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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어린이도서연구회 경기남부지부 원문보기 글쓴이: 여을환(분당)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함
<함께 여는 국어교육> 2010년 11,12월호(통권 제96호) 원고
안찬수(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사무처장)
이 글은 2010년 6월 ‘바람직한독서문화를위한시민연대’ 워크숍에서 발표했던 원고를
2010년 10월 현재의 시점에서 수정 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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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reading.go.kr)’이 시행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몇몇 독서문화 단체의 관계자들이 지난 3월부터 계기적으로 만나서 이 시스템의 본질은 무엇인가, 어떻게 시행될 것인가, 시행될 때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등 정보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기본적으로 공유하게 된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강고한 입시제도에 ‘독서’가 결합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 ②독서교육을 어떻게 ‘시스템’으로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우려(독서와 기록과 컴퓨터) ③‘독서교육’을 망쳐놓을 수 있다는 것 등입니다. 그간 공유된 정보의 몇 가지 핵심적인 부분만 추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1.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과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12월, <창의와 배려의 조화를 통한 인재 육성-창의․인성교육기본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학생이 직접 인터넷으로 각 활동 문항별로 200~500자 내로 기록하고 활동과 관련된 문서, 사진 등도 파일로 첨부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기록 내용 속에는 자기소개서(성장과정과 가족환경, 역경 극복 사례, 지원 동기, 학업계획, 진로계획 등), 자율활동(자치·적응·행사·체험 활동과 학교 창의적 특색활동에 참가했던 경험), 진로활동(교내봉사, 지역사회봉사, 자연환경 보호 캠페인 활동), 동아리활동(독서활동 등), 봉사활동(교내봉사, 지역사회봉사, 자연환경 보호 캠페인 활동) 방과후학교 활동 기록 등과 함께 ‘독서활동’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기록들은 학교생활기록부(NEIS)와 연계해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 자료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추후에 기업의 취업 시에도 자료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으로 만들어진 포트폴리오는 학생부와 함께 계속해서 학생을 따라다니게 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했던 활동내용까지 대학 입학사정관이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합니다.
2-2.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과 ‘부산광역시교육청 독서교육지원시스템’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기본적인 모형을 ‘부산광역시교육청의 독서교육지원시스템(reading.busanedu.net/)’에서 가져오고 여기에 ‘학교도서관지원시스템(DLS)’의 기능을 통합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산광역시교육청은 2010년 2월 3일 16시에 부산대학교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부산대학교와 공동으로 연구해 온『대입전형 독서교육지원시스템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에 대한 최종 보고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 자리에는 부산 및 경남교육청 관계자, 고교 입학담당교사, MOU체결 19개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참석하여 ①대학이 추천하는 양질의 도서 200권 선정 및 그에 대한 콘텐츠 개발(독서퀴즈 10,000 문항, 논술과제 1,000제)에 대한 결과 보고 ②독서교육지원시스템 활용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매뉴얼 개발, 독서교육지원시스템 활용 및 포트폴리오 작성 매뉴얼 개발 ③대학의 특성과 여건에 따라 독서이력과 독서능력을 측정 평가하는 기준과 방법 연구, 독서교육지원시스템에서 생성 관리되는 자료의 대학 입학 전형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 연구, 부산․경남․울산 지역의 고교-대학 간의 교육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향에서의 대학입학 전형 제도 운영 방안 공동 모색 등을 논의하였다고 합니다.
2009년 2월 23일 부산․울산․경남(동남권) 19개 대학과 부산광역시교육청이 글로벌 인재 양성, 공교육 정상화, 고교-대학 교육 연계성 강화를 위해 대학입학전형에 학생의 다양한 독서활동을 반영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선언을 하였고, 2010년 대입전형에서는 14개 대학이 독서활동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반영하기로 하였다 합니다.
