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사도 순방 공식 로고
교황
치유의 여정을 따라 걷는 교황의 캐나다 사도 순방 일정
교황청 공보실이 오는 7월 24일부터 30일까지 ‘참회의 순례’가 될 캐나다 사도 순방의 공식일정을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사도 순방을 통해 지난 3월과 4월 이누이트·메티스·퍼스트 네이션 등 3대 캐나다 원주민 대표단과의 만남으로 이미 시작된 화해의 여정을 계속 이어간다. 캐나다 원주민들은 과거 식민시대 문화적 동화정책으로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Tiziana Campisi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7월 17일 삼종기도에서 “이번 사도 순방은 참회의 순례가 될 것”이라고 직접 말한 바 있다. 교황청 공보실장 마테오 브루니 또한 7월 20일 교황의 캐나다 사도 순방 일정과 관련한 언론 브리핑에서 ‘참회의 순례’라는 특수성을 특별히 강조했다. 오는 7월 24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지는 캐나다 사도 순방은 교황이 지난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이누이트, 메티스, 퍼스트 네이션, 메티스 매니토바 등 캐나다 원주민 대표들을 다섯 차례 만날 때부터 오랫동안 기다려온 대망의 여정이다. 교황은 지난 17일 삼종기도에서 “직접 만나고 포옹하기 위해 떠나는” 캐나다 사도 순방에 대한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동행(Waking together)”이라는 주제로 수행되는 교황의 37번째 해외 사도 순방은 과거 문화적 동화정책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캐나다 원주민 공동체와의 “치유와 화해의 여정”에 동참한다. 많은 그리스도인과 여러 수도회가 이 같은 아픈 역사에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황의 이번 사도 순방은 전형적인 순방 일정을 따르기보다 몇 달 전 캐나다 원주민들과의 만남에서 보여준 것처럼 대화와 경청, 친밀함과 연대를 전하기 위한 만남에 집중한다. 사실 원주민들과의 “치유와 화해의 여정”은 이미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시절부터 시작됐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0년 6월 22일 카테리 테카크위타의 시복식을 위해 로마를 방문한 아메린디안·이누이트 원주민들과 만났고, 당시 그들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자신들의 땅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한편 복자 카테리 테카크위타는 2012년 10월 21일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에 의해 성인품에 올라 북미 원주민 출신으로는 첫 성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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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2022
캐나다 원주민 포옹하러 떠나는 교황 “참회의 순례”
프란치스코 교황의 올해 두 번째 해외 사도 순방
캐나다 사도 순방은 교황이 올해 수행하는 두 번째 해외 사도 순방이다. 교황은 지난 4월 2-3일 지중해 섬나라 몰타를 방문했다. 하지만 지난 7월 2일부터 7일까지 예정된 콩고민주공화국과 남수단 사도 순방은 교황의 오른쪽 무릎 상태로 연기되는 바람에 현재 다른 가능한 날짜를 논의 중에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캐나다를 방문하는 역사상 두 번째 교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앞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4년, 1987년, 2002년 세 차례 캐나다를 방문했다. 캐나다 시민·교회·원주민 공동체의 초청을 받은 교황은 오는 7월 24일 오전 9시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을 출발해 10시간의 비행 끝에 이탈리아와 8시간의 시차가 있는 캐나다 도시 에드먼턴에 도착한다. 캐나다 앨버타주 주도 에드먼턴에서 공식 환영행사 후 교황은 곧바로 성 요셉 신학교로 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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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2022
참회의 순례
가장 중요한 일정은 이누이트·메티스·퍼스트 네이션 원주민들과의 만남
교황은 이번 사도 순방 기간 중 스페인어로 네 번의 연설과 네 번의 강론을 진행하고, 퀘벡에 사는 원주민 대표단도 만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일정은 퍼스트 네이션·메티스·이누이트 등 3대 캐나다 원주민을 만나는 것이다. 교황은 이미 지난 4월 1일 바티칸에서 이들 대표단을 만나 자신들의 땅과 문화로부터 강제로 분리된 많은 원주민들과 그 가정들의 비극에 고통스러운 마음을 전하고 연대를 표한 바 있다. 당시 교황은 1800-1900년대 캐나다 정부가 설립하고 가톨릭 교회가 위탁 운영한 “기숙학교” 중 일부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특히 교육에 대한 책임을 맡은 가톨릭 신자들이 여러분에게 상처를 준 모든 일, 여러분의 정체성, 문화, 심지어는 영적 가치에 대한 학대와 무례한 행동에 대해 부끄러움과 고통을 느낍니다. 이 모든 것은 예수님의 복음에 위배됩니다.” 교황은 또한 당시 캐나다 주교들의 사과 성명에 뜻을 같이 한다며 “신앙의 내용은 신앙 그 자체와 무관한 방식으로 전달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캐나다에서 일어난 사건은 반(反) 복음적이라며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판단하지 말고 오히려 환대하고, 사랑하고, 섬기라고 가르치셨다”고 강조했다. 브루니 공보실장은 캐나다 사도 순방이 이러한 맥락 안에서 수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원주민을 향한 마음과 마찬가지로 교황에게 중요한 피조물 보호에 대한 문제도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인들과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성녀 안나 기념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인 7월 26일 오후 교황은 수세기 동안 이어온 캐나다의 전통적인 순례에 참석한다. 이 순례는 에드먼턴에서 약 7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성녀 안나의 이름을 딴 락 세인트 앤(Lac Ste. Anne) 호숫가에서 열린다. 성모님의 어머니인 성녀 안나는 캐나다인들과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성녀로, 많은 원주민 공동체의 공경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4년 캐나다 국립사적지로 지정된 락 세인트 앤 호수는 퍼스트 네이션과 북미 신자들에게 중요한 영적 만남의 장소 중 하나다.
교황의 나머지 일정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도 만난다. 교황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7월 27일 퀘벡으로 이동하며, 28일에는 성녀 안나 국립성지(Sant’Anna di Beaupré)를 방문해 주교단, 사제단, 부제, 축성생활자, 신학생, 사목위원 대표단과 저녁기도를 함께 바치고 성지에 금으로 만든 묵주를 봉헌할 예정이다. 브루니 공보실장은 캐나다에는 원주민 가톨릭 공동체 외에도 세상 안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수행하는 가톨릭 공동체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교황이 이들을 향해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교황은 최근 국제 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할 예정이다. 7월 29일에는 비공개로 예수회원들을 만나고 퀘벡 주민들과의 각기 다른 세 번의 만남에 함께한다. 로마로 복귀하기 전 교황의 마지막 일정은 젊은이들과 노인들과의 만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