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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의 먹거리 속으로! | ||||||||
최근 미국산 소고기 수입으로 새롭게 외식산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한우'역시 안동에 가면 제맛을 즐길 수 있는 음식 중 하나. 안동한우불고기 축제 추진위원회는 안동한우 홍보와 재래시장(풍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기간 중인 오는 10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 동안 풍산시장에서 '안동한우 불고기 축제'를 개최한다. 떠나보자, 안동의 진미 속으로! 낙동강 중·상류에 자리잡고 있는 안동지역. 낙동강 상류와 하류지역에 비하면 태백사맥과 소백산맥이 자연재해를 막아주고, 일사량과 일교차, 강수량 등이 농사에 적합한 자연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쌀 농사에 적합한 기반은 아니었다. 따라서 안동에서는 밭농사의 비중이 높았다. '안동 처녀들은 시집가기 전까지 쌀 한말을 먹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잡곡밥을 주로 먹어야 했고, 이 때문에 '경상도 보리문둥이'라는 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산물이 풍부하지 못했던 안동지역. 하지만 이런 고장에서 지역의 고유한 먹거리가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유교문화의 중심지로 의례를 숭상하는 전통 덕분이었다. 떡과 한과류, 부침, 다양한 기법의 민속주 등이 명문가의 의례음식으로 아직까지 뿌리깊게 전해지고 있는 고장이다. 안동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음식 문화의 세계로 들어가봤다. ▲헛제삿밥 예부터 안동에서는 '제사 덕에 이밥(쌀밥) 먹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꽁보리밥에 보잘 것 없는 반찬이 먹고 살았던 이 지역 사람들에게 제삿날은 진수성찬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축제의 날이기도 했다. 특히 제사가 끝난 후 제삿상에 올렸던 갖가지 나물을 하얀 쌀밥 위에 비벼먹는 제삿밥은 별미 중 별미. 이런 입맛은 양반님네들이라고 해서 별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꽤를 낸 양반들. 제사가 없는 날에도 하인들에게 '오늘밤에 제사가 있으니 정성껏 음식을 마련하라'고 일러두고는 맛난 제삿밥만 즐겼다. 이를 본 하인들이 '제사는 지내지 않고 제삿밥만 먹는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 바로 헛제삿밥. 또 다른 유래는 예부터 서원이 많아 크고 작은 회합이 끊이지 않았던 안동 지역에서 유림과 유생들을 대접하기 위해 저녁상을 푸짐하게 차려낸 것이 바로 제사음식을 고대로 본 뜬 헛제삿밥이었다고. 헛제삿밥은 실제 제사에 쓰이는 제수음식과 똑같이 각종 나물과 미역부각, 상어고기, 가오리, 문어 등의 산적 그리고 여기에 육탕, 어탕, 채탕의 삼탕을 고루 섞은 막탕이 나온다. 하지만 이 음식을 본격적인 '상품'으로 팔기 시작했던 것은 대구에서부터였다. 손상락 안동민속박물관 학예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최영년(崔永年)이 쓴 '해동죽지(海東竹枝)'(1925년)라는 책에 대구 관아와 향교 앞에 있는 음식점에서 안동의 헛제사밥을 모방해 팔았다고 적고 있다.
▲건진국수 정확하게 말하자면 '건진국시'라고 해야 정확한 명칭이 될 것이다. 안동 지방 사투리로 '국수'를 '국시'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국수든 국시든 일단 안동지방에서 즐겨먹으면서 유명세를 탄 이 국수. 안동 지역의 국수 요리법에는 건진국수와 누름국수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건진국수는 밀가루와 콩가루를 같은 비율로 섞어 반죽한 다음 홍두깨로 얇게 밀어 만든 면을 사용한다. 국수의 맛은 뭐니뭐니 해도 시원한 국물 맛. 안동에서는 낙동강에서 잡은 은어를 푹 달여 거른다음 시원하게 식힌 장국을 사용한다. 여기에 채를 썰어 볶은 애호박과, 다진 쇠고기, 곱게 부쳐낸 달걀지단, 김 등의 고명을 듬뿍 얹고 장국을 부은 후 양념장을 곁들이면 안동에서만 맛볼 수 있는 건진국수가 완성된다. 은어로 만든 장국의 담백하고 시원한 맛과 국수의 쫄깃한 면발이 압권. 예로부터 손님이 왔을 때 접대용으로 내거나 또는 잔치 때에 잔치국수로 많이 해먹었으며, 서원의 유생 회합때 주로 점심 메뉴로 사용됐던 음식이다. 누름국수는 칼국수와 비슷하게 은어를 달여 만든 장국에다 국수 면발을 넣고 애호박과 야채 등을 함께 넣어 삶아먹는 것. 따뜻한 국물에 감칠맛이 일품이어서 겨울에 즐겨먹었던 음식이다. 안동의 건진국수나 누름국수는 조밥과 배추쌈 등을 곁들여 먹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