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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이 시릴 정도로 춥고 매서운 바람이 불어 주말임에도 집안에 웅크리고 앉아서 베란다를 통해 보이는 하얀 세상을 쳐다보고 있던 연희, 눈을 통해 보이는 세상은 온통 하얗고 앙상하게 남은 나뭇가지들과 창문을 흔들 정도로 불어대는 매서운 바람들뿐이었다. 집 안에는 시계가 움직이는 소리만이 들릴뿐 사람의 움직임 소리는 어느곳에서도 들리지 않았다.
연희는 중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한날 한시에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다. 그 후로 19살이 된 지금까지 함께 살자던 친척들의 손길을 뿌리치고,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에서 홀로 지내고 있었다. 유난히 밝고 말이 많았던 연희는 부모님을 여의고 부터 입에 자물쇠를 채우고, 단 한 차례도 얼굴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창 꽃이필 나이에…….
조용하던 아파트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지고 있었다. 소리치는 사람들, 물건들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하며 엄청난 소음을 내며 연희의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누가 옆집으로 이사를 오는 모양이었다. 자리에 앉아있으려다 너무 소란스러워 결국 방으로 들어가 외투와 목도리를 칭칭 목에 감고 집을 나오고 말았다.
문을 닫고 나오자 옆집 809호 문이 활짝 열려선 이삿짐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다시 시선을 거두며 현관문을 닫고 이사중인 집에는 관심없이 목도리에 얼굴을 묻으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차갑게 얼어붙은 버튼을 누르고,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띵-.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간 연희가 닫기 버튼을 누르려하자 한쪽에서 남자의 소리가 들려왔다.
" 잠시만요! "
목도리에 얼굴을 묻은 채로 멈춰있자 목소리의 주인공이 빠르게 달려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다시 문이 닫혔다. 1층 버튼을 누르고 도착하기를 기다리려하는데 옆에 있던 남자가,
" 안녕하세요? "
" ? "
연희는 고개를 돌려 소리의 근원지로 시선을 돌렸다.
" 808호에 사시죠? 이번에 809호로 이사왔습니다. "
" ……. "
" 앞으로 잘 지내요. "
남자가 무안할 정도로 무표정하게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던 연희가 목도리에서 얼굴을 빼며 날카롭게 쳐다보았다. 눈동자가 마치 겨울 바람이 새차게 불어 얼어 붙기라도 하듯 꽁꽁 얼어붙어있었다.
" 저 아세요? "
라는 딱딱한 말에 남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연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이어진 말은 남자를 뻥지게 만들었다.
" 모르는 사람이랑 말섞기 싫어요. "
" 네? "
" 말 걸지 말시라구요. "
" 아,아…….
그러더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뻥져있던 남자를 두고 내려버렸다. 남자는 민망하고 놀라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조차 까먹었고, 문이 반쯤 닫히자 그제야 버튼을 누르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저쪽으로 사라지고 있는 연희를 보며 어이없다는듯 미소를 짓는 이 남자.
" 말 두 번 걸면 뺨이라도 칠 기세네. "
이것이 연희와의 어이없는 첫 만남이었다. 809호로 이사를 온 이 사람이 이 지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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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온 연희는 새찬 바람에 몸을 잔뜩 웅크린 채로 아파트 단지에 있는 놀이터로 향했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매일같이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바람에 홀로 삐걱이며 움직이던 그네에 몸을 앉히고 발을 이용해 천천히 그네를 흔들었다. 이번 겨울은 다른 날보다 더 춥고, 길게만 느껴졌다.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휴대폰이 정신없이 울려대자, 꺼내어 액정을 확인해보았다. [ 정일우 ] 연희의 유일한 소꿉친구에게 걸려온 전화였다. 주머니에서 꺼낸 손이 어느새 차갑게 얼어가고 있었다.
- 여보세요.
- 주말인데, 뭐하고있어?
- 그냥, 놀이터에 나와있어.
- 날도 추운데, 내가 갈까?
- 번거롭게 뭐하러 와, 그냥 집에 있어.
-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 기다려. 오빠가 붕어빵 사서 금방 갈게.
- 됏…
뚜뚜뚜-. 이미 전화는 끊겨져 있었다.
