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거래(歸去來)
[돌아갈 귀/갈 거/올 래]
[뜻]
관직을 사임하고 고향으로 돌아감.
『귀거래사』
중국 동진(東晋)·송(宋)의 시인인 도연명(陶淵明)의 대표적 작품.
405년 그가 41세 때, 최후의 관직인 팽택현(彭澤縣)의 지사(知事) 자리를
버리고 고향인 시골로 돌아오는 심경을 읊은 시로서, 세속과의 결별을
진술한 선언문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4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마다 다른 각운(脚韻)을 밟고 있다.
1. 歸去決意(귀거결의)와 實行(실행) : 관리생활을 그만두고 전원으로
돌아가는 심경을 정신 해방으로 간주하여 읊었고,
2. 家庭生活(가정생활)과 周邊環境(주변환경) : 그리운 고향집에 도착하여
자녀들의 영접을 받는 기쁨을 그렸으며,
3. 獨樂(독락)과 自然親和(자연친화) : 세속과의 절연선언(絶緣宣言)을
포함,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담았으며,
4. 人生觀(인생관)과 決心(결심) : 전원 속에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아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작자는 이 작품을 쓰는 동기를 그 서문에서 밝혔는데, 거기에는 누이동생의
죽음을 슬퍼하여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했으나, 양(梁)의
소명태자(昭明太子) 소통(蕭統)의 《도연명전(陶淵明傳)》에는, 감독관의
순시를 의관속대(衣冠束帶)하고 영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오두미(五斗米:5말의 쌀, 즉 적은 봉급)를 위해 향리의 소인에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고 하며, 그날로 사직하였다고 전한다.
이 작품은 도연명의 기개를 나타내는 이와 같은 일화와 함께 은둔을 선언한
일생의 한 절정을 장식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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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 歸去來辭 序文(귀거래사 서문
歸去來辭 序文(귀거래사 서문 - 陶淵明(도연명)
...餘家貧耕植不足以自給 ...幼稚盈室,瓶無儲粟,生生所資,未見其術
...親故多勸餘爲長吏,脫然有懷,求之靡途。
...會有四方之事,諸侯以惠愛爲德,家叔以餘貧苦,遂見用於小邑
...於時風波未靜,心憚遠役,彭澤去家百里,公田之利,足以爲酒
...及少日,眷然有歸歟之情 ...何則 質性自然,非矯厲所得 ...飢凍雖切,違己交病
...故便求之 ...嘗從人事,皆口腹自役 ...於是悵然慷慨,深愧平生之志
...猶望一稔,當斂裳宵逝 ...尋程氏妹喪於武昌,情在駿奔,自免去職
...仲秋至冬,在官八十餘日 ...因事順心,命篇曰《歸去來兮》 ...乙巳歲十一月也
<한역>
나의 집은 가난하여 농사를 지어도 자급하기에 부족하였다. 아이들은 집 안에
가득한데 독에는 저장된 곡식이 없고,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할 방도도 찾지
못하였다. 친척과 벗들이 나에게 장리(長吏)가 되기를 많이 권하기에 마음을 열어
그럴 뜻을 두기도 하였으나 구할 방도가 없었다.
마침 사방에 난리가 있어 제후들이 은혜와 사랑 베풂을 덕으로 삼았는데, 집안 숙부
께서 내가 가난하여 고생하는 것을 보고 추천하여 마침내 작은 고을에 임용되었다.
당시 풍파가 아직 가라앉지 않았으므로, 멀리 벼슬살이 가는 것이 께름칙하였으나,
팽택(彭澤)은 집에서 거리가 백 여리이고 공전(公田)에서 나오는 이익이 족히 술을
빚을 만하였다. 그런 까닭으로 그 자리를 구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고향이 그립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왜냐하면, 천성이 자연(自然)을 좋아하면 이는 억지로 바꾼다고 될 수 없으며
굶주림과 추위가 비록 절박하여도 자신의 천성을 어김은 병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일찍이 남을 좇아 일을 한 것은 다 먹고 살기 위하여 스스로를 부린 것이었다
이에 서글프고 한스러운 마음이 들고 평소의 뜻에 깊이 부끄러웠다
1년이 되기를 기다려 의관을 챙겨 조용히 떠나려 했다
얼마 안 되어 정씨(程氏)에게 시집간 누이가 무창(武昌)에서 죽었으므로, 서둘러
가고자 하는 마음에 스스로 그만두고 관직을 떠나게 되었다
중추(仲秋)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관직에 있은 지가 80여 일이다
일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고 하여 글을 귀거래혜(歸去來兮)라 이름 지으니
