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엠아이(who am i?)'
간혹 깊은 밤 잠자리에 들었을 때에, 고요한 정적 가운데에서 멀리서부터 달려
오는 자동차 소리가 점점 가까히 다가와서는 다시금 점점 멀어져 가고 난 후 다
시 밀려드는 고요한 정적을 느낄 때가 있다 ...
이 - <고요한 정적> - 무성(無聲)이 바로 - 모든 소리 - 유성(有聲)을 구분하고
들어서 아는 나 자신의 영원불변하는 주체인 것이다.
또한 나 자신에 있어서 세모와 네모와 동그라미와 이쁘고 못나고 젊고 늙은 것
등을 보아서 아는 주체는 세모도 네모도 동그라미도 이쁜 것도 못난 것도 젊은
것도 늙은 것도 아닌 무형(無形)니다.
또한 큰 소리나 미세한 소리 새 소리나 자동차 소리 등을 들어서 아는 주체는 큰
소리도 작은 소리도 새 소리도 자동차 소리도 아닌 무성(無聲)이다.
또한 향내와 비린냄세를 맡아서 구분하여 아는 주체는 그 어떤 냄세에도 속하지
않는 무향(無香)이며,
또한 단 맛이나 쓴맛을 맛보아 아는 주체는 단맛도 쓴맛도 아닌 무미(無味)이며,
또한 부드럽다거나 거친 것을 감촉하여 아는 주체는 부드러운 것도 거찬 것에도
속하는 것이 아닌 무촉(無觸)이며,
또한 이런 저런 뜻을 세우거나 이런 저런 이름(名)을 구분하는 주체는 그 어떤 뜻
에도 이름에도 속하지 않는 무의(無意)와 무명(無名)이며,
또한 이런 저런 생각과 슬프고 기쁘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일으키는 주체
는 그 어떤 생각에도 그 어떤 감정에도 속하지 않는 무념(無念)과 무정(無情)이라
는 것이다, (실재로 우리의 몸이 건강 할 때에는 자신의 몸을 의식하지 못하고, 환
경에 변화가 없을 때에는 주변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처럼 형상도없고, 소리도 없고, 냄세도 없고, 맛도 없고, 감촉도 없고, 뜻도 없
고 이런 저런 생각도 없고, 슬프거나 기쁜 감정도 없고, 이름도 없는 <이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속하지 않은 나 자신의 주체>가 보고 듣고 냄세맏고 맛보며 촉감
하고 뜻을 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이름을 구분하고, 울고 웃고, 생존하고자
하고, 사랑하고 미워 한다는 것인데, 이 같은 인간의 감수작용을 마음(心)의 뜻
(意)에 따르는 의식(識)의 작용이라고 하고, 이렇게 아무 것에도 속하지 않은 마
음의 주체를 <영원불변부동하는 마음자리 또는 영원불변부동하는 마음의 자성(
自性)>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조용한 때에 어떤 소리가 들렸다가 사라지는 것이나, 모기가 날아와
서 물어서 가려워 진다던가, 아이스크림이 달게 느껴진다거나, 갑자기 배가 고파
지는 것을 느낄 때에, 식사를 하고 나면 배고픔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나, 갑자기
배가 살살 아파 온다거나 그래서 약을 먹고 아픈 증상이 없어지는 것 등은 모두
아무런 의식내용이 없는(무심 무녕)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인간의 의식작용에 있어서 영원불변하는 부분이란 바로 이 같은 아무 것에도 속
하지 않은 마음의 자성 한 가지 뿐인 것이고, 따라서 이 마음의 자성은 생겨나거
나 없어지는 것(不生不滅)도 아니고, 불어나거나 줄어드는 것(不增不減)도 아니
며, 더럽다거나 깨끗한 것(不垢不淨)도 아닌 것이다.
이에 대해서 선어록(禪語錄)에서는 "마치 하늘에 구름이 일어났다가 어느듯 없어
지듯 머문 자취를 남기지 않으며, 물에 그림을 그리듯 하여 나지도 멸하지도 않으
니 이것이 대적멸이다.(如天起雲 忽有還無 不留碍跡 猶如畵水成文 不生不滅 是大
寂滅)라고 설하고 있다.
이 처럼 우리의 마음과 의식활동은 의식이 없는 몸과 환경 사이에서 내부로부터
의 어떤 욕구와 또 외부의 어떤 변화에 대하여 무심과 무념의 고요한 정적이 고
요한 정적이 되기 위해서 고요한 정적을 중심으로 고요한 정적을 목적으로 운동
하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나(自我)라고 하는 육체는 어머니 태에서 출생하면서부터 늙어서 죽을 때
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아이에서 노인까지 늙어가는 것이겠지만, 그 불변하는 성질
을 보면 다만 언제나 <고요한 정적>이 있을 뿐이므로 이를 <무아(無我)>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의 무아는 생겨나서 늙어 병들어 죽는 자아에 대하여 영원불변(常)하
여 즐거우므로(樂) 참나(我)이고 우주 그 자체(淨)인 것으로서 참 자아를 뜻하는 것
이다.
우리는 흔히 '후엠아이(who am i?)' 라고 하면서,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하곤한다.
그 누가 이 질문에 대해서 알기 쉽게 그 어떤 어려운 이론이나 상상이나 학문을 가
져다 대지 않고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라고 할 때에, ... 그 어떤 권위나 학설에도
깨끗하게 맞설 수 있는 사실 그대로의 자신의 몸과 마음을 직접 관찰하여 얻어 낸
해답이라고 생각되어 이렇게 그 내용을 공유하고자 글을 올리는 것이다.
이 글을 공유하는 것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이 생각이나 권위나 상상 같은 것을 벗어
나서 직접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통해서 영원불변의 참 나를 찾을 수 있었으면 하
는 바람이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