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장애인의 접근권과 표현의 자유 억압하는 프랑스 규탄한다!”
프랑스 Handi-Social, 장애인 접근권 보장 위한 투쟁 중
전장연, 주한프랑스대사관서 연대 기자회견 열어
대사관 앞 기자회견 강제로 막는 경찰과 마찰 발생하기도
“한국 경찰, 장애인의 ‘표현의 자유’ 막는 프랑스 경찰과 다를 바 없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1일 오전 10시, 주한프랑스대사관 앞에서 ‘장애인 접근권 보장을 위한 프랑스 동지들의 공항 활주로, TGV 고속철도 점거 투쟁에 연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김소영
전장연 활동가가 “장애인 권리 보장하지 않는 프랑스 정부가 벌을 받아야 한다”고 적힌 종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김소영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가 21일 오전 10시, 주한프랑스대사관 앞에서 ‘장애인 접근권 보장을 위한 프랑스 동지들의 공항 활주로, TGV 고속철도 점거 투쟁에 연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18년, 프랑스에서는 신규 주택에 대해 접근권을 100% 보장해야 하는 법률이 20%로 개악될 위기가 발생했다. 이에 프랑스의 장애인권운동단체 Handi-Social(핸디 소셜)은 장애인의 접근권 보장을 위해 툴루즈 공항 활주로와 TGV 고속철도를 점거했다. 그 결과 법의 개악은 막았으나 프랑스 정부와 에어프랑스는 핸디 소셜에 약 1억 원의 벌금과 과태료를 청구했다. 오는 23일, 핸디 소셜은 이에 대한 3심을 앞두고 있다.
2018년 12월, Handi-Social(핸디 소셜)이 장애인의 접근권 보장을 위해 툴루즈 공항 활주로를 점거하고 있다. 사진 핸디 소셜 홈페이지
2018년 12월, Handi-Social(핸디 소셜)이 장애인의 접근권 보장을 위해 툴루즈 공항 활주로를 점거하고 있다. 사진 핸디 소셜 홈페이지
- “접근권 보장받지 못하는 프랑스, 한국 상황과 다르지 않아”
전장연은 지난 8월 파리 패럴림픽 특사단 파견 이후 핸디 소셜과의 연대를 이어오고 있다. 전장연은 “프랑스와 에어프랑스의 태도는 한국에서도 다르지 않다. 이동권 보장을 위해 지하철 행동을 벌이고 있는 전장연 역시 경찰과 서울시, 공공기관인 서울교통공사로부터 매일 아침 불법적인 폭력을 당하고 있다. 프랑스 동지들과 마찬가지로 벌금과 과태료 딱지를 매일 받으며 보복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불법을 저지르며 폭력을 일삼는 공권력에 대항하여 시민비폭력불복종행동을 통해 세상을 잠시 멈추는 우리의 투쟁은 연결되어 있다”며 연대의 의지를 밝혔다.
- “한국 경찰, 장애인의 ‘표현의 자유’ 막는 프랑스 경찰과 다를 바 없다”
오전 10시, 전장연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위해 주한프랑스대사관 앞에 모였다. 활동가들이 자리를 잡기 전부터 서대문경찰서 경찰관들은 이미 대사관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활동가들이 플래카드를 펼치며 자리를 잡으려 하자 경찰관들이 ‘대사관저 앞 공간이 업무 수행 구역이라는 이유’로 기자회견을 강제로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대사관 앞 인도에 있는 활동가들을 차도로 밀치는 폭력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들이 주한프랑스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전장연 활동가들을 막고 있다. 사진 김소영
기자회견을 막는 경찰에 최한별 한국장애포럼 사무국장은 “프랑스대사관이 이렇게 하도록 시킨 것인가. 그런 것이 아니라 서대문경찰서에서 자의적으로 기자회견을 저지하는 것이라면 프랑스대사관에서도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한별 한국장애포럼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최 사무국장은 “한국도, 프랑스도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가입했다. 협약에서는 장애인의 집회를 통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의 의무이자 한국의 의무이다. 표현의 자유, 접근의 자유, 이동의 자유를 억압하는 한국과 프랑스 정부를 규탄한다”고 외쳤다.
- “핸디 소셜과의 연대, 접근권 문제 해결을 위해 매우 중요”
박현 전장연 보조기기위원회 위원장은 “핸디 소셜의 투쟁은 이전의 사회로, 이동할 권리를 빼앗겼던 사회로 되돌아가지 않기 위한, 목숨을 건 정당한 투쟁”이라며 “한국에서도 장애인의 이동권과 접근권 보장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현 전장연 보조기기위원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우리는 핸디 소셜의 투쟁을 지지하는 마음으로 프랑스대사관에 와있다. 투쟁을 연결하는 것은 전 세계 장애인의 삶을 하나로 묶고 있는 접근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핸디 소셜의 투쟁은 우리가 한국에서 싸우고 있는 지하철 행동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 모두의 권리 보장을 앞당기도록 더 단단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외쳤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주한프랑스대사관 직원에게 ‘프랑스 장애인 운동 탄압 중단 및 권리 보장 촉구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