" 쓸대없이……. "
종료 버튼을 누르고 다시 주머니에 휴대폰을 구겨넣었다. 시선을 아래로 내려서 꽁꽁 얼어서 돌덩이처럼 단단해진 모레를 발로 툭툭 건드렸다. 오늘따라 유난히 바람이 새차게, 더 차갑게 부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연희는 흘러 내려오는 머리가 귀찮았는지 손목에 있던 머리끈으로 길게 내려오는 머리를 하나로 잡아서 묶어버렸다.
" ……. "
아까 자신에게 이웃이 되었다며 인사를 하던 남자가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이내 그 사람에게 향해 있던 시선은 바닥으로 돌아왔다.
" 오빠 왔다. "
연희의 어깨를 툭 치며 옆에 남아있던 빈 그네에 앉으며 웃어주는 아이, 연희의 오랜 친구 일우였다.
" 뭐하러 왔어. "
" 이 칼바람을 뚫고 붕어빵까지 사왔더니 한다는 소리하곤. "
" 붕어빵 사오라고 한적 없어. "
" 에후, 너한테 뭘 바라겠냐. "
연희는 일우를 한 번 쳐다보다가 다시 시선을 정면으로 고정시켰다. 몇 개월 전만해도 푸른 잎으로 가득해서 풍성한것이 보기 좋았던 나무가 그 잎들을 다 잃고 쓸쓸하게 바람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었다. 이래서 겨울이 질리도록 싫었다. 모든것을 앗아가는 이 겨울이…….
" 너 오늘 한끼도 안 먹었지? "
" 먹었어. "
" 거짓말하네, 삐쩍 말라가지고. "
" 먹었다고. "
일우는 한숨을 쉬더니 자리에서 잠깐 일어나 하얀 봉투에서 붕어빵 한 개를 꺼내서 연희에게 내밀었다. 연희는 생각이 없는지 주머니에 넣어둔 손을 꺼내지 않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모습에 인상을 살짝 찌푸리던 일우가 그대로 붕어빵을 연희의 입에 넣어버렸다.
" 돈 들여서 사온거야. 남기지 말고 먹자. "
" ……. "
연희는 일우를 향해 인상을 찌푸리다가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붕어빵을 잡았다. 한 입 베어무니 따듯한 김이 모락모락 올라 오면서 앙꼬의 달콤함이 혓바닥에 닿았다. 일우는 말주변이 없어진 연희의 곁에서 언제나 조용히 머물러 있어주었다. 예전엔 한 시도 조용히 있지않고 떠들며 수다를 떨던 아이가 이젠 벙어리마냥 말주변이 없어져버렸다. 일우는 언제나 그런 연희가 걱정되고 안쓰러웠다.
" 내일 아침에 데리러 올까? "
" 뭐하러. "
" 말하는것 봐라. "
" 혼자 갈래. "
" 이젠 그냥 말하지 말고 와야겠다. "
" 번거롭게 그러지마. "
" 네가 번거롭냐? 내가 번거롭지. "
" 그럴 시간에 학교에가서 책이나 더 봐, 아줌마가 너 성적 안오른다고 속상해하셔. "
"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야. "
" 맨날 그 소리. "
" 아니면 넌 공부 잘하니까 내 선생님 해줘. "
연희가 일우를 물끄러미 보다가 한 마디를 뱉었다.
" 그냥 하지마. "
" 그래, 나한테 공부는 강요하지마.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두 사람의 코끝이 빨갛에 물들여져 있을 무렵에 그네에 앉아있던 연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옆에 같이 앉아있던 일우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 들어가게? "
" 응. "
" 잘 생각했어, 이렇게 찬 바람 부는데 오래있으면 감기들어. "
" 너도 이제 그만 가봐. "
" 데려다 줄게. "
" 집이 너무 멀지? 됐어. "
" 뉴스도 안보냐?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거야. "
" 됐어. 혼자갈래. "
" 자자, 갑시다. "
일우는 연희의 어깨를 짚으며 앞으로 밀었다. 연희는 한숨을 내쉬며 어쩔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파트 단지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에 오르자, 좀 전에 인사를 건네었던 지훈이 문득 떠올랐다. 다른 사람이 뭘하든 관심없던 연희로선 신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 이제 그만 가. "
" 응응. 내일 학교에서 보자. "
" 끄덕끄덕. "
" 저녁 챙겨 먹고, 갈게. "
일우가 손을 흔들며 엘리베이터에 다시 오르자 연희는 고개를 한 번더 끄덕였다. 문이 닫히자 목도리에 얼굴을 숨기며 돌아서서 복도를 걸었다. 그 때, 809호의 문이 열리며 좀 전에 만났던 지훈이 두 손 가득 박스를 들고 나오고 있었다. 연희는 목도리에 얼굴을 더 푹 넣으며 걸어갔다.
