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로는 오늘부터 강추위가 예상된다고한다
예전에비해서 겨울추위로는 별거아니란 생각이고
강추위라해봤자 체감으로느껴질만큼 추위는 아니란 생각이다
해가가면갈수록 환경변화에따른 겨울같지안은 겨울이 더해가는것을 감각으로 느끼고있다
일상이었다면 대수롭게생각할일도아닌 일기예보가
산행을앞두고는 신경쓰여지는것을 어쩔수없다
아직은 아닌듯하지만 몸도 따라주지않고 겨울산중의날씨는 변덕스럽기도하고
눈과얼음으로 덥혀있는산길은 예측할수없는 위험이 도사리고있기때문이다
산행하는 날이면 염려스러운 눈길로 나를바라보고있는 망굴모습을보면서
그에속마음은 무었인가를알고도십었다
염려가 우선일까 염려속에숨어있는 해방감이 우선일까
직장없이 집에머무르면서 삼시세끼 식사챙기는 넘이 얼마나밉겠냐마는
그래도 오랜세월 힘겨운시간을 공유해가면서 삶의질곡을 같이넘나들던 동료애가
아직은 가슴한곳에 머물고있다는것이 나로서는 참 다행이란생각이다
때때로 망굴의행동이 그것을 잊을까하는 두려움도없는것은 아니지만
이제껏14년을 버틴것을보면 내가 나를생각해도 참 대단하다는생각이다
말이쉬웁지 14년을 아무일없이 집에서 지내면서 살기가 그리쉬운일인가
그힘든일을 잘 이겨내고 있다는것만으로도 나를 칭찬하고십어질때가있다
살아가면서 힘든일이 수없이 내게로 다가오지만
일없이 삶의시간을 버텨내기란 그어느것보다 힘겨움이 크리란생각이다
그힘겨운시간들 우여곡절을격어가면서 이겨낼수있는힘의 근거가생겨나고
근거에 몸과마음을기대고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적립해나가면서
이제는 나에게자유스런 나를만들어나간다는것이 내삶속에 스며들면서
나름대로 자유를 만끽할때도있다
망굴의 염려의눈길을 두고 집과 버스에오르는 그 시간속의생각이었다
오대산 비로봉 ㅡ산행시간 약 3시간
오늘산행에 망굴의염려는 어제의 나를기억하기때문이었다
어제의나는 오늘산행을할수없을만큼 지쳐있었다
즐기는 탁구를치다가 몸의 이상을 느끼고 그냥 돌아올수밖에없을만큼 [평상시도 건강이좋지않지만]
몸을생각치않고 마음만앞서 몸을혹사시킨 결과이긴하지만
난 어려서부터 왠일인지 내몸을학대시켜 희열과쾌감을얻곤하는 악취미가 있었던것같다
누구에게도 기댈곳이없던 시간들이 내가 나에게만기대야 살아남을수있다는것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린탓이리라
그로인해 세월에비해 몸의 상태는 한참이나 삮아있어 작은일에도 피로가 빨리찾아오는것을 느낀다
차에오르면서
오늘산행은 가던길돌아오는것이라 마음의부담이없다는것이 장점이다
난 그점을 충분히활용해가면서 힘겨움을딛고 오늘을 즐기리라
생각이바뀌면 즐김은 어느것에서나 찾을수있다는것을 백수교본을 읽고또읽어서 얻어드린
나의노하우란 것이다 ㅡ백수의즐김철학서 ㅡ이동우원작
산행
적멸보궁을지나 비로봉을향하고있다
가팔라진 산길 비로봉 정상이 눈앞에있다 ㅡ0.3키로
나의발길이 정상을 향하길거부하고있다
잠시 몸을추스려 나를달래주고있다 ㅡ 너는 멈추면안돼 일을안하면 살아있을가치도없어
지금걸어가는길이 네 일이라는것을 너는알아야돼
썩어도준치 경력이얼마인대 이런힘겨움을 극복하지못할손가
그말에 다시한번 힘을내고있다
허지만 어쩔건가 다리가 나의의지를 거부하고있으니 ...
체념 ㅡ 빠를수록좋다
언제나 힘겨운일이 나에게 닥쳐올때마다 난 싸워서 이기기보단 피해서 이기는방법에 익숙해져있었다
혹간 싸워서 이길려한적도 있었지만 결과는 나의현명치못한 모습만을 기억에 떠올리게 했을뿐이었다
아쉬움이었지만 하산을결정하고 무거움을 내려놓고 한결편안한마음으로 핸폰의 음악을들으며
홀로된나의시간을 즐기고있다
그시간의 나의욕됨은 선배님들의 모습을떠올리는것이었다
산행을 같이 하는 선배님들의 모습을보면서 내삶의변화는 작지않은것이었다
감히 상상할수도없을만큼 세월을가지고도 산행의시간엔 세월을잊은듯 활력에넘쳐있는선배님들의
모습속에 나를 대입시키가면서 내가 풀어가야할숙제가 무었인가를 생각하게하는 ...
