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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 16
S#1. 오회장의 특실 (저녁)
여전히 TV는 켜져 있고
조금 전 퇴근해서 병실로 들어온 수아와 소라
소라는 스팀청소기로 병실 바닥 이 곳 저 곳을 청소하고 있고
수아는 오회장 곁에 앉아서 협상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문 열리고 막 들어서는 서전무
소라 : 어머, 전무님 오셨어요?
수아 : (돌아보고 일어나며) 오셨어요?
서전무 : (미소를 지으며, 병상 옆으로 다가와서) 먼저 와 계셨네요? 회장님은 좀 어떠신가요?
수아 : (작은 미소로) ....
서전무 : (미소를 지으며 오회장 얼굴을 보다가 조심스럽게) 회장님께서 눈을 뜨셨네요.
수아 : (오회장을 돌아보고) 아.. 네... 가끔씩 이러세요.
서전무 : 아, 네에 ... (오회장에게 바싹 다가가 인사를 하면서) 회장님, 재우가 왔습니다. 오늘은 좀 어떠십니까?
오회장 : (멍한 상태로) ....
오회장, 멍한 상태로 천정을 응시하고 있다가 서전무가 몸을 돌리는 순간, 서전무쪽으로 고개를 획 돌린다.
멈칫하는 서전무!
서전무를 뚫어지게 보는 오회장!
긴장하는 서전무!!
수아 역시 놀란 듯 오회장을 내려다본다
수아 : 아빠!
서전무 : 회회회장님!
순간, 오회장 벌떡 일어나며
오회장 : (외마디 비명처럼 버럭) 신이사를 불러---!!!
놀라는 서전무와 수아
병상쪽으로 뛰어오는 소라
외마디 비명을 지른 채 카메라를 향해 두 둔을 부릅뜬 오회장!!!
수아 : 아빠, 아빠!! 저 수아예요, 저 알아보시겠어요? (소라에게) 언니언니, 의사선생님, 빨리, 빨리!
소라 : 어, 알았어 (뛰쳐나가면)
소라가 아웃되자마자 불쑥 특실 안으로 들어오는 중원과 춘복
수아 : (E) 아빠, 저 수아예요, 수아요! 저, 알아보시겠어요?
중원 : (대뜸 사태를 파악하고 긴장한 얼굴로 병상 쪽으로 다가오는)
춘복 : (역시 긴장한 채, 다가오는)
오회장 : (수아를 보는)
수아 : 아빠, 저예요, 저 보이세요, 아빠?
오회장 : (수아를 보던 시선을 서전무로) ....
서전무 : (그 눈빛에 오금이 저리는) ...
중원 : (오회장의 앞으로 다가오면)
오회장 : (다시 중원을 쳐다보는)
수아 : (오회장의 눈빛을 따라 중원을 돌아보고 멈칫하지만 이내 다시 오회장을 바라보는)
서전무 :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굳은 채 오회장만 쳐다보는) !!
중원 : (초긴장으로) ...
오회장 : (중원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
중원 : (저를 알아보시겠습니까? 차마 묻지 못하고 간절하게 보는) ....
수아 : (E) 아빠, 아빠, 아빠!!
서전무 : (오회장을 주시하는) ...
중원 : (긴장) ....
오회장 : (다시 멍해진 동공이 중원만을 향해있는) ....
S#2. SR전자 사장실
마주 앉아 있는 현태와 정택수
현태 :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정택수 : 원숭이 궁뎅이는 빨개~, 아 우덜만 그게 빨간 줄 알고 있었는디 ...(말은 해야겠는데 답답해서) 아, 그랑께 그게 뭐시냐
현태 : (O.L) 지금 누굴 협박하는 겁니까?
정택수 : 혀협박? 무슨 말씀을 그러코롬 섭하게 하신대요? 지가 시방도 가슴이 벌렁벌렁 .... 그랑께 사장님하고 지하고
딱 둘이서만 원숭이 궁뎅이가 ....
현태 : (O.L) 서전무님은 회사 재무구조에 문제를 일으키셨던 분입니다. 그래서 동태를 파악해달라고 했던 거고
장중원 사장이야 회장님을 해치려한 범인과 똑같이 생겼길래 주시해 달랬던 건데 ... 무슨 문제있습니까?
