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8:16~22
◈ 새번역 ◈
16 야곱은 잠에서 깨어서, 혼자 생각하였다. '주님께서 분명히 이 곳에 계시는데도, 내가 미처 그것을 몰랐구나.'
17 그는 두려워하면서 중얼거렸다. "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가! 이 곳은 다름아닌 하나님의 집이다. 여기가 바로 하늘로 들어가는 문이다."
18 야곱은 다음날 아침 일찍이 일어나서, 베개 삼아 벤 그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19 그 곳 이름을 베델이라고 하였다. 그 성의 본래 이름은 루스였다.
20 야곱은 이렇게 서원하였다.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계시고, 제가 가는 이 길에서 저를 지켜 주시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시고,
21 제가 안전하게 저의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시면, 주님이 저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며,
22 제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며,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모든 것에서 열의 하나를 하나님께 드리겠습니다."
◈ 묵상 Point ◈
(출처 : 묵상과 설교 / 성서유니온)
1) 하나님의 동행과 임재의 여정
하나님께서는 다시 벧엘로 돌아오는 그날까지 동행하고 지키겠다고 약속하신다. 야곱은 혼자인 줄 알았는데 하나님께서 여태 같이하고 계셨음을 알게 된다. 인간적인 지혜와 모략과 눈에 뵈는 자원만으로 스스로 자기 인생 만들기를 포기하지 않는 야곱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하나님의 끈질긴 임마누엘의 사랑뿐이다. 축복은 내가 내 힘으로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와 동행으로 주어지는 것임을 알 때까지 야곱의 여정은 스스로가 고통스럽게 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2) 더 깨질 것이 남은 야곱의 여정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한 야곱은 그곳을 하나님의 전이요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고 고백하고, 성전 기둥을 세우듯 베개로 쓰던 돌을 세우고 기름을 발라 구별하고, 그곳 '루스'를 '벧엘'로 부른다. 벧엘에서의 하나님과의 만남은 그의 삶 전체를 지탱하는 기둥이 될 것이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대로 가고 오는 이 여정을 안전하고 넉넉하게 지키시면 자신도 하나님을 위해 전을 세우고 십일조를 드리겠다고 서원한다. 자신의 미래를 이 벧엘에서 만난 하나님께 결박해버린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만약 ~하면"이라는 조건이 붙은 신앙이었다. 더 깨지고 버리고 변해야 할 것이 남은 야곱이었다.
◈ 설교 / 아버지 집을 떠나 홀로 선 야곱 ◈ 창세기 28:10~22
(출처 : 생명의 삶 플러스 / 두란노)
야곱은 안전하고 풍족한 아버지의 집을 떠나 두렵고 낯선 땅을 향해 발을 내딛습니다. 부모의 품을 떠나 '홀로서기'에 들어선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야곱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도 신앙의 여정에서 '홀로서기'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홀로 서는 과정 속에서 하나님의 도우심과 함께하심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야곱은 이삭의 축복을 받은 후에 아브라함이 떠나온 하란을 향해 먼 길을 떠났습니다. 날이 저물었고, 낯선 들판에서 차가운 밤이슬을 맞으며 딱딱한 돌을 베개로 삼아 잠을 청해야만 했습니다(10~11절). '돌을 베개로 삼았다'는 것은 ‘돌을 곁에 두고 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광야의 짐승과 강도들이 두려워 무기가 될 만한 것을 품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버지 집을 떠난 야곱의 모습은 마치 아버지 하나님을 떠난 인생을 보는 듯합니다. 하나님의 품을 떠난 인생은 온갖 위험에 노출된 채 고달프고 외로운 길을 걷게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품에 머물러 있어야 안전합니다. 오직 아버지 하나님 안에서만 참된 안전과 쉼이 있고 영원한 생명이 있으며 소망과 만족이 있습니다.
야곱은 꿈속에서 하나님을 만납니다. 하늘까지 닿는 사다리와 그곳을 오르내리는 천사와 그 위에 서 계시는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약속, 즉 땅과 후손의 약속을 야곱에게 주심으로 그가 언약의 상속자임을 확인시켜 주십니다(12~14절). 야곱이 지금까지 저지른 일과 지금의 모습을 볼 때, 하나님이 먼저 그를 찾아와 약속을 주셨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은혜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은 택하신 백성을 버리지 않으시고 먼저 찾아오십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의 여정이 끝나는 그날까지 동행하시고 지켜주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이십니다.
야곱은 깜짝 놀라 잠에서 깼고, 하나님이 그곳에 계시고 그와 함께하셨음을 알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베개로 사용했던 돌을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곳을 ‘벧엘’ 곧 ‘하나님의 집’이라고 이름 짓습니다(16~19절). 야곱은 하나님이 광야뿐 아니라 어느 곳에나 존재하시는 분임을 고백한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편재하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우리를 지키시며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야곱은 벧엘이라 이름한 곳에서 하나님께 서원합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심으로 약속하신 것을 지켜 주신다면, 하나님을 위한 예배의 처소를 마련하고, 하나님이 주신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드리겠다는 서원입니다(20~22절). 하지만 야곱은 이 서원을 곧바로 지키지 못합니다. 밧단아람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고 돌아온 후에 세겜 땅에서 딸이 강간을 당하여 아들들이 세겜 족속을 말살하는 사건을 벌였을 때 하나님이 나타나 벧엘로 올라가라고 명하신 이후에야 비로소 벧엘로 올라가 서원을 지켰습니다. 야곱 스스로 서원을 이행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하나님이 말씀하심으로 서원을 이행했던 것입니다. 서원을 이행하는 것도 우리 의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함을 깨달아야 합니다.
야곱은 아버지 이삭조차 경험하지 못한 낯선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비록 여전히 신앙이 미숙한 모습이 남아있지만 하나님은 그런 야곱을 세우고 사용하실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야곱을 닮은 모습이 많이 있습니다. 매순간 두려움 많고, 조급해하고, 쉽게 하나님의 약속을 저버립니다. 하지만 야곱 같은 우리를 하나님은 끝까지 지키시고 인도하셔서 마침내 벧엘에 이르게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