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한달 열흘만에 병원밖 외출을 했다.
언제나 젊은 60대청년이신 광대리 최영섭이장님이 오셔서 함께 여주를 나갔다.
한 달이 넘도록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무실을 3층까지 외발로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이 전에 장애인들과 사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휠체어를 밀어주기도 하며
나름 장애인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다리가 부러져 목발을 직접 사용해 보니 정말로 쉽지가 않았다.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힘이 들었지만 내려오는 것은 더 위험했다.
사고에 놀라 힘든 시간을 보낸 뒤여서 인지 늘 함께하던 분들 과의 만남이 새롭다.
여주자활센터의 탁옥남형과 박문신실장을 만나 차를 마시며 짧고도 긴 한 달에 대해 이야기 했다.
여주이마트 앞길을 지나오다보니 사고현장이 다시 살아나고 그때 부르짖어 불렀던 이름들이 있었다고 했다.
하나님아버지!!!!
여보!!
원영아!
다솜아! 이런 이름을 목이 터져라 불렀다.
이런 이름을 소리쳐 부르는 것이 살아있음이라고 했다.
살아있음으로 불렀던 귀한 이름들!
참으로 귀한 이름들이다.
막다른 곳에서 하나님이란 절대성을 아버지란 이름으로 부른 것이 지나고 보니 복이었다고 했다.
이번 사고로 지난 10년의 삶을 통해 농촌에서 일을 찾아 추진한 협동조합이란 조직과,
이를 활성화 시켜 잘사는 농촌을 만들어 보겠다는 열정에 대해서도 삶과 죽음이 순간임을 느끼며 많은 생각을 했다.
10년 전 회사를 다니며 노동운동을 해서일까 농촌에 와서 살아가는 삶에서도 운동성을 떠나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두개의 생협과 황토농막,휴먼네트워크한강,황토벽돌모으기회등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아울러 마음을 쏟았다.
너무 힘들면 하늘을 보고 '힘을 주시옵소서' 홀로 소리지르곤 했다.
농민을 만나며 스스로 머슴이라 자처했고,
나의 삶의 흔적을 황토농막이란 순례길로 남기고자 했다.
진정한 운동성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되기를 바랬다.
이러한 삶이어서인지 자신을 오만하다고 인정하기 싫었지만,
순간의 삶과 죽음에서는 모든것이 가능했다.
병원의 일상을 배우며 제일먼저 떠오른 것은
혹, 나로 인하여 힘들어 한 분들이 있었나 돌이켜보는 것이었고 그렇게 느껴진 두분께 먼저 연락을 한 것이다.
지난 일의 잘잘못을 떠나 모든 것을 내탓으로 돌릴 수 있었다.
삼도생협의 일로 입바른 소리를 속좁게 했던 지난 일이 얼마나 부끄럽고 후회스럽던지,
한경호목사님이 오셔서 기도를 할때,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김석일형이 왔을때 농촌에 와서 마음으로 진정 형님으로 생각했다고 말할때 눈시울이 뜨거웠다.
사람의 바로됨이 먼저였다.
운동성을 통한 조직활동으로 경제적토대를 마련하여
우리도 잘 살수 있다는 우월감을 농민들과 함께 맛보고 싶었다.
가난함을 극복해서 강남에 사는 부자들을 부러워하지 않으려
아동센터를 부둥켜 안고 어린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싶었다.
돈과 결탁한 교회를 쉰이 넘어서 졸업했노라 소리치며 술독을 벗삼아 사람을 만나는 것이
나의 마음이 예수님을 좋아해서라고 말하곤 했다.
나름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움이고 감사함이라고 자기자랑처럼 떠들기도 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삶과 죽음이 순간이었던 것을 알면서
사람의 바로됨이 없이는 아무것도 아님을 알았다.
그래서 죽음을 순간으로 맞이했을때 하나님아버지를 부른 것이 복이었다.
사람의 바로됨이 사람의 힘으로 가능하지 못함을 지난 나의 삶으로 알 수가 있다.
숲과 강과 자연의 모든 생명성에 한울님의 기운이 가득함을 인정할 줄 아는 것이 참된 복이고,
이러한 복으로 사람의 바로됨을 깨우치는 것이 더 큰 복이다.
예수가 느꼈던 아버지는 하느님이었다.
그래서 그는 십자가에서 하느님과 함께 구원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
삶과 죽음이 순간임을 알고 나는 이런 고백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생명이 솟구치는 3월의 바람과 햇빛과 풀잎 새순에 나의 삶을 비추어 살아있음에 행복해 한다.
병원의 일상을 떠난 하루 오후가 새롭다.
2009년 3월 23일 외출을 하고 늦은 저녁시간에 마음을 담았다.
첫댓글 귀한 간증에 은혜 받았습니다. 감사 합니다. 할렐루야. 생사화복의 주인이신 주님, 남한강머슴의 고백과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하루속히 건강을 회복시켜 주셔서 남은 여생 주님의 영광을 위해 헌신봉사 하며 살수 있도록 주님의 예비하신 길로 인도하옵소서. 성도님이 누워 있는 동안 주님과의 새로운 만남을 갖게 하옵시고,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로 삼게 하옵소서. 간호하는 가족들과 치료하시는 의사와 간호사의 손길 위에도 주님이 함께 하옵소서. 성도님이 나약해 지지 않도록 성령님이 늘 함께 하시고 위로하시고 믿음으로 승리하게 하옵소서. 온갖 흑암의 세력으로 지켜 보호하여 주시옵소서.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