정택수 : (입을 쫙-- 벌린 채 기막혀) 예? 예 저기 거시기 그랑께로 사장님
현태 :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딱 두 종류죠
정택수 : (보면)
현태 : 첫째, 내 말을 잘 듣는 사람! 둘째, 내가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사람!
정택수 : (내심 놀라는) !
현태 : (싸늘하게) 이제 그만 나가주실래요?
내심 질겁한 얼굴로 일어나는 정택수,
일어나서 자신의 책상 쪽으로 가는 현태,
숨이 턱- 턱- 막힐 정도로 어이가 없는 정택수, 현태를 쳐다보다, 기가 막혀하며 아웃되면
태연히 책상 의자에 앉는 현태
S#3. SR전자 사장 비서실
바지춤을 다시 추스르며 나오는 정택수
때마침 전화벨 울리면
미스송 : 네, SR전자 사장실입니다 (사이) 네, 상무님, 연결해드리겠습니다
정택수 : (전화벨과 동시에) 와-- 참말로 .. 흐미 어째야쓰까! (둘을 번갈아 보며) 저기 저 안에 있는 저 사람, 신현태 사장 맞쥬?
박실장 : (어이없는 얼굴로 정택수를 쳐다보면)
미스송 : (부저를 누르고) 사장님, 오수아 상무 전화십니다
정택수 : (혀를 차며) 참말로 이래서 하나님이 콧구멍을 두개씩 주신 모냥이여. 한 쪽 맥히면 (큼큼 해대며) 한 쪽으로 숨쉬라꼬!
우째야 쓰까! 우째야쓰까! (아웃되는)
S#4. SR 전자 사장실
현태 : (수화기 들고) 예, 수아씨?
S#5. CT 촬영실 안 (N)
유리창 너머 CT촬영 중인 오회장을 쳐다보면서 핸드폰을 하고 있는 수아.
바로 옆에서 먹빛의 얼굴로 오회장을 쳐다보고 있는 서전무
수아 : (감격) 현태씨, 아빠가 ... 아빠가 말씀을 하셨어요!!
S#6. SR전자 사장실 (N)
현태 : (굳는) ?!!
S#7. CT 촬영실 앞 복도 (N)
수아 : 아빠가 현태씨를 찾으셨어요, 아빠가 당신 입으로 현태씨를 찾으셨다구요, 지금 빨리 병원으로 오세요, 네?
S#8. SR전자 사장실 (N)
현태 : ... 예 ... 바로 가죠
전화기를 내려놓는 현태의 굳은 얼굴에서
S#9. 오회장의 특실 밖 복도 (N)
의자에 앉아 경제지 읽고 있는 중원, 실은 몹시도 긴장된 마음을 태연으로 가장하고 있다
그 앞을 왔다갔다 어쩔 줄을 몰라하는 춘복
그 옆에 서있는 경호원1
춘복 : 아-- 진짜, 기억을 하는 거야, 못하는 거야! 왜 빤히 쳐다만 보냐구?
중원 : .....
춘복 : 하긴 3년씩이나 누워있던 사람이 당장 기억이 확-- 돌아오겠어?
아까 빤히 쳐다볼 때 (오버하며) “회장님!” 한번이라도 좀 부르지! 그럼 혹시 또 기억했을지 알아?
중원 : (잡지를 보며) 그래서 기억을 못하시면요? (춘복을 쳐다보며/ 정색으로) 나는 아직 장중원입니다, 잊지마세요
춘복 : (중원의 그 서슬에 대번 주눅이 들어, 조용히 옆에 앉으면서) 아알았어 ... 하도 답답해서 그냥 ...
(궁시렁궁시렁, 흘낏 중원을 보고) 독하다 독해 ...
