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비가 안 내려서 땅이 쩍쩍 갈라지고 이러면, 인신공양을 해서 신의 노여움을 풀겠다던 개짓
그리고 신령님 전에 빌어서 아들 좀 점지해주십사...하는 따위 들만 미신인가?
과학적 근거나 그 어떤 필연적인 합리성이 결여된 채로, 거부할 수 없는 절대적인 기준을 잘못 상정해놓는다면 그게 미신이 아닐까-
공부 오래 하면 점수가 많이 오른다는 건 누가 말해서 생긴 미신일지 생각해봤어-
그리고 나의 수험생활(벌써 6년전이구나...히밤)도 돌아봤구-
참고로 나는 밤에 3시간 정도 잤던거 같아- 모자라는 잠은 학교에서 밥 먹고나서 축구 한 판 때리고 자고(고3때는 축구도 접었어) 수면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교보문고에서 "4시간 수면법"이라는 책도 사서 봤어(3시간 수면법이랑 5시간 수면법도 다 따로따로 있더라 ㅎㅎ)
하지만 잠을 줄여가면서 공부만 한건 아니야..
디아블로를 고3때 접으려고 했었는데...그 때에 패치가 되버리면서 The lord of destruction이 나와서 끊을 수가 없었어- 바알을 매일밤 수십번 씩 죽여야 했거든-
바알을 수십번 죽이고, (난 쏘서 캐릭은 없어서 메피 사냥질은 그닥 좋아하지 않았어) 미친소 수만 마리를 도살하면서 밤에 3~4시간을 꼬박꼬박 써줬기 때문에 잠을 못 잤어-
공부는 학교에서 수업은..고3때부터는 거의 하나도 안 들었어- 수업 끝나고 헷갈리는 문제만 찾아가서 질문을 하는 수준이었지-(내 페이스 공부 하느라고 그랬어)
학교에서 야자 전까지 총 공부시간은 50 x 4(200분)정도 된거 같아(7~8교시 중에서 반 정도는 내 공부 빡시게 했지- 나머지는 쉬었어 1교시 공부하면 2교시 쉬고 3교시 공부하고나서 4교시 쉬는 식으로)
그리고는 학원에 갔다가(하루에 3시간인데 1주일에 3번 나갔어) 과외는 1주일에 3번 받았는데 한 번에 2시간 씩이었지
매일밤에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은 3시간 정도(혼자서 모의고사 풀어보고 모자라는 과목 텍스트 펼쳐보고 그랬지...하이탑 두꺼운거 ㅆㅂ) 였던거 같아
나는 나름 많이 공부한다고 생각하던 시간표인데..리플 다는 캐초중고딩들을 비롯하여 정체를 알수 없는 몇몇 훌리들은 발광을 하드만 아예...
미신이 왜 미신인지 알어? 가뭄이 들면 "정성이 부족해서" 들었고, 가뭄이 안 들면 "정성이 이번에는 꽤 됬나보네 ㄲㄲ" 하니까 미신인거야
양적으로 공부 시간을 늘려도 성적이 안 오르면 "정성이 부족"한거고, 그래서 더 시간을 늘리고 늘리고 하다보니 성적은 안 오르는데 하루는 24시간으로 한정되있고 미치겠지?
시간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고 누누이 말해도 알아먹지 못하고(알아먹을 의지가 없는건가...) 그저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하는 미신쟁이들 보면서 답답해서 몇 자 적어본다
내 친구 중에 싸이코 x씨라고 있었어- 고등학교는 다르지만 수학과 물리를 광적으로 잘하고 현역으로 서울대 의예과를 간 썩 공부를 잘 한 놈이었어
그 친구는 공부하는거 보면 더 가관이었지...나랑은 독서실 친구였는데 나보다 디아블로를 더 열심히 했어
바바는 종류별로 다 키우고...(칼바바 휠바바같은 보통 바바부터 심지어는 쓰로윙바바까지...물론 내가 키웠다고 말하는건 모두 만렙 캐릭을 말함;)아마 쏘서 다 만렙 1개씩 있었어(네크랑 팔라만 없더라 ㅎㅎ)
나중에 드루랑 어쌔신 나오니까 다 키우더만...(수능 전에 드루랑 어쌔신 만렙은 포기하더라 ㄲㄲ)
그 친구 학교생활은 내가 안 봐서 모르겠는데...적어도 방과 후 생활은 나보다 더 많이 놀면 놀았지 덜 놀진 않았어-
단지,
한번 책을 펼치면 옆에서 비행기가 지나가던 똥개가 똥을 싸지르던 모르는 아이였지- 다리를 떨거나 연필을 돌리거나 머리를 쓸어넘기는 따위 짓이 하나도 없던 걸로 기억해- 그냥 책과 하나가 되어버리는거야- 요새 와서 생각하는 거지만...그 새끼 공부할 때 옆에서 뇌파측정같은 거 해보면 알파파가 심하게 많이 방출될 꺼 같아
나도 그래서 그 친구의 집중력을 벤치마킹할려고 노력도 많이 해봤고 지금도 노력하는 중이야
하루 종일 책 잡고 앉아서 "정성을 많이 들였으니까~"이러면서 자위하면서 성적은 안 올라서 미신에 기초한 기대를 저버린 세상에 대한 불만을 떠들어댈래
아니면 공부 하기로 한 시간에 "하기로 한거 하는거"만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면서 좀 설렁설렁 공부할래
첫댓글 와...
이걸 누가 믿냐?
집중력은 의지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해력 또한 그런거 같다 -_-; 또한 머리나쁘고 체력딸리고 집중력 딸리는 사람의 시선에서 애기하자면 SKY는 나름 선택된 애들이 가는곳 같다..
그래도 집중해서 '하기로 한 거 하기만 했는데' 죽어도 안되는 새끼는 어쩔 수 없이 공부량을 늘리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위 글은 서울대 간 다소 특수한 인간(?)의 입장에서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