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삼일절을 맞아 우연히 알게된 사방구의 오래된 마을을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건축에 그닥 조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짧지 않은 시간을 청도에 살면서 이 사람들의 옛 것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떠났습니다. 사방구로...
이번 여행은 처음으로 자전거와 함께합니다.
자전거로 버스 정류장에 도착,
버스에 싣기 위해 이렇게 자전거를 접습니다. 소지하고 탑승을 원했는데 시외버스 통로가 너무 좁아 이 녀석의 자리는 짐칸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동하는 동안 안전해야하는데.... 버스가 덜컹일 때 마다 제 마음도 덜컹 거립니다. ㅋㅋ
청양 자자위엔에서 사방구까지의 이동은 지묵-청도 사이를 운행하는 시외버스에 맡겨봅니다.
사방구에 도착, 자전거를 내리고-펴고 샤방샤방 라이딩을 시작합니다.
'복'자를 재미나게 대문앞에 장식했길래 한 컷!
청도 과기대를 지나 청도시내로 달리는 길인데 주변 모습에서 잠시 한국분위기가 나길래 또 한 컷!
얼마즘 지났을까요? 삼거리를 지나는 길인데 한국의 시장분위기가 물씬나는 곳이 보여 찾아 들어갑니다. 초입에 해바라기씨를 즉석에서 볶아주는 노점이 보이길래 신기해서 담아봤습니다. 커피볶는 기계도 이렇게 만들면 재미날 것 같습니다. ^^
오즈의 맙소사에 나오는 양철인간에 빨란 페인트를 발라 놓은 모습..
시장의 분위기는 청양과는 다릅니다. 길게 늘어선 좌판에 싱싱하고 먹음직스런 음식들을 펼쳐 놓고 팔더군요, 일 자로 쭈욱 뻗은 모습이 재밌었습니다.
좁은 시장통을 지나 예전 마을의 모습이 남아있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지붕의 모양이 청양에서 보던 신식 가옥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용기내서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경계하는 눈빛에서 순간 용기를 잃고 동네 모습만 사진기에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좁은 골목에 깍아세운 돌담들이 다소 이채롭더군요.
예전에 청도 사람들은 이런 마을에서 살았습니다. 벽돌을 쌓고 돌을 쌓고 그 위에 세멘으로 덧칠을 하고,, 그 곳에 작은 창을 내고...
개보수의 흔적인지 원래 이렇게 계획을 하고 집을 지은 것인지... 벽돌의 크기도 각양각색...
재개발 중이라 곳곳에 염가로 방을 세놓는다는 문구가 걸려있더군요, 대부분 주변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임시주거지로 쓰이거나 떠나지 않고 그냥 눌러 살고 있는 원주민들....
마을의 중심에는 이렇게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간단한 생필품을 팔면서요,
사진 중앙에 보이는 것처럼 화려한 화장을 한 여성들이 가끔 보입니다. 골목 다른 켠에 서 있던 여성은 저를 보더니 손 짓을 하고, 젊은 총각들이 떼를 지어 킥킥거리며 지나가고, 무언가를 두리번 거리며 찾는 어른들의 모습에서 이 마을의 밤의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다시 마을을 돌아 대문이 열린 집을 보니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차우차우'가 보입니다. 성견은 아니고 아직은 강아지인 것 같습니다. 고녀석 자세히 보니 귀엽더군요...
마을 구경을 하고 돌아나오는데 '공중화장실'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마도 이 마을 구성 가구의 대부분은 화장실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마을을 나와 얕은 언덕을 넘어 청도 시내로 나가는 길입니다. 가로수들이 튼실해보이는게 조금 지나면 예쁜 모습으로 단장 될 것 같습니다.
오래된 나무들에서 뻗은 가지들은 이렇게 가끔 타의에 의해 절단될 운명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얕은 언덕이지만 힘차게 페달질을 해봅니다.
역시나 중국은 자전거 문화에 대해 관대해 보입니다. 곰간지의 큰맘이 아무리 느린 속도로 진로방해를 해도 크락숀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언덕을 넘어 한 숨 돌리고 늦은 점심 후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차창 밖에 스치는 다시 익숙한 거리의 풍경들을 보며 짧은 여행의 기억들을 정리해 봅니다.
처음해본 자전거 여행인데 꽤 재미있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쳤으면 느끼지 못하는 것들, 그 곳의 냄새, 그 곳의 지형, 그 곳의 시선,, 사물... 그리고 사람들.... 느린 속도로,, 느린 모습으로 제 기억의 한 켠에 자리 잡습니다.
-끝-
첫댓글 덕분에 정감있는 거리.집 구경 잘했습니다.
정말 한국의 어느시대 모습이 연상되는 골목이 있습니다.
가끔 건강을 위해 자전거 여행도 하시고 더불어 눈도 즐겁게 해주세요.
글과 사진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어렸을 때 사방구에서 사방치기했던 기억이..ㅎㅎ
이곳도 이제 재개발이 시작되어 곧 이 모습을 잃어버리게되겠군요.
밤에는 좀 위험할 것 같군요.구경 잘 했습니다.
전화했었는데, 꽌지네요? 발은 좀 괜찮으세요?
드디어 목발 안짚고 걸을 수 있는데 며칠 안으로 당구도 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ㅎㅎ
큰맘님,,그덩치에 빵구 안나?
멋진 사진 잘봤어요,,,
때가 때인지라 안부를 자꾸 여쭙네요? 감기는 좀 나으셨어요?
덕분에 구경 잘했읍니다 해보고 싶었는데 .....
우선 저의 자전거로...
자전거로 봄바람 맞으며 여유롭게 달렸군요. 구석구석 잘 구경했습니다.
아름다운 벽과 담들이 처참히 무너져 있고, 그 위에 쓰레기들이 수북히... 북경 후통의 풍경을 느껴보고 싶었는데요. 혹시 추천해주실만한 곳 없을까요?
베이징에서 10년 지내며 수없이 지나쳤던 풍경입니다.
도시개발의 명분으로 수백년 삶의 흔적- 후퉁이 사라져가지요..
지난 베이징 여행에서 후통을 가 봤는데요,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자는 캐치아래 상업화, 현대화로 인해 더 파괴한는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내공이 대단한 포스가 느껴 집니다!! 부지런히 타고 다니시면서 아름다운 추억이 잔뜩 쌓여 있는 중국 칭다오의 골목 풍경과 이야기를 듬뿍 담아 전해 주시길...
넵- 좋은 가르침 부탁드리겠습니다. !!
수고하셔ㅆ습니다.~~
절강성 소흥에서~~
감사합니다.
풍경이 있고, 이야기가 있는 자전거 나들이(?)...
함께 보고 있는 듯 합니다.
중국스러운 골목 풍경들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