" ……. "
808호 앞에 서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연희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지훈은 좀 전의 일을 생각하며 피식하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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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교복을 입고 그 위에 하늘색 코트를 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장갑을 끼고서야 학교갈 준비가 끝이났다. 아침에는 더 춥기에 무장을 하고 나가야 하루를 따듯하게 보낼 수 있었다. 아파트를 나가서 꽁꽁 언 바닥을 밟아가며 학교를 향해 걸어갔다. 조금씩 내리는 눈이 연희의 검은 머리카락에 떨어져내렸다.
찬 바람에 몸을 웅크린채 학교를 향해 걷기는 15분째 다른 학생들이 걸어가는 모습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시끌벅적하게 친구들을 만나서 주말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며,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하는 학생들과 대조적인 연희는 말없이 교실에 도착할 때까지 목도리에 얼굴을 묻은 채 묵묵히 걷기만했다. 교실로 들어서니 난방이 잘 되어있어서인지 얼었던 몸이 나른해지면서 따듯해져갔다. 가방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 자리에 앉자마자 기다렸다는듯 뒷문이 열리며 일우가 들어왔다.
" 아침에 나 기다렸지? "
" 그 짧은 시간에 미친거지,네가 "
" 아침부터 말 곱게도 하네. "
연희는 일우를 한 번 쳐다보다가 장갑과 목도리를 벗어서 무릎 위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앞에 앉아서 연희를 쳐다보고 있던 일우가 책상으로 무언가를 내밀었다.
" 춥지? 이거 손에 쥐고있어. "
" 교실 안이 찜질방이야. "
" 너 주려고 쌔벼왔어. "
결국 연희는 일우가 건네준 손난로를 손에 쥐었다.
" 어때? 따듯해? "
" 물렁거리는게 짜증나. "
일우가 대답했던 답은 아니지만 살랑이는 대답도 아니었지만 일우는 뭐가 좋은지 실실 웃어댔다.
" 담임 올 시간이야. 들고 가. "
" 응, 그럼 이따가 보자. "
" 그냥 네 책상이랑 의자 가지고 이리오지? "
" 안 그래도 그렇게 말했다가 담임한테 뒤지게 맞았어. "
" 으휴-. "
" 헤헤, 이따가 보자. "
일우는 손난로를 쥐고 자리에서 일어나 뒷문을 열고 사라질 때까지 두 손을 번쩍 들고 흔들어댔다. 일우는 저런 아이었다. 연희가 아무리 싸가지 없게, 냉랭하게 말해도 웃어주고 넘어가주는 오랜 친구이자 참 고마운 친구였다. 문득 일우를 볼 때마다 살아 생전 아버지가 떠올랐다. 유난히 일우를 좋아했고, 연희의 남편감으로 점을 찍어두고 계셨던 분이셨다.
" 후……. "
아침부터 괜한 생각이 들어서 기분만 울적해져버리고 말았다. 얕게 한숨을 내쉬며 목도리와 장갑을 가방에 넣고, 자습서와 펜등 수업에 필요한 것들을 책상에 늘어놓았다. 손에 샤프를 잡았는데 아무것도 쓰고싶지가 않아서 결국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 아침부터 무엇을 알리려는지 바람이 요란스럽게 불며 나뭇가지에 쌓여있던 눈을 털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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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3층에 있는 교무실이 떠들썩했다. 새로 전배를 온 젊은 선생들이 몇몇있었기 때문이었다. 노총각, 노처녀 선생들의 눈이 유난히도 빛나고,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 중에 여 선생에 둘러싸여서 해맑게 웃고있는 지훈이 보였다. 회색 셔츠 위에 초록색 니트를 걸친 모습이 단정하고 저절로 호감을 갖게 만들었다.