S#10. 도로 (N)
달리는 현태의 승용차
S#11. 차 안 (N)
두려운 마음을 감춘 채 뒷좌석에 앉아있는 현태
마침내 잠시 생각하다가 조수석의 박실장을 의식해서 핸드폰 꺼내 문자를 보내기 시작한다
S#12. 달리는 정택수의 차 안 (N)
몹시 화가 나서 운전 중인 정택수
정택수 : (매서운) 신사장 ... 나도 말여, 이 증택수도 좋아하는 사람은 딱 두 종류여! 첫째, 내 패가 안좋을때
눈딱감고 니묵어라하고 패던져 주는 사람! 둘째, 내 패가 엄청 좋을 때 사정없이 배팅 들어오는 사람!
문득, 문자메세지가 왔다는 알림 음이 들리면 메시지 내용을 음성으로 전환해서 듣는 정택수
현태 : (E) 전화드리겠습니다, 대기하고 계세요!
정택수 : 이건 또 뭔소리여? 병 주고 약 주고, 시방 니가 나를 갖고 노냐? 이 증택수가 먹던 떡이다 이거지?
S#13. 오회장의 특실 밖 복도 (N)
여전히 경제지를 읽고 있는 중원
그 옆에 서있는 춘복
복도 저 끝에서 뛰어오다가 중원을 보고 우뚝 서는 현태
현태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경제지만을 읽고 있는 중원
그 뒤의 박실장
중원을 힐끔 보고 특실로 뛰어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현태
춘복 : 오회장님께서는 잠시 검진 받으러 가셨습니다
현태 : 아, 그래요?
중원 : (그제야 현태를 보았다는 듯 일어나면)
현태 : 퇴원하셨군요
중원 : 네, 덕분에요
현태 : 그런데 ...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중원 : (매섭게 보며) 감축드립니다, 오회장님께서 드디어 깨어나셨더군요
현태 : 천만다행이지요. 지난 3년을 하루같이 회장님이 깨어나시길 바래왔는데 ...
춘복 : (허, 저 자식 말하는 것 좀 봐!) ....
중원 : 그 정성에 결국 하늘이 감복하셨군요
현태 : 무슨 용건으로 오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중원 : (웃으며) 글쎄요 ... 협상대표야 오상무 아닌가요?
열 받는 현태, 중원을 쏘아보면
느긋한 미소를 머금고 현태를 쳐다보는 중원
문득, 그 두 사람 쪽으로 다가오는 오회장을 실은 스트레치카
의료진들에 둘러싸인 스트레치카를 따라오는 수아와 서전무
돌아다보는 중원과 현태
몹시도 긴장하는 현태,
역시 긴장하는 중원
천천히 ... 그 두 남자 옆으로 다가오는 스트레치 카
오회장 : (현태를 보는) ...
현태 : (초긴장)
오회장 : (중원을 보는) ..
중원 : (초긴장)
오회장 : (손을 들어 보이면)
멈추는 스트레치 카
중원 : (정말로 오회장이 깨어난 것 같다, 얼마나 깨어나길 바랬던가) ....
현태 : (두려운 마음 애써 감추고) ....
수아 : (기쁨과 기대 속에서) ....
서전무 : (역시 두렵고) ....
오회장 : (현태를 향해 천천히 손을 내미는)
현태 : (후들거리는 마음을 참고 그 손을 잡으면)
그 손을 와락 움켜쥐는 오회장
잡힌 채, 동공이 확대되는 현태!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보는 중원
역시 그 모습을 눈여겨보는 서전무
‘아빠는 딸인 나보다도 신현태 사장을 믿으시는구나 ...’ 그런 눈빛으로 현태를 보는 수아
손이 잡힌 채, 스트레치카를 따라 병실로 들어가는 현태
긴장된 얼굴로 그 모습을 쳐다보는 중원
중원을 한번 돌아다보고 병실로 따라 들어가는 수아
역시 내심 놀란 얼굴로 따라 들어가는 서전무
맨 나중에 뚜벅뚜벅 안으로 따라 들어가는 중원
S#14. 특실 안 (N)
오회장에게 손이 잡힌 채 병상 옆에 서있는 현태, 진땀이 날 지경이다
이미 오회장은 두 눈을 감고 있다
그런 오회장의 기색을 살피는 서전무
두 눈을 감은 오회장을 살피던 수아
수아 : 깨어나시긴 깨어나신 건가요?
