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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soL . 엔 솔 ; 02. 그남자의 사정
0 2 . 그 남자의 사정
" 어? 크레이지 한명 어디다 두고 왔어? "
언제나 같이 다니던 두놈이, 오늘은 왼일인지 반쪽만 쏙. 들어오는것이다.
그 광경이 상당히 경이로워 던진 물음이었지만. 예상대로 저놈의 위장속으로 씹혀들어갔다.
" 분위기가 싸-. 하군. "
오늘도 손만 까닥까닥거리며 장부를 정리하던 유재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놈을 바라본다.
잠깐. 그러고보니, 항상 장난기가 서려있던 얼굴은 어쩌고 오늘따라 상당히 살벌해보이는 얼굴이다.
마치, 살짝 건드리기만해도 저 눈오는 언덕에 쥐도새도모르게끔 묻어버리겠다라는 강한 의지가 보이는것같은.
" 어? 부러졌네.. "
어느세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테이블을 정리하던 승연이 자기손으로 부러트린 티스푼을보곤
대수롭지않은일인냥 말하였다. 근데, 그거.. 스덴으로 만들어진게 아니었나....
" 티스푼 하나 부러짐. 월급 감봉. "
그보다 무서운놈이 바로 내 옆에있었다.
" 야. 현승연, 왜 채인이는 안나왔냐고~ "
결국 궁금증에못이겨, 녀석의 바쁜 팔을 부여잡곤 다시 물어봤다.
이러면, 아무리 제놈도 또다시 씹어넘기진 못하겠지.
" 그걸, 왜 저한테 물읍니까? "
차라리 씹어주는게 훨씬 낳았을지도. 놈은 내 물음에 답하기도전에 들고있던 행주를 테이블에 격하게 던져버렸다.
그 소리에 나는 물론이고, 조용히 바닥만 1시간 30분째 닦고있던 소원이도 덩달아, 음료수박스를 들고있던 용이까지
그를 일동 주목하게되었다. 이상하다. 확실히 이상해.. 날 놀리는데도 손발이 척척 맞아서 마치 진짜 형제같았던 놈들인데.
혹시. 싸웠나?
" 그야...맨날 붙어다니니까... 그렇지. "
" 어이. 거기 발. "
멋쩍음에 뒷머리를 긁고있는데, 바닥만 1시간 31분째 닦고있던 소원이, 승연이에게로 쓰윽. 다가가 발을 치워줄것을 요구했다.
참... 분위기파악 안되는 사람이 여기 또 있었구나.
" 나왔다!!!! "
분위기가 마치 시베리아 벌판으로 이동중일때쯔음.
출입문이 활짝 열리면서, 발랄한 목소리의 그. 채인녀석이 들어왔다.
늘..하던데로.
나에겐 인사조치하지않는. 개건방진 모습으로 말이다.
" 오호. 제군이여. 오늘도 늑대의 소굴에서 안전하신가~? "
놈은 오자마자, 바닥을 닦던 소원이에게로 튀어가. 누구 속을 박박긁는 헛소리를 해댄다.
어얼레? 이녀석들봐라? 서로 인사도 안하는거...?
" 조퇴할게요. "
조용한 공간에서 먼져 입을 연건 승연이었다.
영원할것같았던 크레이지브라더스의 반쪽하나가 뭣때문인지 잔뜩 틀어져버린것이다.
-
" 그러니까 소원아. 밖에 분명 눈이 내리기는 하다만, 가게를 아이스링크장으로 만들셈이냐!!!!
3시간째 바닥만 닦으면뭐해!! 서빙하다 미끄러질뻔했잖아! "
그날 이 후. 녀석은 일하는데에 무지막지한 열정을 보이는것같았으나.
결과는, 정말 최악이었다. 지나가면서나 붙잡으면서나, 제발 주문받고 서빙하라 그리 일렀것만.
결국 다시금 손에 쥐는건 대걸레였다.
너. 무슨 대걸레랑 정분이라도 나눴니..... 아니면, 단지 신발로 스케이트를 타고싶은거니..
" 그렇게 빤히 바라보지만 말고. 실전연습이다! 사람은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한법!
자, 가서 주문받아와!! "
대책없이 내 등쌀에 떠밀려간놈은. 쭈뼛쭈뼛 손님들에게 다가가더니.
이내 팬을들곤 꼭. 아주 꼭!!!!!!! 필요한 말만하고 그들을 빤히 바라보는것이다.
그것도. 웃지않고 잔뜩 무표정한 얼굴로..
" 주문이요. "
아.. 그래...