" 첫 수업이 저희 반이네요. "
" 그래요? 3학년 4반이죠? "
" 네, 아마 미술실 청소도 저희 반 애가 할거에요. "
"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지훈이 웃으며 말하자 대화를 하고있던 여 선생님이 소리내어 웃었다. 지훈은 오늘부터 성일 고등학교 미술선생님으로 전배를 오게되었다. 다른 선생님들과 짧은 대화를 마치고, 각자 반으로 조회를 하기위해 선생님들이 교무실을 나서기 시작했다. 지훈도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책상을 정리했다.
" 처음 뵙는 분인데, 전배 오셨어요? "
조금 전부터 교무실을 배회하던 몇몇 여학생들이 쪼르르 달려와 물었다. 지훈은 여학생들에게 의자를 돌리며 웃음으로 답했다.
" 오늘부터, 잘 부탁한다? "
" 꺄악- 드디어 꽃돌이가 왔네. "
옆에서 듣고 있던 학생의 말에 지훈이 고개를 갸웃거렸고, 학생들은 지훈에게 잠시의 틈도 주지 않고 질문을 퍼부었다.
" 과목은요? 설마, 과학이나 수학 따위는 아니죠? "
" 큭-. "
" 난 과학자나 수학자가 될 자신이 없는데, 쌤은 무슨 과목이에요? "
지훈이 손을 입을 가리며 잠시 웃다가 답했다.
" 다행이네, 선생님은 미술이야. "
" 이것이 바로 안성맞춤이라는 거지요. "
네 명의 여학생들은 돌아가면서 지훈을 웃겨주고 있었다. 하는 말마다 모두 웃기고, 어이없는 말들이었다. 지훈에게 호감이 있음을 전혀 숨기려하지 않고 오히려 더 알리려고들 난리였다.
" 제가 저희 반에 제2의 고흐입니다. "
" 영광인데? "
" 앞으로 저희 반 미술 과목의 평균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
" 야야 수학 평균은 다 깍아 먹는 아가 무슨 평균을 책임져! "
뒤에서 내내 듣고 있던 중년의 수학 선생님이 결국은 참지 못하고 폭발을 하셨다. 지훈이 힐끗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 쌤. 마트에서 물건사면 직원이 함수로 계산해요? "
" 니 함 오늘 혼나볼래?! "
수학 선생님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네 명의 학생들은 도망가듯 지훈에게 멀어지며 소리쳤다.
" 저희 반에 수업하러 오시면 꼭! 저희랑 친하다고 하세요! "
" 점심 시간에 옆자리 찜했어요! "
" 다치지 않게 걸어가~ "
지훈의 멘트에 학생들이 뛰어가다가 쓰러질듯한 모션을 취하며 교무실에서 사라졌다. 전에 있던 학교에서도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끈질기게 쫓아다니던 녀석들이 있었지만 귀찮거나 짜증이 난 적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그저 귀엽고 예쁘게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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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돌아와서 주변이 시끄럽다 못해 개판이 되어도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책을 읽는 연희, 뒷문에 기대서 책을 읽는 연희를 방해할까 들어가지 않고 지켜보고 있던 일우는 뭐가 좋은지 아침처럼 웃으며 쳐다보았다.
" 진짜 예쁘지? "
" 누구? "
" 연희. "
" 간수 잘해라. 몇몇 놈들이 이쁘다고 눈독 들인다더라. "
" 누가? 몇 반이야? "
일우의 물음에 친구는 웃으며 메롱을 연신 뱉으며 복도로 빠르게 사라져갔고, 일우는 안면을 잔뜩 찡그리며 뒤따랐다.
" 야!!몇 반이냐고!!! "
뒷문에 서있던 일우가 사라지고 몇 분후, 수업이 다시 시작됨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노래를 듣고 있던 연희는 그 종소리 마저 듣지 못하고 책에 몰두하고있었다.
