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최악의 폭풍’으로 번역되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우리 귀에 들어온 계기는 영화 <퍼펙트 스톰>(2000년)이었다.
볼프강 페터젠 감독, 조지 클루니 주연의 이 재난영화는 1991년 미국 동부 해안을 강타한 태풍과 그 태풍에 휘말린 앤드리아 게일호 선원 6명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이 단어의 저작권은 언론인이자 작가인 서배스천 융거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융거는 당시 허리케인 그레이스와 다른 두 개의 기상 전선이 충돌해 유례없는 대형 폭풍이 만들어진 것에 착안해 ‘완전한 폭풍’이라 이름짓고, 동명의 작품을 97년 출간했다.
페터젠은 이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것이다. 이후 퍼펙트 스톰은 개별적으로는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 등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해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그러다 경제용어로 진화하며 더 큰 생명력을 얻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달러가치 하락, 유가 및 국제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이 겹쳐지며 발생한 세계적 경제 위기를 일컫는 말로 사용된 것이다.
경제학자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세계 경제가 심각한 위기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퍼펙트 스톰”이라는 표현을 썼다.
루비니는 미국의 재정적자, 중국의 성장세 둔화, 유럽의 채무 조정, 일본의 정체 등 4대 악재가 한꺼번에 터질 가능성을 거론했다. 끔찍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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