주치의 : 경과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은 희망적입니다. 말문을 트셨다는 게 중요하니까요
서전무 : (조심스럽게) 아가씨도, 저도 알아보시지 못하는 것 같던데 ...기억은 언제쯤 다 되찾으실 수 있을까요?
주치의 : 차차 회복하실 겁니다. 경우에 따라 충격이 크셨던 사건은 혹, 기억을 못하실 수가 있긴 합니다만 ... 너무 염려 마십시오
서전무 : (어두워지는) ....
현태 : (오회장에게 손이 잡힌 채, 진땀인) ....
그들 뒤에 서서 지켜보는 중원 ... 마침내 병실을 나가면, 얼른 쫓아나가는 춘복
문득, 뒤를 돌아다보는 수아, 이미 나가고 없는 빈 자리를 물끄러미 보는 모습에서 ...
S#15. 거리 (N)
달리는 중원의 리무진
S#16. 차 안 (N)
뒷좌석에 춘복과 나란히 앉아있는 중원
중원, 차 창문을 열고 서울의 야경을 깊은 눈길로 보는 얼굴 위로
플래시백 2부 S#17. 병원
정현 : 어머니! 수아야! 저 아녜요. 이 사람들 뭐 잘못 안거니까 저 금새 돌아올 꺼에요. 회장님만 깨어나셔도 다 알게 될 꺼니까
염려마세요 어머니! 저 아니에요! 수아야! 어머니! 저 아니에요!
중원 : (마음의 소리) 회장님이 드디어 말문을 여셨다. 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 그날 밤의 진실을 ... 나는 들어야한다!
S#17. 특실 (N)
두 눈을 뜨고 천정만을 응시하던 오회장, 자신의 침상 주위에 몰려있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리면
오회장의 손을 잡고 오회장을 간절한 눈으로 보고 있는 수아
수아 뒤로 긴장한 눈으로 오회장을 쳐다보는 신현태와 서전무,
감격한 눈으로 오회장을 보는 소라, 김상무, 송상무, 박실장 등등 ..
숨소리 하나 나지 않는 고요 속에서 오회장을 주시하는 사람들 ...
그들 모두를 아--주-- 천천히-- 낯선 사람을 보듯 쳐다보는 오회장의 모습에서...
S#18. 호텔 전경(N) - INSERT
S#19. 중원의 집무실 (N)
테이블에 둘러앉아 숙의 중인 중원, 춘복, 동욱, 유란
중원 : (카리스마 느껴지게, 힘있게) 자, 각자가 진범이라고 생각해봐! 범인으로 몰아 죽인 이정현이와 똑같은 장중원이 나타났어!
게다가 자신이 범인인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오회장이 깨어나려고 해, 자, 범인의 동선은?
동욱 : 오회장부터 죽여야지! 오회장만 죽으면 새로 나타난 놈이 이정현이든 장중원이든 무슨 상관이야, 증거가 없는데...
게임 오버!
춘복 : 나도!
유란 : 나 역시!
중원 : 그래, 그래서 회장님부터 지켜야 돼! 아직은 누가 범인인지도 알 수 없고 증거도 미약해!
지금으로써는 회장님의 증언만이 내가 무죄라는 강력한 증거야!
동욱 : 일단 회장님을 쥐도 새도 모르게 딴 병원으로 옮기자!
춘복 : 참나 ... 무슨 수로? 달랑 시디 한 장 복사하는 일도 간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사람을? 말이 될 소리를 해, 말이 될 소리를!
동욱 : 야, 이거 불안한데 ... 오늘 밤이라도 당장 회장님을 해치면 어뜩하지?
중원 : 아직까진 괜찮아
유란 : 왜?
중원 : 회장님이 깨어 나시자마자 신현태의 손을 잡으셨어. 만약 신현태가 진범이라면 그로써는 상당히 안심할 수 있는 제스쳐야
서전무 역시 회장님이 일언반구 아무 말이 없으셨고 ...정택수야 두 사람 중 누군가의 하수인 일테니
아직은 독자적으로 행동을 취하진 않을 거야!