드르륵, 앞 문이 열리며 선생님이 들어왔고 아직 그것을 모르는 연희는 책을 읽었고, 이어폰에서 들려오던 노래가 끝날즘 소리가 작아졌을 때 반 여자애들이 엄청난 소리를 지르며 난리를 피우는 소리에 자연스레 미간을 찌푸리며 귀에 꽂혀있던 이어폰을 빼고 고개를 들었다.
교탁 앞에 서서 여학생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으며 웃고 서있는 저 선생님이, 학교에선 처음보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낯설어야 맞는데…어쩐지 낯이 익었다. 어디에서 본 듯한 저 얼굴, 웃는 얼굴…….
" !! "
순간 손에 들려있던 이어폰을 손에 놓쳐버렸다. 눈이 동그레졌고, 입이 벌어진 걸로 봐선 연희 딴에는 엄청,많이 놀란것 같았다.아직 뒤에 앉아서 지훈을 보고 경악한 연희를 보지 못한 지훈은 너스레를 떨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 오늘부터 성일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으로 전배를 온 이지훈이라고 한다. "
" 꺄아아아아악-!! "
" 앞으로 미술 시간에는 선…?……. "
지훈의 멘트가 순식간에 끊기고, 곧 연희와 같은 표정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많은 학생들을 뚫고 마주하고 있었다. 그런 그를 쳐다보다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신이 했던 말이 생각났고, 저 선생님이 자신의 옆 집에 산다는 사실도 함께 생각났다.
" 자,잘 부탁한다. "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시선은 여전히 연희에게 따라붙어있었다. 그런 그의 시선이 내키지 않았는지 연희는 벌어진 입을 다물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는지…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얼마 후,
" 그럼 이름이랑 얼굴을 봐야하니까 번호순으로 부르면 대답해. "
" 선생님! "
" 응? "
" 이름 한 번 불러주세요! "
" 그럴까?그럼? "
그의 말 한마디에, 미소 한 번에 여학생들은 자지러지듯 쓰러졌다.
" 26번 김 소미. "
" 네, 소미 여기있어요, 선생님~ "
지훈이 출석부 사진을 보고, 소미라는 학생을 쳐다보았다. 엄청난 포샵이 빗은 비극이었다. 두 사람이 지훈을 쳐다보는 기분이랄까.
" 27번 한 주라. "
" 선생님. 주라라고 불러주세요. "
" 주라야? "
" 끼약-! "
그들의 엄청난 호들갑이 달갑지 않아서 인상이 찌푸려지고 짜증이 나야하는데 곧 자신의 순서라는 생각에 연희는 자기도 모르게 언젠가부터 떨고있었다. 이게 무슨 현상이란 말인가.
" 28번 이 연희? "
" ……. "
지훈의 부름에 연희가 대답이 없자 학생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연희에게 쏟아졌다. 지훈이 출석부를 한 번, 연희를 한 번 보았다.두 사람이 다시 한 번 눈이 마주쳤을 땐 지훈은 느긋하게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한 쪽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 28번 이 연희? "
" …네. "
피식하고 웃는 지훈의 웃음이 불만이었는지 연희는 곧 표정을 굳히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지훈이 다음 번호의 아이를 부르며 얼굴을 보았지만 어쩐지 시선은, 생각은 연희에게로 향했다.길다고 아우성치던 수업 시간이 오늘은 왜이리 빨리 끝나는지 엄청난 아쉬움을 토하던 아이들은 쉬는 시간 종이 치자 교실을 나가는 지훈을 따라서 함께 교실을 빠져나갔다. 앞으로 한 동안은 교직원 인기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것 같았다.
아직 지훈과의 충격적인 만남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펴놓았던 미술 교제를 여전히 올려놓고 있었다. 일우가 와서 앞에서 뭐라 뭐라 말을 하고있었지만 그게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이것이 두 사람이 선생님과 제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 * * * *
안녕하세요.
나는형수를사랑한다, 를 마치고 몇주일이 지났나요?
조금더 있다가 나타나려고 했는데 너무 오래 있다간 절 잊어버리실까봐
이렇게 조급한 마음으로 많이 미흡하고 부족한 작품을 가지고 다시 여러분
곁으로 찾아왔습니다. 두번째 작품이지만 첫화는 언제나 떨리고 뭐 그러네요.
