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리즈 신작 《영원한 우정으로》는 작품 속 ‘영원한 우정’의 근간이자 ‘비밀’의 뿌리인 지식과 문학 권력을 향한 욕망을 둘러싼 복잡한 스토리를 효율적인 다층 구조에 담은 수작이다. 작가, 에이전트, 편집자, 영업자, 발행인, 관리인 등 한 출판사를 이루는 다양한 인물들이 가해자, 피해자, 용의자, 목격자 등으로 등장하여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수사에 제각각 다른 이정표들을 제시한다. 강력11반의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자유롭고 유쾌하게 제기되어 토론되는 수많은 가설과 가능성이 실험 끝에 폐기 또는 선택되면서 풍성하고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중첩되고, 진실 아래 또 다른 진실이 층층이 드러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이 역동적인 서사의 흐름은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독자들로 하여금 집중력을 놓지 않게 만든다. 더불어 사는 우리 삶에 대해 사색하게 하는 진한 문학적 여운 또한 《영원한 우정으로》가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이다.
목차
프롤로그 누아르무티에섬, 1983년 7월 18일
2018년 9월 3일 월요일
1일째 2018년 9월 6일 목요일
2일째 2018년 9월 7일 금요일
3일째 2018년 9월 8일 토요일
4일째 2018년 9월 9일 일요일
출판사 책 소개
오랜 친구들 사이에 일어난 살인, 그리고 발견된 미완의 소설 원고
의문의 죽음은 35년 전에 있었던 또 다른 비극을 가리키고 있었다…
평생 서로를 옭아매온, 우정이라는 이름 뒤에 감춰진 비밀과 거짓들!
피아 산더 형사의 전남편이자 검시관인 헤닝 키르히호프는 얼마 전, 피아가 소속된 강력11반의 사건 수사를 소재로 범죄소설을 펴내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했다. 이제 두 번째 책을 인쇄할 찰나, 그가 피아에게 긴급히 연락한다. 자신의 에이전트인 마리아가 친한 출판 편집자 하이케와 연락이 안 된다며 그녀가 사는 집에 가봐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마리아는 하이케가 30년 넘게 일하던 빈터샤이트 출판사에서 해고된 뒤라 신변이 걱정되었던 것. 그러나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간 집 안에서 편집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2층에 탈수 상태의 한 치매 노인만 홀로 남아 있다. 이 이상한 광경에 에이전트는 큰 충격을 받는다.
“하이케가 자기 아버지를 돌본다고 우리 중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는 걸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그래요. 우린 친구인데 말이에요. 게다가 아주 오래전부터!” (1권, 64쪽)
마침내 부엌에서 살육의 흔적을 발견한 경찰은 곧, 이 하이케라는 편집자가 죽기를 바랐을 만한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작품을 보는 안목이 있는 뛰어난 편집자였고 베스트셀러 메이커인 데다 문학 방송과 각종 언론에 종종 등장했던 하이케는 소위 ‘문단의 스타’였지만, 신랄하고 자극하는 독설로 많은 작가들에게 미움을 사고 있었다.
“(…) 하이케 베르시는 방송마다 살인 동기를 ‘대량으로’ 만들어냅니다.” 그가 메모를 보며 말을 이었다. “말하는 데 주저함이라고는 전혀 없고, 무자비할 만큼 인신공격적입니다. 예를 들어 범죄소설 작가 스벤 클리체크를 ‘멍청’하고 ‘재능이 없다’라고 표현했고, 다른 책들을 ‘이루 말할 수 없이 유치한 쓰레기’라거나 ‘미련한’, ‘불쌍한’ 또는 ‘구역질 나는’, ‘고문’, ‘독자 모욕’이라고 했습니다. 호세 쿠에뇨의 신작을 읽는 것과 생선 식중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썩은 생선을 먹겠다고 한 적도 있어요.” (1권, 126쪽)
특히 오래전 그녀 자신이 발굴한 베스트셀러 작가인 제베린이 차기작을 써내지 못하자 표절을 종용해놓고는, 그렇게 나온 신간이 표절작임을 직접 폭로해 최근 문학계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출판사 안에서 오만하고 못된 상사였으며, 새 발행인과의 갈등으로 결국 작가들을 빼돌려 자기 출판사를 차릴 계획도 갖고 있었다. 그녀가 회의 자리에서 즉시 해고되어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알렉산터 로트에게 집무실 열쇠를 넘겨주는 모욕을 겪게 된 까닭도 그 계획이 발행인에게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거기에다 건물 공사 중인 이웃과 입에 담기 힘든 욕을 주고받으며 싸우기를 밥 먹듯 했다는 진술까지 나왔다.
