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7일) 발행될 《월간조선》 4월호에 담긴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現 변호사)의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증언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사건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변호사’의 무능한 행태가 이인규 전 검사의 회고를 통해 드러난다. 이인규에 따르면 ‘문재인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사실을 주장하거나 검찰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서 한 장 제출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2017년 4월 13일 대선후보 TV토론 당시 홍준표(자유한국당)-문재인(더불어민주당) 후보간 공방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홍준표 후보의 노 전 대통령 뇌물수수 추궁에 시종 논리적으로 답변하지 못했고 홍 후보의 공격에도 “그 말 책임질 수 있느냐”며 엉성한 협박으로 응수했다.
특히 문 후보는 “노 대통령이 뇌물을 수수한 사실을 몰랐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검찰수사 발표마저 부인하고 말았다.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해할 수 없고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었다.
다음은 2017년 4월 13일 SBS 대선후보 1차 TV토론 당시 일문일답이다.
홍준표 : 640만불 노무현 대통령 (일가) 뇌물 수사할 때 같이 있었으면서 몰랐습니까.
문재인 :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뇌물받았다고 말씀하신 겁니까.
홍 : 그렇습니다.
문: (시종 웃으며) 예…… 아닙니다. 그리고 그 말씀은 (손짓을 하며) 책임지셔야 합니다.
홍: 아니 책임을 지다니,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발표한 겁니다. 중앙수사부에서 발표한 것은….
문: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홍: (노 전 대통령이 뇌물을 수수한 사실을) 알았습니까. 몰랐습니까.
문: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저는 또 알지 못하는 사실입니다.
홍: 아니, 알았습니까. 몰랐습니까. 계좌까지 다 나왔습니다.
문: 몰랐습니다. 그 말씀 책임지셔야 합니다.
홍: 그러면, 그것(노무현의 뇌물수사 검찰수사 내용을) 몰랐다면 박근혜 대통령 욕하면 안 되지요.
문: …(침묵)
홍: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을 몰랐다 잖아요. 최순실은 밖에 있고 우짜다[어쩌다] 청와대에 왔다갔다 했고.... (그런데, 당시 문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과) 같이 붙어 있었잖아요.
문: (웃으며 입만 달싹달싹 한다.)
홍: 같이 붙어 있었으면서 몰랐다고 주장하면 그게 면책이 되고,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과)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최순실이) 우짜다[어쩌다] (청와대에) 들어왔다는데, 지금 감옥에 들어갔어요.
문: 홍준표 의원님. 검사 출신 아닙니까.
홍: 가만히 있어 보세요.
문: 대한민국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두 번이나 구속했는데, 부정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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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뇌물수사에 대한 검찰 발표를 부인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를 홍 후보가 부인하는 식으로 되레 몰아세웠다. 지금 생각해봐도 투박한 말싸움이었다.
어쨌든 문재인 후보는 TV토론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와 관련한 검찰수사 발표를 전혀 알지 못한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정말 ‘변호인 문재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사실을 몰랐던 것은 아닐까. 변호인으로 아무 역할을 하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의뢰인 노 전 대통령을 방치, 방관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선후보 토론 당시 "(검찰수사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한편, 이인규 변호사는 《월간조선》 4월호를 통해 자신의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조갑제닷컴 간) 의 일부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