후속작을 보시고 실망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겁이 나네요.
배경은 한 겨울입니다. 밖이 엄청 덥지요?
이 글을 쓰고있으면 전 마치 한겨울을 나고 있는것 같답니다.
이번 작품으로도 많은 분들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하신 점은 댓글이나 쪽지로 보내주시면 성심성의껏 답해드리겠습니다.
첫화니 작가글은 짧막하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업뎃쪽지 = 선생님
첫댓글 선생님. 옆집에 사는 남자가 선생님이라니!! 그것도 뭔가 이중인격을 가진듯한.....ㅋㅋㅋ 재밌는거같네요!ㅋㅋ담편기대할게요!
오오오오오~~지훈이굉장히부드럽고달콤하게나오는것같아요!!!! 기대많이되요
선생님//재미있을것같아요~!!!담펴기댕ㅅ~!!!
선생님/ 잼있어요^^ㅎ 담편도 기대할게요
선생님 지훈이가 넘 맘에 들어요~
선생님. 형수 열심히 챙겨보고 이제야 댓글 달아요~~~ 이번 소설도 기대하겠습니다 ㅋㅋ
선생님 다음편 기대할게요
선생님 잘 읽고 가요~~~앞으로도 기대되요~~~~
선생님 너무재밌어요!!!!
역시작가님짱!!형수도완전잼나게봤는게이번것도왕왕기대기대
잘보고가요.....ㅎㅎ 담편도 기대할께요
선생님 담편기대할게요~
재밌을거 같아요 ㅎㅎ 기대하겠습니다 ! !! ㅊㅊ
잼써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
재밋어욬ㅋㅋㅋ담편도 기대할게요
선생님 잘보고가여
선생님. 재밌어용 ㅋㅋㅋ
선생님 나형수 잼잇게밧는데 기대기대^^♥
선생님, 저두 연희만 보구 있음 겨울이 벌써 찾아 온 느낌이 들어요ㅋㅋ 잘봣어여~
선생님 -얼른다음편와주세요.기대되네요 ㅎㅎ 스타트 굿잡 입니다!!ㅎㅎ
아~넘 넘 기다렸어요,ㅎㅎ
선생님~~~~잘읽구갑니당ㅋㅋㅋㅋㅋㅋ
선생님!! 재밌는데, 오타 좀 고쳐주세요ㅠㅠ
선생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굿
선생님
재미있어요~~~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와 쩔어용 완전 재밌다
선생님 꺄 좋다좋아
선생님 지훈쌤 벌써부터 맘에 드네요 ㅋㅋㅋㅋㅋㅋㅋ완전훈남미술선생님!!!ㅋㅋㅋㅋㅋㅋ
선생님~♥ 꺄 쌤매력쟁이일듯..흐흐
선생님/ 첨부터 기대되네요
담편 기대되네욤^^ 담편 기다릴께요~
선생님
아제가졸업한학교등장햇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
1화의 시작을 알리듯 두근두근 벌써부터 시작되려나 보네요~~~ 선생님과 제자의 사랑 !!!!! 너무 좋아하는데 !!!!
추천과 함께 첫 댓글도 함께 남겨봅니다 ~~~~ 항상 업뎃하시는 그 날과 함께 댓글과 추천도 항상 가지고 올게요~!!!
작가님의 소설 화이팅 입니다!!!!! ㅎㅎ
선생님~ 이번 작품도 열심히 정독하겠습니다^^
선생님! 담편두 기대하겠습니당 ㅎㅎㅎ~
선생님!! 와웅
선생님 나는형수를사랑한다에 이은 대박인 듯 싶네요!!!
선생님 / 운좋게 첫편부터보게되ㅆ ㅓ여!! 너무재밋을꺼같애여~^^
선생님
헤헤 재미있어요 ~~
선생님.. 에쿠.... 담편 달려갑니다
애달퍼님컴백하셨네요!!!!!!!!!!!!오예!!!!!!!!!!!!!!!!!!!!!!!
선생님...아주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업쪽보구 달려왓숨당^.^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않는군여!!ㅎㅎ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열혈독자가 될거라는 신호탄에서 남길게요. 잘읽었습니다^^
재미있봤어요!얼른다음편봐야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