이 자료를 보면, “2009년 9월 교육과학기술부의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아 독서교육지원시스템과 학교도서관지원시스템(DLS)의 기능을 통합한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여 2010년 3월 전국에 일반화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독서교육지원시스템 활용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3. 2010 독서교육 활성화 포럼
이 계획의 일환으로 2010년 2월 4일부터 2월 5일까지 1박 2일 동안 제주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교육과학기술부 독서교육 관계자 및 16개 시․도교육청 독서교육 담당 과장(장학관, 사무관) 및 장학사, 지역교육청 독서교육 담당 장학사, 시․도교육청 추천 독서교육 담당교원, 교과부 지정 학교도서관 정책연구학교 담당자 등 약 260여 명이 모여 ‘2010 독서교육 활성화 포럼’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 포럼에서는 사업 안내로서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 지원 시스템>(이현주,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연구사) <교육과정과 연계한 독서교육 및 이력 관리>(백현옥, 부산 동래고 교사), <독서교육 장학편람 제작 안내>(이진희, 대구광역시교육청 장학사)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2-4.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개발․운영을 위한 선도요원 양성
<독서교육 및 학교도서관 활성화 방안>(2010년 3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결재)에 따라 현장 교사를 중심으로 각 시․도별 3명(16개 시․도 * 3명=48명)과 초․중등 사서교사 각 1명(2명), 시․도 교육청 DLS 업무 담당자 1명으로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개발 지원 및 연수를 위한 선도요원을 양성하고, 이들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운영에 대한 현장 의견 수렴 및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중앙 단위에서 연수를 총 3회 실시한 뒤 시․도교육청 전달 연수를 할 예정입니다.
다시 말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부산광역시교육청의 독서교육지원시스템’과 ‘학교도서관지원시스템(DLS)’의 기능을 통합한 것으로 아직 개발 및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이지만, 본격적인 운영을 위한 방안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5. 교육과학기술부가 2010년 4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해 제작한 발표 자료를 보면, 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2009년 9월 시스템 구축 기본 계획이 수립되었고, 2009년 12월 4일부터 개발에 착수하여, 2010년 3월말부터 시범학교가 운영되었고, 2010년 6월부터 전국적으로 배포되기 시작할 예정이라 하였습니다.
2-6. 위에서 언급한 발표 자료를 보면, 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독서인증제, 독서이력철의 요소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서퀴즈개발도서(독후활동 후 독서퀴즈를 풀어 봄으로써 독후활동에 흥미를 주고 독서 동기유발의 목적으로 개발된 퀴즈도서목록)가 있고, 독서퀴즈는 “하루에 2번까지 도전 가능하며 초등학생은 10문항에서 6개, 중ㆍ고등학생은 30문항에서 18개를 맞히면 통과”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고등학생의 경우, ‘대학추천도서’가 있어서 “독서퀴즈 20문항 중 10개를 통과하면 주제어에 따른 독후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해놓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학교추천도서가 있어서 “교사는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읽히고 독후활동을 권장할 수 있도록 우리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추천도서를 선정할 수 있다”고 해놓았습니다. 또한, ‘나의 독후활동 보기’라는 메뉴 설명을 보면, “마이페이지에서는 나의 독후활동 이력을 볼 수 있다. 독후활동에 대한 선생님의 의견도 볼 수 있다.이력 관리된 독후활동은 대입전형 포트폴리오, 나의 문집 등으로 가공해서 활용된다”고 설명해놓고 있습니다.
2-7.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 ‘부산광역시교육청의 독서교육지원시스템’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가장 결정적인 차이점은 부산광역시교육청의 ‘독서교육지원시스템‘에서는 ’독후활동 서지정보‘가 없을 뿐만 아니라 NEIS학생정보와 연계되어 있지 않았으나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독후활동 서지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NEIS학생정보와 연계된다는 점입니다.
3-0. 지금까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이 시스템의 본질과 문제점에 대해서 몇 가지 주요한 논점과 의제를 제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독서교육’이나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문제’를 저는 인권, 자율성, 다양성, 실효성, 형평성의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1. 독서기록의 집적이라는 문제--인권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과 연계되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여기서 생성하게 될 포트폴리오는 학생부와 함께 지속적으로 학생을 따라다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국가가 모든 학생들의 독서이력을 집적하겠다는 발상을 저는 무섭고 끔찍하게 생각합니다. 이 시스템이 운용되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 국민의 독서이력을 국가가 관리하게 되는 시점이 올 것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과연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독서이력을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누적하겠다는 발상은 매우 민감하고 한편으로는 위험한 발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인권 감수성의 수준이 아직까지 낮기 때문에 그 민감성과 위험성에 대한 반응이 더딥니다. 어떤 분들은 “뭐가 문제인가? 기록하고 싶지 않은 책은 기록하지 않으면 되지 않는가? 