" 하하하하. 뭐야. 취미가 같네? "
속으로 탄식을 하던찰나, 유난히 밝게 들려오는 채인의 목소리가 문득 튀었다.
평소에도 오는 순진한 남자들만 골라다가 형동생하며 바로 작업들어가는 놈이지만서도..
오늘은뭐랄까. 작업의 정석에 집중하는것보다. 어디 나사하나풀린 미친놈같다.
" 어? 잠깐만. "
녀석이 핸드폰을 들어 전화온것을 확인하곤 그 자리를 피하여 화장실쪽으로 몸을 돌렸다.
슬금슬금 뒷따라가 들여다본 놈의 표정은 정말인지 기이했다.
입은 씰룩씰룩 움직이며 샤방한 미소를 짓고있었으나, 전체적인 표정하며 얼굴은 잔뜩 굳은체 그야말로 건조했다.
무슨전화길레.
" 아.. 그래요? 그럼 그 날 뵙죠. 당연히 축하드려야할 일인데, 제가 인사를받다니. 이거 쫌 이상한데요? "
유난히 통화음성이 큰 놈의 전화기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여자. 였다.
-
" 이번엔 아버지 실망시키지마. 잘하란말야 이 곽채인새끼야. "
" 신경쓰지마. 나한테 그런말할 여유가 그렇게도 많은거야? "
저 사람의 쓴웃음. 정말인지 역겨워 보기가 싫다.
아침부터 남의 침대에서 뭉기적거리고 있는 모습이라니. 확. 눈이 뒤집힐꺼 속으로 쓸어넘기고 죽도록 참아 삼키고있는중이다.
이러다가 도인되지나 않을까싶다.
" 난 이게 좋은걸? 아.. 이런 자유로운 삶! "
" 남의 침대에서 뭐하는거야?!!!!! "
" 그 남자애. 누구냐? "
침대시트에 얼굴을 처박곤 하는말이 결국. 그거였다.
자신의 자유를 조금이라도 방해했다간, 가만 안 놔두겠다는 심보.
그래 행복하겠다. 다 나한테줘서. 다 나한테 선심쓰듯 넘겨줘서 참 행복하고 즐겁겠다.
개자식.
" 알게뭐야? 그런거. "
" 뭐 그런 특별한 사이같은거. 아니지? "
돌아선 나를 향해 다가오는가싶더니, 내가 체 피하기도전에 그가 날 뒤에서 안아버렸다.
이런 도로위에 껌딱지같은새끼로고. 나보다 나이만 많지않았어도 발로 밟아 저 속에 눌러앉은 시꺼먼 먼지들을
팍팍 털어내버렸을꺼였다.
" 저리꺼져 좀!!! 나 나가봐야되. "
" 그래. 오랫만에 입은 이 수트를 구길순없지. 잘하고 와. 동생~ "
나오는 복도에 걸려진 거울을 바라봤다.
한껏 차려입은 모습이. 내가봐도 영 아니다싶다.
이런거, 너무나도 안어울리고 어색해서 두드러기가 날 지경이라고.
" 현승연.. "
내 전화를 이젠 아예 피하기라도 할 작정인지. 어제부터 전화를 한 100통화 했음에도
지금까지 녀석에게서 문자 하나가 없었다. 녀석보고 이해해달란말은 하지않겠다. 그렇다고 미안하단말도 안하겠다.
그냥, 아무말도하지않고. 녀석 목소리만 들으면 안될까.
*
" 글쎄요. 아직은 학생이라. "
곤란한 나의 얼굴을보고는. 그녀는, 확실히 실망인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그녀를 붓잡고 다시한번 자신의 미래에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볼 요량은 없는것이냐, 하며 묻고싶었지만.
분명 오늘 나와 있었던일을 자신의 가족에게 말할껄 뻔히 알았기때문에, 말은못하였다.
역시 난 21살이라하여도. 아직은 부모라는 굴래에서 벗어날수없는 자식에 불과했다.
뭘 이렇게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있는건지. 실망과 경멸이라는 시선를 왜 이렇게까지 두려워하는건지.
언제쯤이면, 난 성장하게되는것일까. 하며 때아닌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만다.
" 아무래도. 결혼은.. 좀 그렇죠? "
" 그 결혼이라는게 말이죠. 실은, 참으로 생활의발견 같다고나할까.
서로의 다른점이 눈에 보이면 보일수록 사랑에 금이가는 그런 어쩌면 위험한..! "
"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
그녀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지게되었다.
정작 결혼하자던 사람한테 이런말을 하다니. 내가 그 당사자라도 기가막히도록 웃긴게아닌가.
이봐요 아가씨. 연애라는게 그렇게 낭만적이지만도 않아요. 하아..