표절작가로 낙인찍힌 제베린이 하이케의 집 울타리를 넘는 걸 본 목격자가 나왔다. 하이케의 후임자 알렉산더 로트가 사건 전 하이케의 집을 찾아갔었다는 사실도 드러난다.
“왜 가셨죠?” 셈이 물었다.
“아…… 걱정이 되더군요. 연락이 안 되어서 그저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기획부장은 사무실이 쾌적할 정도로 서늘한데도 땀을 흘렸다. (1권, 175쪽)
용의자가 좁혀지기는커녕 점점 늘어가는 와중에 마침내, 숲에서 하이케의 시신이 발견된다. 마치 노르딕 워킹을 하다가 실족한 것처럼 보였지만 위장된 죽음이 분명했다.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미친 듯이 소설을 집필 중이던 벨텐을 찾아낸다. 그는 하이케가 너무 심하게 욕하는 바람에 흥분하여 노트북으로 그녀의 머리를 내리쳤다고 자백한다.
“우리가 여기에 오리라고 예상하셨다고요?” 피아가 벨텐에게 물었다.
“흐음, 제가 하이케를 살해했으니까요. 경찰은 그런 걸 언제나 밝혀내지 않습니까.” 놀랍게도 그가 이렇게 대꾸했다. (1권, 245쪽)
그러나 곧, 벨텐이 하이케에게 상처를 입혔을 뿐 실제로 살인하고 시신을 숲에 던진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
또 다른 용의자 알렉산더 로트는 경찰 진술 후 자전거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다. 이 사고를 계기로 ‘영원한 친구들’이 죽은 이를 제외하고 모두 병원에 모였다. 피아와 보덴슈타인 앞에서 모두 각자의 진술을 펼치지만, ‘영원한 친구들’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서로 그다지 친했던 것 같지 않고 조금씩 말이 다르다. 특히 그들 우정의 뿌리이자 모두의 삶을 바꿔놓은 35년 전 여름 휴양지에서의 사건에 대해서.
한편, 빈터샤이트 출판사의 젊은 발행인 카를 빈터샤이트는 28년 전 그가 여섯 살 때 발코니에서 떨어져 자살한 어머니 카타리나 빈터샤이트가 쓴 소설 원고 《영원한 우정으로》를 익명의 소포로 받는다. 동봉된 사진에는 알렉산더, 하이케, 마리아를 포함한 젊은이 여섯 명이 ‘영원한 우정으로’ 묶여 있다. 그는 신뢰하는 편집자 율리아에게 이 원고를 건넨다. 이 소설과 ‘영원한 친구들’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것이 최근 그의 출판사를 둘러싸고 일어난 살인사건에 단서를 제공할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 그 원고와 멀리 떨어져 있는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또 다른 경로를 통해 카타리나의 일기 글 조각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 글 조각들이 ‘영원한 친구들’의 삶을 서서히 뒤흔들고 있음을 감지하는데…….
율리아는 읽으면서 현실과의 유사성을 점점 더 많이 찾아냈고, 카타리나 빈터샤이트의 소설이 자전적 성격이 강하다는 사실에 매혹당한 동시에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그녀는 이 원고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원고를 쓴 지 28년이 지난 후에 누군가 왜 저자의 아들에게 익명으로 이 원고를 보냈는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저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고 어떻게 끝나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진정 이것은 원고에 대한 최고의 칭찬이었다. (1권, 279-280쪽)
-알라딘에서
- 이젠 나오는 시리즈를 안 읽을 수 없다.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나에게 너무 친밀한 캐릭터로 다가와서 새책이 나온다 하면 바로 사서 읽게 된다. 사건은 예상의 인물이 범인이고 전혀 예측을 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이 책의 등장인물들의 영원한 우정은 대체 ㅁ엇인지 모르겠다. 진실을 감추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맺어진 말뿐인 친구들의 결말이 너무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