문제가 될 책을 기록할 멍청이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것이 독서활동 기록을 국가가 총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생겨나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책이 문제가 될 것인가 되지 않을 것인가를 고려하는 것 자체가 이미 내면적으로는 검열적 기제가 작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경향신문> 2010년 10월 5일자 ‘초중고 독서기록 대입활용 “사상 검열 발상” 거센 논란’이라는 기사를 통해 밝혔듯이, “초·중·고 12년간 학생의 독서 활동과 이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기록을 축적한다는 것은 학생 개인의 지적 자유와 사생활을 침해하는 발상”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성장하고 있는 학생들이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 하는 그 방법이라기보다는, <도서관인윤리선언>(한국도서관협회, 1997)에서 선포한 것처럼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 보장되는 민주적 사회발전에 공헌하기 위해 헌법이 보장하는 알 권리의 실현과 자아성장 고취와 그 노력, 이용자의 자유와 정보접근의 평등권 확립, 성숙한 지식사회를 열어가는 문화적 선도자가 되려는 노력일 것입니다. (참고로 일본의 <도서관의 자유에 관한 선언>은 1979년 개정을 통해 ‘도서관은 이용자의 비밀을 보호한다’는 내용을 강조하였습니다. “1. 독자가 무엇을 읽는가는 그 사람의 개인정보에 속하는 것이며, 도서관은 이용자의 독서 사실을 외부에 누설하지 않는다. 그러나 헌법 제35조에 의거 영장을 확인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 2. 도서관은 독서기록 이외에 도서관 이용 사실에 대해서도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다. 3. 이용자의 독서 사실 및 이용 사실은 도서관이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이며, 도서관 활동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은 비밀을 지켜야 한다.” 이러한 선언에 따라 일본도서관계는 공공도서관에서 누가 어떤 자료를 빌렸는가라는 데이터는 이용자의 사상·신념을 알 수 있는 프라이버시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라고 판단하고, 대부분의 도서관에서는 이용자의 대출 기록은 반납과 함께 없애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 그리고 전시와 전쟁 직후에 도서관이 정보국의 검열에 협력을 하거나 독서기록을 경찰에 제공하고 시국에 반대하는 사람들에의 탄압에 가담한 과거가 있었음을 일본 교육계와 도서관계가 통렬하게 반성한 결과였습니다.)
독서이력을 국가가 누적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발상에 대해 ‘지적 자유’(intellectual freedom)와 ‘프라이버시’(privacy) 침해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문제제기는 지금 당장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문제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문제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의 하나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독서활동 기록을 국가적 차원에서 집적하는 것은 ‘무서운 일’입니다. 비유하자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빅 브라더’(Big Brother)입니다. 왜 한 개인의 독서이력을 국가가 관리해야 합니까?
3-2. 입시 위주의 교육과 독서교육--강제성과 자율성
또 다른 논점이자 의제는 바로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병폐라고 할 수 있는 입시 문제와 연관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은 대학입시라는 지상과제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였다고 평가될 정도로 입시 위주의 교육은 큰 문제인데, 이러한 입시 위주의 교육과 독서교육이 연계됨으로써 또 다른 병폐가 파생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지금까지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그래도 영역 밖에 남아 있던 ‘독서활동’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결과 입시 영역으로 포함되는 큰 변화의 과정을 겪을 터인데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책읽기‘를 ’입시‘와 연계함으로써 학생들의 독서량이 늘어날 것이기에 ’책읽기‘와 ’입시‘의 연계를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지만, 동시에 ’책읽기‘와 ’입시‘가 연계됨으로써 학생들의 ’책읽기‘가 왜곡된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우려하시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책을 읽게 만드는 것’(강제성)이 아니라 ‘책을 읽고 싶도록 도와주는 것’(자율성)이 중요합니다.
3-3. 읽고 싶은 책과 읽어야 할 책--다양성과 획일성
앞서 언급한 교과부의 설명 자료를 보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에는 ‘우리학교 추천도서’라는 메뉴를 통해 “교사는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읽히고 독후활동을 권장할 수 있도록 우리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추천도서를 선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 ‘추천도서’라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떤 식으로 적용될 것인지 현재로서는 전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만, 그간 ‘추천도서’와 관련된 폐해는 꽤나 논의된 바 있고, 그 논의에 기대어 말씀드린다면, 결국 획일성과 다양성의 문제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책(도서)은 다양성을 핵심으로 하는 매체입니다. 다양한 책이 출판․유통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화역량 증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 서울시교육청의 추천도서 문제에서 보듯, 몇몇 도서들이 교육청이나 학교 단위에서 선정됨으로써 책의 다양성이 크게 잠식되고 훼손되면서 우리사회의 출판물이 장기적으로는 크게 왜곡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출판계에서는 이 문제를 출판문화에 대한 ‘폭력’이라고 지적해왔습니다.
3-4.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실효성 문제
다음 문제는 과연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라는 것이 실효성이 있는가라는 문제입니다.