" 뭐, 사람마다 다른거죠. 이만 들어가보세요. "
그냥 웃지요. 시발.
-
" 나 물한잔만. "
혹시나해서 와본 가게엔, 역시나. 그녀석의 뒷통수도 보이지않았다.
그대신에 내 얼굴을 본 순간 장부에 월금삭감을 체크하는 유재형과, 소원일잡곤 웃는연습을 하고있는 오너.
료군이 또 새로운 요리를 만들었던지, 그걸 묵묵히 먹고있는 용이형 만이 보인다.
얼굴상태가 말이 아니구만.
" 야.... 곽채인. 오늘 뭐하고왔냐? 오늘 아주 럭셔리한데? "
" 아무거나 걸쳐도 화보인데, 뭘 세삼스럽게. "
" 봤지? 소원아. 이런녀석하고는 어울리면 안된다. "
" 변태. "
하여간. 주전자같은성격. 나이 26살에 저렇게도 귀엽다니, 그래서 더 골려주고싶고 놀리고싶어진다.
오너. 이런 타입인건가.? 녀석과는 거리가있지.
" 에이. 나간다. 재미없어. "
" 오늘 뭐했냐고!! 이 새끼 또 내말 씹어?! "
" 데이트! 집안좋고, 인물좋고, 몸매짱좋은 여자랑! "
아..
코트를 막 손에 집어든찰나.
딸랑-. 소리가나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겨울인데도 목도리하나 하지않은 현승연. 이었다.
" 오랜만이네? "
" 앞으로 필요한건, 료군이 사러가요. 얼추 길도 알잖아. "
심부름을 갔다왔던 모양인지, 가슴에 한아름 물건을 품고 온 놈.
내 인사따윈 받아줄맘이 없는지, 나를 지나쳐 료군에게 다가갔다.
" 잠깐 나랑 얘기해. "
" 저 이만 가봐도 되죠? 오너. "
" 어? "
" 내말 안들려?!!!! "
결국엔 내가 소리를지른후에야 놈이 내 눈을 맞춰왔다.
그 눈빛은. 정말 장난이라도 받아주기싫은 ' 누구세요. ' 라는 냉랭함이었다.
" 나가. 무슨말을 할지 모르겠지만, 귓등으로라도 괸찮다면 흘려들어줄게. "
-
" 얇게 입고다니지 말랬잖아. "
한쪽 골목길에 선 나와 그녀석.
가로등 빛 아래에 보이는 놈은 한없이 맑아보였다.
감히 손 하나 댈수없을 정도로의 순도.
" 나 너 걱정했다. 라고 티내고싶은거냐? "
" 전화. 수백번도 더했다. "
" 데이트하시는데 왜. 전화같은걸해. "
선홍빛 입술을 깨무는 놈. 화가 났다는 표현이었다.
놈은 참으로 대수롭지않게 반응하였지만, 이제까지의 모든 작은 행동도 나에게있어선 도저히 빠뜨릴수가 없는 것들이었다.
" 그러니까. 난. 난.. 그 남자가 떠넘긴 책임을 져야해. "
" 아니지. 넌 겉으로 이것저것 다 좋아하는척했어도, 결국엔 너도 보통의 사람이야.
보이지않게 일정한 선같은걸 그어놓고 죽을듯이 그 선을 지킨게 너라고!
미안하다. 게이새끼인 내가 정상적인 널 건드려서. "
" 아무리 너라도 그런말하면. 안봐줘. "
" 그래그래. 다 내가 잘못했으니까. 미안해. 미안!!! "
녀석의 멱살을 쥐어잡곤 어두운 골목길 안으로 들어갔다.
이것놓으라며 치고 물어뜯는 놈의 반항을 악으로 참아가며, 녀석을 벽으로 밀어부쳤다.
너무나도 세게 밀었던지 둔탁한소리가 소리가들려왔다. 안그래도 선이 가는 놈인데, 혹시 멍이나 들진 안았을런지
하는 걱정까지 들었다.
" 읍!!! "
1초의 정적이 흐르고 앞뒤생각치않은상태로 녀석의 입술에 달려들었다.
봐주고싶지않다. 설령 이 내 이성을 주체하지못해 녀석의 입술과 입안에서 핏물이 고인다고해도.
아니, 숨이막혀 죽기 1보직전이라해도 절대로 상냥하게 대해줄 마음이 없다.
" 으읏,!! ㅅ....수..... "
가끔 장난하면서 알아온 녀석의 민감한 부분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그러자 다른 팔로 잡힌 녀석의 가느다란 허리가 살짝 흔들렸다.
