미중인 수컷의 등딱지와 내장 그리고
교미중인 수컷의 교미침을 통해서 암컷의 배로 들어가서
두 남정네의 정액들끼리 경쟁적인 수정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마치 바다로 가지 않고 민물에서 살다가 조그마해진 수컷연어들이
커다란 회귀연어들이 교배하는데 꼽사리 끼는 것 같습니다.
우리 조상님들이 썼던
빈대붙는다의
참된 의미를 알게 되면서 우리 조상님들은 이걸 다 알지 않았을까
하고 상상해 봅니다.
첫댓글 아하! 그 작디작은 빈대가 인간의 스승이 될수도 있겠네요.
거기도 생존 경쟁이 치열하군요.
첫 경쟁에서 밀려도 또 한번의 기회가 있는데 또한번 놀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