부산북구 금곡고(연구진: 김길영, 박은정)에서 2009년 12월 1일 내놓은 <독서교육지원시스템 활용을 통한 대입전형자료 생성 방안 연구>를 검토해보면, 독서의 결과물이 온라인상에 누적됨으로써 보관의 번거로움, 자료 유실의 우려는 없애고, 대입전형 자료 생성의 편이성은 있다고 하면서도, 반면 시스템이 제공하는 데이터에 대한 객관성 문제, 대학의 평가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서 교사가 배정되지 않아서 도서실을 상시 개방할 수 없었고, 또한 도서관을 이용한 전문적인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전개하기가 어려웠다.”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을 활용하여 독서활동을 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우므로 정규교육과정에 온라인상의 독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있어야 한다.”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을 활용하여 대입전형 자료를 생성할 수 있으나 독서교육지원시스템에 나타난 독서 결과의 객관적 테이터에 대한 대학의 평가 문제가 여전히 마음의 짐으로 남는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이 연구 과정에서 행한, 독서교육지원시스템에 대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면, “이 항목의 설문 조사도 위의 항목과 같이 1차의 결과 분석은 무의미하다. 2차에서는 질문 항목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는데 이를 순위별로 보면, '대학입시 준비 자료'가 57.9%, '독서 관심 향상'이 18.4%, '독서활동의 편이성'이 10.5%, '독서 능력 신장'이 9.7%, '수업이해도 신장'이 3.5%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본 연구학교의 주제가 대입전형자료 생성에 있으므로 이에 대한 홍보와 안내와 프로그램 제공이 가져온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독서교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독서에 대한 관심, 독서 활동과 독서능력 신장, 수업이해도 신장과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은 직접적인 연관성이 전혀 없습니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자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독서교육’을 ‘지원’하자는 것이지 ‘독서교육’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실효성을 따질 때 두 가지 차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나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 ‘독서교육’을 전개하는 데 실효적인가, 그리고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통한 ‘독서교육’이 학생들의 독서 관심이나 독서활동, 독서능력 신장에 도움을 준다고 보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다른 하나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 ‘독서교육’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독서교육지원’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독서교육을 어떻게 시스템으로 한다는 말인가. 책을 읽고 컴퓨터에 기록을 남긴다는 것이 인간 본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또한 “이 시스템은 독서교육을 시키는 교사에는 도움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독서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분도 있었습니다.
3-5. 사교육의 대상으로 전락할 우려--형평성
교과부의 자료에는 “대학 관련 입학사정관(부산대학교, 울산과학기술대학교)과의 꾸준한 협의를 통해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이 대입 전형의 비교과영역에 있어서 근거자료로서의 타당성을 가질 수 있는가를 검토한 결과 앞으로 효율적인 운영 모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백현옥, 부산동래고 교사, <교육과정과 연계한 독서 교육 및 이력 관리>, 학교독서교육활성화포럼 자료 201쪽)고 말하고 있지만, 근거자료로서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보수적인 논조의 언론에서도 독서이력 제도가 사교육의 대상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자신의 비교과활동 내용을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는 어려움과 “창의적 체험활동 기록을 위해 더 많은 사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2010년 2월 22일자, 오선영 기자의 보도, ‘올해부터 비교과활동 학생이 직접 기록’)
“특목고나 대입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독서이력이 주요 반영 요소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등학생부터 스펙 관리에 들어가는 등 벌써부터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독서학원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중앙일보 2010년 8월 30일자, 이원진 기자의 보도, “독서이력철 관리 돈 된다” 사교육시장 들썩)
결국 이 시스템은 실효성도 없는데, 학부모들의 불안감만 자극하여 가뜩이나 팽창한 독서와 논술 관련 사교육 시장만 키워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그리고 독서활동은 문화자본의 소유와 그 정도에 따라 확연히 차별적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며, 경제적․사회적․문화적 불평등을 학력의 불평등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것을 부채질할 것입니다.
4.
지난 2010년 10월 6일 ‘바람직한독서문화를위한시민연대’는 이러한 ‘독서교육지원종합시스템’이 담고 있는 반교육적․반민주적․반인권적 독서교육을 당장 철회하고, 학생들의 진정한 독서활동을 격려하기 위한 획기적인 방안과 학교도서관이 학교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새로운 정책적 대안을 모색해야 함을 주장하며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시행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해법은 학급문고, 학교도서관, 작은도서관, 공공도서관 등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 독서환경을 더욱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또한 현행 ‘독서’ 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서)교사 양성 및 배치, 독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보급하여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