그런 성과에 나도모르게 웃음이났다. 제길, 한마리의 짐승이 되버린것같아 기분이 묘했다.
" 네집으로갈까. 아니면 여기서할래. 난 상관없어. "
" 곽채인!!! "
떨어진 녀석의 입술에서 붉은 핏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그 입으로 잘도 내 이름을 부르는데, 조금은 섬뜩했다. 아니, 솔직히 웃겨죽겠다.
" 날 욕하고 때리고 꼬집어도 다 봐주는데, 네놈입으로 너 욕하는건. 절대 못참는다. "
" 못참는다고?! 웃기지마! "
" 조금씩 음미할걸. 내 성질대로하면 한입에 먹어버릴수도있다는 얘기야. "
녀석의 목덜미에대고 말을하자, 거짓말처럼 놈의 턱밑으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귀엽다. 귀여워죽겠다.
" 아침에 내 뱃속안에서 눈뜨고싶지않으면. 내말대로해. "
" 끔찍해. "
" 그렇지? "
녀석을 향해 웃어보였다.
항상 가까이에서 봐왔음에도불구하고. 녀석의 외로움을 달래주지못했다.
대놓고 난 게이야. 라고 말했던 놈에게 그에대한 만족을 주지못했다.
것보다, 다른 사람들의 눈을 신경쓰며 몸을사리는 못난 모습들만 보여줬지.
하지만, 녀석만 내 곁에있어준다면. 정말 그래준다면. 모든걸 다 온전히 버릴수있다.
아니, 그럴수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 참 잘났네. 그렇게 차려입고 여자까지 만나러갔으면서. "
" 이젠 안만나. 그리고 그 사람 후계자도 않할꺼야. 애초에 나한테 떠넘긴 인간같지도않은 인간한테
다시 짊어 줄꺼니까. "
" 곽채인. "
" 응. 난 현승연의 곽채인. "
" 웃지마 개새끼야. "
녀석이 내 가슴팍을 밀어내곤 앞장서서 걸어간다.
정말인지 한겨울인데도 춥지않나.
" 야 현승연. 너 살색보이지말고 다녀. "
" 뭔소리야? "
" 얼굴은 어쩔수없으니까. 몸에있는 살색은 내비치지말고 다니라고!! "
" 저리꺼져! 빨랑 집에가!! "
" 싫어. 오늘 이렇게 달빛이 우릴 축복해주는데. 이 들끓는 욕망을 참으라고?
절대 그럴수없으니까. 집에 도착하면. 너. 아작날 각오해. "
-
" 머리색깔이 또 바뀌었어... "
오늘은 또 왼일인지 크레이지브라더스가 나란히나란히 가게에 출근하였다.
거기에, 곽채인은 검정색으로 머리색깔을 또 바꾸었다.
가만. 뭐지. 이 왼지모를 핑크빛 역한 분위기는..? 킁킁.
" 아오 씨발!!! 오너!!! 제 지금 뭐하는거야?!!! "
유니폼을으로 갈아입고 나오던 채인이.
한쪽구석에 처박혀 거울을들고있는 소원이놈을 가리키며 마구 삿대질을했다.
아아. 글쎄. 뭐라고대답해야 잘대답했다고 소문이 날까..
" 웃는연습. 하지만, 보는사람으로부터 간떨리게하는 공포를 연마중인것같다. "
잠시, 곰곰히 생각하는데. 먼져 입을연건 유재였다.
정말 대수롭지않게 말하는 거였지만. 글쎄, 소원이를 둘러싼 모든 공간에 거미들이 줄을치고있는 분위기랄까.
20살짜리의 썩쏘가 그런 스릴러까지 제공할줄은 정말 꿈에도몰랐다.
" 그냥.. 서빙시키지마. "
" 그렇다고 계속 바닥만 닦게 놔둘수도없어.
그렇게했다간, 언제고 이 바닥아래 지구 내핵까지 닦을놈이니까. "
" 으하하하하하하!!!! 그.. 그정도야?!!!!! 와.. 집념이 대단한데! "
승연놈이 속없이 웃었다.
하지만, 뭔가 사건의 심각성을 알아채린 나와 유재는 가히 웃을수가없었다.
" 지구 지질의 경이로움을 보고싶지않음. 닥쳐. "
동감.
계속해서 3화. 특이한것과 특별한것의 차이.
첫댓글 재밌어요! 근데 중간에 채인의 이야기가 좀 햇갈려요. 두번 읽으니까 이해가네요 ㅎㅎ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역시 완전 재미있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오너 너무 귀여워요 !!! 계속 연재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