오늘도 앞서간 선배님들의모습을 기억하면서 자신의부끄러운모습을 돌아볼수있는
시간이주어진것에 감사드리고십어진다
왜 힘겨웁게 산에오르는가 ?
누군가묻고있겠지
연배가 한참이나 위에있는 선배들의 힘겨운 투쟁은 내삶에자극이며 내가 느껴야할 삶의교훈이리라
그들은 그랬으리라
삶속에 다가오는 힘겨움이 나를두려웁게 할때마다 주저앉고십은마음을 참고견디며
그를 극복하기위한 나름대로의 투쟁이 산을 오르면서 가져다주는 힘겨움과 같았기에
그를 극복해가면서 삶을 살아왔으리라
강인한 정신력 해 낼수있다는의지와신념 해 냈다는성취감에서 오는 희열과 행복감
그로인한 삶속에서 다가오는 고통을슬기롭게 극복할수있는 정신건강을 얻어드린것이아닌가를 ...
그렇게 몆걸음을 옴겨놓을즘 눈앞에 선배님의 힘겨운 사투가 보인다
"벌써 비로봉 다녀오는건가"
아녀유 힘들어서 내려가는중입니다
"그러면않되지 산에왔으면 정상을 밟고가야지"
부끄러운마음에 다시한번 힘을내고선배님뒤를 쫏고있다
허지만 어쩔건가 마음이 몸을 이기지못하니 ...
어느한넘이 지지안는다면 둘다 다 죽어야된다는것인대
자존심꺽고 한넘이져주면 둘다 살아남을수있는것이 인생이란것이아니드냐
다녀오세요 아무레도 오늘은 무리인것같습니다
하산길
적멸보궁의풍경
국태민안 ㅡ나라가태평하고 백성들은 편안한 살기를 기원하며
그옜날 선조들은 팔만대장경을만들고 전국의 풍광이좋은곳엔 사찰을지어
온백성들이 하나같이 평안과안락한삶을 살아가길기원하고있었다
사찰속의 그들
그들의 세상도 속세와 다를리없는것을
그들의 세계에도 계급은 형성되어있을것이고 그들나름대로의 번뇌와 불만과 고통이있을것이고
밖으로 들어난것과 들어나지안은것에 그들의 행적을보면
전체는아니라해도 불미스러운일이 외부로들어나 보이는것을보면
그들도 속세의인간과 살아가는모습이 다를리없는데
왜 그들은 속세를 떠난 신처럼 존재하고십어하는것일까를 한참이나 생각해보았다
인간이란 태초부터 혼자라는두려움과 자신의미래에대한
불안감을 견디지못한다는것이 사실인가보다
어디엔가 기대지않고 의지하지않으면
자신의정체성과 살아가는과정의 혼란스러움을 이길만한 능력이 없다는것
그런두려움을 격으면서 자신의삶을 돌아보게되고
살아있다는것은 내가 아니라 보이지안는 무었인가의 힘이 작용하고 있음을
어렴풋이 알아가는존재가 아닌가한다
그로인해 내 삶을 지탱할수있게해주는 보이지않는 그무었에 감사함과 두려움을
동시에가질수밖에없는존재
언젠가 죽어야 하는과정을 거쳐야할 운명
현실의삶이 내게 가져다준다는것은 무었일까라는 의구심을
끝없이 느껴가면서 산다는것이 고통은 아니던가를
그 고통의 삶속에서 벗어나고십어하는 인간의욕망
죽엄이라는 미래를향해 달려가는 어쩔수없는운명앞에 있지도 않을수있는
미래의세계를 동경하여 나 자신을가두고 살아야하는 웅장한 사찰을보면서
속세의아방궁과 청와대가 떠오르는 이유는 무었일까
믿음이 압도되어 굴종을강요하는 듯한 웅장함이 속세의 권력을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면
사찰이추구하는 믿음이란존제가 속세와다를것이무었이겠는가
드러난부분은 냉동시킬만큼 세찬 칼바람이 불고있는 적멸보궁 한구석에
한여인이 작은불상을 앞에두고 날바닥에 거적하나만 의지한체
두손모아 업드려 절을 반복하고있다
끝이 언제인지 기약도없는 바램의기도
누구를위한 누구에게의 기도일까
여인이여 !