을사년 1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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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去來辭(귀거래사) - 陶淵明(도연명)
1. 歸去決意(귀거결의)와 實行(실행)
...歸去來兮, 田園將蕪胡不歸(귀거래혜, 전원장무호불귀)
...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기자이심위형역, 해추창이독비)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오이왕지불간, 지래자지가추)
...實迷途其未遠, 覺今是而昨非(실미도기미원, 각금시이작비)
...舟搖搖以輕颺, 風飄飄而吹衣(주요요이경양, 풍표표이취의)
...問征夫以前路, 恨晨光之熹微(문정부이전로, 한신광지희미)
<한역>
돌아가야지, 전원이 황폐해지는데 어이 아니 돌아가랴
스스로 내 마음을 육신을 위해 부려왔거늘, 어찌 상심하여 슬퍼만 하고 있으랴
이미 지난 일은 돌이킬 수 없으나, 다가오는 일은 추구할 수 있음을 아네
실로 길을 잘못 들어 멀어지기 전에, 지금이 옳고 어제는 글렀음을 깨달았네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고, 바람은 펄럭펄럭 옷자락에 불어오네
나그네에게 앞길을 물어서 가는데, 새벽빛 희미한 것이 한스럽네
2. 家庭生活(가정생활)과 周邊環境(주변환경)
...乃瞻衡宇, 載欣載奔(내첨형우, 재흔재분)
...僮僕歡迎, 稚子候門(동복환영, 치자후문)
...三經就荒, 鬆菊猶存(삼경취황, 송국유존)
...携幼入室, 有酒盈罇(휴유입실, 유주영준)
...引壺觴以自酌, 眄庭柯以怡顔(인호상이자작, 면정가이이안)
...倚南窗以寄傲, 審容膝之易安(의남창이기오, 심용슬지이안)
...園日涉以成趣, 門雖設而常關(원일섭이성취 문수설이상관)
...策扶老以流憩, 時矯首而遐觀(책부로이류게 시교수이하관)
...雲無心而出岫, 鳥倦飛而知還(운무심이출수 조권비이지환)
...景翳翳以將入, 撫孤鬆而盤桓(경예예이장입 무고송이반환)
<한역>
이윽고 누추한 집이 보이고, 기뻐서 달려가네
하인들이 반갑게 맞이하고, 어린 자식은 문 앞에 기다리네
정원의 세 오솔길 잡초 우거졌어도, 소나무와 국화는 그대로 있네
아이들 손잡고 방으로 들어서니, 술이 동이에 가득 차 있네
술병과 잔을 당겨 스스로 따르고, 뜰의 나뭇가지 지그시 보며 미소짓네
남쪽 창에 기대어 멋대로 있노라니, 무릎들이 방이지만 더없이 편안하네
정원은 매일 거닐어도 풍취가 있고, 문을 달아 놓았으나 항상 닫혀 있네
지팡이 짚고 가다가는 쉬기도 하고, 때때로 머리 들어서 멀리 바라다보네
구름은 무심히 산봉우리로 나오고, 날다 지친 새는 돌아올 줄을 아네
어둑어둑해지며 해가 지려 할 때에, 외로운 소나무 어루만지며 서성이네
3. 獨樂(독락)과 自然親和(자연친화)
...歸去來兮, 請息交以絶遊(귀거래혜 청식교이절유)
...世與我而相違, 復駕言兮焉求(세여아이상위 부가언혜언구)
...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열친척지정화 악금서이소우)
...農人告餘以春及, 將有事於西疇(농인고여이춘급 장유사어서주)
...或命巾車, 或棹孤舟(혹명건차 혹도고주)
...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기요조이심학 역기구이경구)
...木欣欣以向榮, 泉涓涓而始流(목흔흔이향영 천연연이시류)
...善萬物之得時, 感吾生之行休(선만물지득시 감오생지행휴)
<한역>
돌아왔노라 사귐도 어울림도 이젠 모두 끊으리
세상과 나는 서로 어긋나기만 하니, 다시 벼슬길에 올라 무엇을 구하랴
즐거이 친척들과 정담을 나누고, 거문고와 책을 즐기며 시름을 삭이네
농부가 내게 봄 왔음을 알리면 서쪽 밭에 나가서 일을 하리라
때로는 수레를 타고 때로는 작은 배를 노 저어서
깊고 그윽한 골짜기를 찾고 험한 산길과 언덕길을 지나네
물오른 나무들은 무성해 가고 샘물은 퐁퐁 솟아 흘러넘치네
만물이 제철을 만난 것을 부러워하면서, 나의 삶은 끝나감을 느끼게 되네
4. 人生觀(인생관)과 決心(결심)
...已矣乎! 寓形宇內復幾時(이의호 우형우내부기시)
...曷不委心任去留(갈불위심임거류)
...胡爲委遑遑欲何之(호위호황황욕하지)
...富貴非吾願, 帝鄕不可期(부귀비오원 제향불가기)
...懷良辰以孤往, 或植杖而耘耔,(회량진이고왕 혹식장이운자)
...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등동고이서소 림청류이부시)
...聊承化以歸盡, 樂夫天命復奚疑(료승화이귀진 악부천명부해의)
<한역>
그만이구나! 이 몸이 세상에 얼마나 더 머물랴
어찌하여 마음에다 내 행동을 맡기지 않겠는가
허둥지둥하다가 어디로 가려는가
부귀는 내 바라는 바 아니고 신선 사는 세상도 기약할 수 없다네
좋은 때라 생각되면 혼자 거닐고 때로는 지팡이 꽂아 놓고 김매고 북돋우네
동쪽 언덕에 올라 길게 휘파람 불고, 맑은 냇가에 앉아서 시를 읊조리네
잠시 조화를 따라 죽음으로 돌아가리니, 천명을 즐길 뿐 더 무엇을 의심하랴
첫댓글 천하의 명문장이라는 귀거래사를 읽습니다.
이제는 돌아갈 고향도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노후라도 한가하게 지낼 여건이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