유란 : (끄덕이며) 어쨌든 빠른 시일 안에 회장님을 빼내와야겠네
동욱 : (눈 부라리며) 빼내오다뇨? 모셔와야죠
유란 : (하여튼 ‘바른생활사나이라니까’ 피식 웃는) ....
중원 : 문제는 ... 수아야!
유란 : 당연히 오수아도 모르게 (동욱이 한번 보고) 모셔와야죠!
동욱 : 택도 없는 소리 하지도 마요, 수아씨가 회장님이 사라진 걸 알면 가만있겠어요?
장사장이 이정현이란 걸 알기도 전에 지레 죽을 거예요
중원 : (갈등으로) .....
유란 : 그럼 오수아한테 회장님을 몰래 데려 갈테니까 알고 있어라, 얘기할 거야? 장중원이 이정현이란 말과 똑같은데?
동욱 : (중원에게) 차라리 이 기회에 말해버리자, 니가 이정현이라고 고백해버려!
수아씨가 아무렴 도움을 주면 줬지 방해를 하겠냐?
유란 : (O.L) 미쳤어요? 아닌 척, 장중원인 척, 왜 했어 그럼? 오자마자 달려가 ‘나다 수아야 안아버리지’ 왜?
중원 : (깊은 갈등으로) ....
유란 : 사랑타령이나 하자고 여기 모였어? 그러자고 3년을 이갈았어? 나도 알고 싶어, 어떤 놈이 범인인지 ...
신현태 아니라며?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며?
동욱 : 수아씨 도움 없이는 회장님을 모셔올 수가 없잖아요!!
유란 : 왜 없어? 오수아도 모르게 빼오면 되지! 회장님이 없어진 걸 진범이 알아봐, 가만있겠어? 오수아가 미리 알고 있으면
자기도 모른 척 연기를 해야 돼!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단호히) 수아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오수안 정말 몰라야돼!
중원 : .....
동욱 : 회장님 사라지신걸 알면 수아씨 못 살아요! 정현이 죽고 지난 3년, 수아씨가 그래도 살 수 있었던 건
회장님이 저렇게라도 살아계셔서 일거예요!
유란 : 정말 알리자구? (어이없다, 웃으며) 오수아가 장사장이 이정현인 거 알면 가만있을까? 알고도 모른 척 연기할 수 있을까?
동욱 : 수아씨 우습게보지 말아요!! 끝까지 정현이가 자기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이 아니라고 법정에서 당당하게
증언했던 여자예요!! 사랑을 위해서라면 자기 인생, 아니 목숨조차 내놓을 여자라구요!
유란 : (염려와 중원에 대한 사랑과 질투까지 섞인 감정으로) 사랑을 위해서라면 ... 목숨조차 내놔? ...(동욱을 보며) 자신있어?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창가로 가서 서는 중원
춘복, 왜 그렇게 뾰족하냐는 듯 유란을 쳐다보면
유란, 중원의 뒷모습만을 깊게 응시하는데 ...
이정현임을 밝혀야할지 말아야할지 ... 갈등하는 중원의 모습에서
S#20. 병원 일각 (심야)
음산한 느낌이 나면 더욱 좋을 어느 한 구석
불도 꺼진, 창문으로 들어오는 흐릿한 달빛만이 보이는 곳에 서있는 현태, 눈빛이 위험을 감지한 밀림의 짐승처럼 형형한데
그 얼굴위로 타타타타 뛰는 발자욱소리와 헉헉헉헉 숨차는 소리 겹쳐지면서
S#21. 길 (N) (현태의 과거) - (1982년) (화면 단색톤)
한쪽은 낡은 슬리퍼를 한쪽은 신발조차 못 신은 맨발로 칠흙 같은 밤길을 울면서 달리는 어린 현태 (11세)
S#22. 양옥집 (N) (대사 묵음처리) (화면 단색톤)
제법 잘 사는 느낌의 2층 양옥집
육중한 대문으로 달려와 작은 두 주먹을 움켜쥐고 쾅쾅쾅 대문을 두드리는 현태
현태 : 아저씨, 아저씨! 살려주세요, 아빠가 죽어가요, 아빠가 죽어가요, 아저씨--!!
