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식
27.
"이것 좀 봐봐."
그것은,
축제날에서 딱, 일주일 전날의 일이였다.
"이게 뭐야?"
"강아지잖아…"
"왠 강아지?
어머나… 불쌍해라…"
수업이 끝나고 연습을 하려고 다같이 부실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우리 부실앞에 앉아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오들오들 떨고있는 한 생명체가 보였다.
그것은 바로, 강아지였다.
"에엑? 강아지?"
"왠 강아지지?"
"이태성, 솔직히 말해, 너 얘 끓여먹으려고 숨겼다가
지금 들킨거지? 조사하면 다나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배고픈가본데, 누가 우유라도 사와."
"얘가 고양이냐, 우유를 사오게?"
"그럼 뭐 먹여."
"…우리가 먹자아."
"한성휘!!"
좌우지간,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강아지의 등장에,
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멀뚱히 강아지를 바라만 볼 뿐이였고,
땡볕내리쬐는 여름이다보니 우리는 부실로 들어가 에어컨을 틀어놓은채
강아지를 가운데다 두고는 삥 둘러앉아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디서 온 강아지일까?"
지영이의 물음에 태성이는 고개를 갸웃리더니 말했다.
"물어보면 되지않을까?
강아지야~ 어디서 왔니?"
따악!
"장난하냐? 장난해?
그런다고 너는 얘가 대답할거라고 생각했니?
아니면 너는 강아지의 왈왈거림을 해석할수있냐!"
"아 왜 짜증이야!"
뜬금없는 강아지의 출연에 우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한번 고민에 빠졌고, 결론은
"우리가 키우자."
였다.
"엥?"
"어쩔 수 없잖아,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살아있는 생명체를 버릴수도 없는거잖아."
그렇게 해서 우리 신고식밴드와 함께지내게된 멍순이.
왜 순이냐고?
태성이가 확인해보더니 여자라고 했다.
"그런데 말이야, 부실에서 키우기는 좀 그렇지 않아?"
지영이의 말에 우리는 고개를 갸웃거렸고,
곧 지영이의 말이 들려왔다.
"이제 곧있으면 축제라서 우리는 밤늦게까지
연습해야하는데, 우리가 막 연주하고 그러면 귀좋은 멍순이가
시끄럽지 않을까? 그리고 얘가 대소변싸는것도 연습하다말고 우리가
일일이 갈아주다보면 연습하는 분위기도 깨질 수 있고, 시간맞춰서 사료도
줘야하고, 그리고 우리가 연습하는데 짖으면 방해되잖아."
일리있는 말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떻게해야하는 방법도 딱히 있는것이
아니라서 우리는 서로를 쳐다봤지만, 애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모두
부정적이였다.
"우리 엄마는 개라면 치를떨어.
대소변갈아주랴, 사료주랴, 방에다고 대소변싸면 아주 죽이려들지."
"우리집은 털날리는걸 싫어해,
엄마가 그쪽으로 알레르기가 있거든."
"우리집은 할머니가 계시는데에
강아지가 다 먹는건줄 알아아."
그럼 남은건…
"현세랑 세민이네집은 오빠랑 세민이 딱 둘이서만 살지?"
"둘다 강아지 싫어하는거 같지는 않은데…"
에에?
우리?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애들을 쳐다보자 저마다 애들은
고개를 끄덕거렸고, 나는 갑자기 강아지가 생기려하자 기분이 뒤숭숭했다.
하지만.
"안돼."
"에? 왜?"
"우리집은 둘밖에 살지않는데 우리없을땐 누가 멍순이돌봐주냐?"
아, 그렇구나.
오빠의 말에 모두들 갑자기 한명을 바라봤고,
그 한명은 바로,
"갑자기 다들 왜이래에?"
성휘였다.
"우리집은 알레르기고, 쟤네집은 아줌마가 싫어하니 어쩔 수 없지만,
너네집은 싫어하는게 아니고 음식으로 보신다니깐 니가 잘만 말하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아아, 다들 귀찮으니 나에게 떠넘기는 구나아."
"아니야!"
"너무들하셔라아."
"아니래두!"
"흑흑, 나는 버림받은거구나아."
우는 척까지 하며 얘기하는 성휘를 보자 지영이는
화가 났는지 대걸레자루를 찾으러 부실을 돌아다녔고,
우리가 말리고 말려서 결국 지영이의 화는 풀어졌고,
멍순이는 성휘네 집에서 살게 되는걸로 결정났다.
"아아, 나는 너의 주인이란다아,
비록 니가 뜨거운 물에 담궈지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않을게에."
"한성휘!!"
순진무구한 똘망똘망한눈으로 성휘의 말은 알아듣지도 못한채,
내가 좋은지 나에게 쏘옥 안기는 멍순이를 향해 성휘는 계속
무서운말만 내뱉었고, 내가 소리치자 아무것도 모른다는듯이
고개를 돌리는 성휘였다.
"아아, 멍순이야, 너도 꼴에 개라고 꼬리치는구나아."
내 품에 안겨서 갖은 애교를 부리는 멍순이를 향해 계속해서
성휘는 뭐가 불만인지 툴툴댔고, 나는 그런 성휘를 말없이 째릴 뿐이였다.
"멍순아아, 그래도 넌 여자란다.
얘가 아무리 남자같아보여도 얘는 알고보면 여자란다.
멍순아, 너 눈 되게 낮구나아, 원래 개는 눈이 낮니이?"
"한성휘!!!!"
이게 개한테 못하는말이 없어!!
내가 양 미간을 찌푸리며 성휘를 째려보자,
성휘는 어색한듯 웃으면서 말했다.
"아아, 나는 멍순이가 나중에 너가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상처받을까봐아."
"야! 너 죽을래!!"
그날 하루는,
우리 모두 연습은 잊어버리고 하루종일 멍순이와 놀았다.
물론, 나는 계속해서 성휘이름을 부르게 됐지만 말이다.
"멍순아아, 다시말하지만 얘는 니가 보기엔 잘생겨 보여도 분명히 여자…"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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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신고식 [027]
미쓰최´
추천 0
조회 157
06.03.25 22:5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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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꺆-진짜재밌어요ㅠㅠ!!!!! 다음편빨리해주세요~+__+
지금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