삶이 무었이드뇨
당신은 어디서와서
어디로가는게요
그대의 바램은 무었이며
살아온것인가
살아갈것인가
살아온것에 바램은 무었이며
살아갈것에 바램은 무었이뇨
여인이여
많은것을 바라지마소
살아지는것에 감사하는마음만을 당신께드리리라
여인이여
그대안에 그대가있다오
살아가는 그대의존재가
그보다 못할리없거늘
그대는
왜
소중한 그대를
더 돌아보지않는겁니까 ㅡ얼어죽을까염려가돼서
적멸보궁을 내려오면서
내려오는그길의 돌로된계단은 수를헤아릴수없다
누군가가 치워버린 위험을 감해줄수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있는 그길엔
눈과얼음이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는대
앞서가는 여인내의옷차림에 고연히 웃음이난다
두툼한승복에 추위를피하기위해 온몸을 칭칭감아 겨우눈만내민
늙디늙은여인이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체 신발엔 고무줄을 동여메고
계단의눈길이 자신에게 주는 두려움을 벗어나려 안간힘을쓰고있다
한계단 한계단 조심스런 모습으로 절둑거리며 내딧는 발걸음이
넘도 불안하고 안스러워보여 마음이 편치않아 도움을 주고십은마음이었다
그를 보고있는내마음이 흔들거린다
날씨도 좋지않은 강풍속의 한파를 두려워하지않고 절을오르는 이유는몰까
여인의마음을 알고십어졌다
세상의수많은 인간들 그들의 속마음
그 속마음과 보여지지않는 생각들이 세상을 만들어가고있기때문에
산다는것은 신비스런일 알고가야할것들이 수없이 존재하고
알아가야만 살아갈수있는 세싱속에 내가존재하고있다는현실
측은한마음에 여인의 팔을 들어올리고있다
여인이 화들짝놀란표정으로 팔을 뿌리치고있다
상대에 반하는 도움은 불편함이라는것을 왜몰랐던가
걷어드린손이 계면쩍게 등뒤로향한다
내가 묻고있다
"이렇게 힘들게도 왔다가시면 마음이 편하신가요 "
그가 답을한다
"그럼요 얼마나 마음이 편하고 좋은대요 "
어디서 오셨는대요 ?
"서울요"
서울에서요
서울에도 사찰이 많을탠대 왜 이렇게 멀리오셨나요 ?
"부처님 사리를모신곳이라서요"
아! 부처님 사리를모신곳은 다르나요?
"그럼요"
한계단걷는길이 천근만근 금방이라도 미끄러져 쓰러질것같아보여
불안한 내마음을 그는알고있는가
나의도움을거절하고있는그는
니 넘이 왜 친절한척하고 내게 무얼바라고 이러나 하는경계심이 눈속에 묻혀있었다
도와줄량 기다리니 눈길을 돌려 그자리에서 날 피하고십어하는 그에모습을보며
보이지않은 믿음엔 그렇게 강한모습이면서
자신의힘겨움을 바라보고있는 내 마음속의 측은함은
왜 믿음으로 다가서지 못하는가 하는 안타까움이 그를바라보고있었다
그래 그것이 인간의 삶이아닌가를
그오랜세월을 살았는대도 자신의믿음을 보이지않는것에 맞기고
보여지는모든것을 믿을수없게만든것은 무었이란말인가
삶이란 이런것은아닐것인대
인간내면의세상을 들여다 볼수있다면 세상은 온전하게 돌아갈수있는것일까 ?
세상은 온통 의문투성이다
그를 두고떠나오는 길에도 그에안전을 빌어주고십었다
그길에서 쓰러질것같은 그에모습속에
그가왜 칼바람몰아치는 엄동설한에 추위를아랑곳하지않고
서울에서 이곳까지먼길을 한계단을오르기도 힘겨운몸으로
그곳을 찾아야 마음편한 삶에 갈수있다고 느끼며 삶을 살고있는건지
그에 가까이 갈려면 한참의세월을 지나야하는 나로서는 정말 이해할수없는 일들뿐이란 생각이다
나는 그런다
운명적으로 태어나 운명적인삶을살고 운명적으로사라진다
삶은 운명이고 죽엄은 하늘에 뜻이라
삶속에 다가오는 모든힘겨움은 운에맞기고
죽엄에대한 두려움은 하늘에다 맞길뿐이다
그냥 살아지고 살아가는것이다
살아온만큼 고통도같이했고 어느것하나 내 의지대로 삶을 살아보지못한것같은지금
무었이두려워 나를 그곳에두고 내 삶을 더 힘들게 할것인가
부처는 그랬다한다
비우라
그에말인즉 내가 그가된것같다
아무것도 손에 쥔게없으니 ...
귀가길 차안에서
헨폰을꺼낸다
망굴에게 문자를보내고있다
안산후 식사대기중
정상0.3 키로 앞두고 죽을것같아 하산
안죽고 목숨부지하고있음
금방죽을것같은대 집에갈때까진 안죽을것같음
집에도착해서는 나도 모르것슴
안죽는이유 ㅡ당신을 보고죽어야할것같기에 ...
그렇게 하루는간다
어제 그리고내일 다를것없는 나의하루가 그렇게 저무러가고있다
내가 그해에 저무러가는것처럼
첫댓글 달라는 버스안에서
주신글을
고맙게 바라보며
산행하시는
모습을 상상합나다
아프신 손으로
긴글 쓰시랴 고생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상0.3 키로 앞두고 죽을것 같아 하산
안죽고 목숨부지하고 있음
금방 죽을 것 같은대 집에 갈때까진 안죽을 것 같음
겨울과 봄사이 산행은 엄청 조심하셔야 되유~
그래도 사모님 보고싶어 돌아가시지 못하신다는 그 마음.. 100점이십니다.
산에 다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가다쉬다 그렇게 치악산을 오릅니다만
결국 고둔치에서 하산을 결정합니다,
이게 중독이된것인지 꼭 고둔치까지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