이내 대문과 연결된 쪽문이 열리면서 나오는 여자 (30대)
여자 : 어머 현태야, 무슨 일이니? 왜그래?
현태 : (겁에 질려 덜덜덜 턱을 떨어대면서) 아아아아빠가 죽어가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이내 활짝 열린 쪽문으로 보이는 양옥집 모습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불빛이 환한 안방 창문이 왈칵 열리면서 보이는 오회장 (당시37세)
오회장 : (버럭) 문닫아!!
여자 : (뒤를 돌아본 채) 여보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겼나봐요)
오회장 : 내 말 안 들려? 문닫으라니까!!
현태 : 아저씨!! 아저씨--!!
오회장 : (벼락같이) 어서--!!!
여자 : (안쓰런 얼굴로 현태를 쳐다보며 할 수 없이 쪽문을 닫으려면)
현태 : (이대로 가면 아빠가 죽는다는 공포감으로, 필사적으로 쪽문에 매달려 오회장만을 쳐다보며) 아저씨, 아저씨이,
우리 아빠 살려주세요, 우리아빠 살려주세요!!
오회장 : (현태를 차갑게 보는) ...
현태 : (절규하는) 아저씨이--!! 우리 아빠 좀 살려주세요!!!
차디차게 보는 오회장
간절한 애원으로 우는 현태
창문을 거세게 닫아버리는 오회장
할 수 없이 쪽문을 닫아버리는 여자
패닉상태로 닫힌 쪽문을 쾅쾅쾅쾅 두드려대는 어린 현태, 그 조막만한 손이 CU되면서
S#23. 병원 일각 (심야) (현재)
마치 그 손이 자신의 심장을 두드려대는 듯 헉 -- 괴로워하는 현태
두 손으로 창틀을 집고 고개를 꺾고 있다가 마침내 고개를 쳐들고 아주 깊게 심호흡을 한번 한 뒤,
이글이글 불타는 증오의 눈으로 돌아서는 현태
S#24. 복도 (심야)
고장 난 휠체어 하나가 버려져있는 텅 빈 복도
그 복도를 무겁게 걸어오는 현태!!
S#25. 특실 안
조용히 열리는 특실의 문
흐릿한 스탠드 불빛만이 켜진 특실 안으로 들어오는 현태, 증오와 분노가 가득한 눈으로 천천히 오회장의 병상으로 다가오면
아기처럼 오회장의 손을 꼭 쥐고 병상에 엎어져서 잠든 수아 ....
그런 수아를 내려다보고 있는 현태
어느새 그 눈빛에 연민과 사랑이 스며들면서 말할 수 없이 복잡다단해지는 현태 ...
그 모습 뒤로 살그머니 특실 문이 열리면서
그 틈으로 특실 안을 들여다보는 서전무의 예리한 눈빛
S#26. 특실 밖
흐릿한 불빛 아래 병상옆에 붙어있는 수아와 현태의 뒷모습이 보이면
할 수 없이 특실 문을 조용히 닫는 서전무
돌아서는 그 눈빛에 감출 수 없이 드러나는 불안, 초조!!!
마침내 뚜벅뚜벅 복도를 걸어나가는 서전무의 모습에서
(F. O)
S#27. SR 전자 사옥 전경 (아침)
S#28. SR전자 사장실 (아침)
책상에서 심상하게 서류 등을 챙기는 현태
그의 앞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간 얼굴로 서있는 서전무, 그 옆의 김상무
현태 : 만반의 준비는 잘 해놓으셨겠지요
김상무 : 아, 그럼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서전무 : (여유롭게) 지난번에 딜레이 된 후 재차 준비한 건데 착오가 있겠습니까?
김상무 : 전무님과 저는 프라자 쪽에 먼저 가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현태 : 알게습니가, 가시죠
김상무 : 네, 사장님
성큼 성큼 앞서 나가는 현태
그 뒤를 따라 나가는 김상무
정말 아무 일 없는 듯 태연한 얼굴로 따라 나가는 서전무
S#29. 특실
간호사 오회장의 혈압과 맥박을 체크중이다
이제 막 외출복(단정하고 깔끔한 스타일의 투피스)으로 갈아입은 수아,
역시 단정하고 깔끔한 스타일의 평상복을 입은 소라 들어서며
소라 : 오늘 시찰가야 된다며..잠은 좀 잤어? 묻는 내가 바보지, 보나마나 한숨도 못잤을텐데..간밤엔 어땠어? 수아야 불러주셨니?
수아 : 가끔 눈은 맞추시는데 아직도 날 못 알아보셔
소라 : 이제 알았지?
수아 : 응?
소라 : 니가 얼마나 못된 딸이었음 회장님이 하나밖에 없는 딸을 놔두고 신사장님부터 찾으셨겠어?
수아 : (미소로) 아빠가 ... 정말 현태씨를 많이 의지하셨나봐
소라 : 그래 이 바보야, 이제 알았어?
수아 : 절대로 아빠 혼자 두지마. 언제 또 벌떡 일어나실지 모르니까 ...
소라 : 그래서 연차 내고 왔잖니, 요 병상에 딱 껌처럼 붙어 있을께, 됐어?
수아 : (소라에게 웃어주고 오회장의 손을 잡고) 아빠 ... 오늘 SR프라자 시찰있어요... 저 다녀 올 때까지 ...
(얼굴을 귀에다 바짝 대고) 아빠 딸 수아 기억해 내셔야해요, 아셨죠?
(오회장의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며) 어떻게 하나밖에 없는 딸보다 현태씨를 먼저 기억하세요? 섭섭하게 ...
문득 병실로 들어서는 현태와 서전무, 김상무
소라 : 오셨어요?
수아 : (보면)
현태 : (다가와서) 회장님은 좀 어떠세요?
수아 : 그날 이후 별 다른 징후가 안보이세요
서전무 : (현태 뒤에서 오회장을 유심히 보는) ...
김상무 : 회장님이 깨어나실 기미가 보인다니 절로 힘이 납니다.
수아 : (미소로) 감사해요, 김상무님!
현태 : (오회장에게) 회장님 ...
오회장 : (부르는 소리에 눈동자가 움직여 현태를 보는) ....
수아 : (놀라서) 아빠 ... 내가 그렇게 불러도 꿈쩍안하시더니 ...아빠가 현태씨를 정말 좋아하시나봐요
서전무 : (힐끔 현태를 보는) ...
현태 : (다소 굳어져서) 가시죠, 수아씨!
수아 : 현태씨도 같이 가세요?
서전무 : 장중원 사장이 신사장님도 함께 가길 원하십니다
수아 : ....
현태 : (마치 서전무도 들으라는 듯) 각오하세요, 수아씨!
수아 : (보면)
현태 : 장사장이 자꾸 수아씨 놓고 제 심경을 건드리면 수아씨 내 거라고 선전포고할 지도 모릅니다
그때 아니라고 발뺌하셨다간 ... 제 스타일 완전 구겨지는 거 아시죠?
서전무 : (수아를 보면) ...
수아 :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현태를 보는) ....
서전무 : (표정 굳어지는) ...
S#30. 호텔 앞 (D)
이제 막 호텔 정문 앞으로 미끄러져 올라오는 럭셔리한 리무진
리무진에서 내리는 박실장, 뒷좌석 문을 열어주면 내리는 현태
S#31. 중원의 드레스 룸 (D)
붕대를 감은 몸에 경호원1의 도움으로 와이셔츠를 입는 중원
그 언저리에 서있는 춘복과 동욱
왼팔을 들어올리려다가 아파서 얼굴이 다소 찡그려진다.
춘복 : 정말 괜찮겠어?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중원 : 타오렌은 좀 어떻습니까?
춘복 : 저는 다 나았다고 안달이지 뭐, 아니 뭐 사람 뱃속이 헝겊쪼가린가! 뜯어진 거 꿰매면 됐지, 왜 더 누워있어야하녜
발딱발딱 일어나는 그 자식 눕혀놓고 오는 것도 일이라니까!
동욱 : (웃으며) 불안해서 그렇겠죠, 자기도 없는데 장사장 또 어떻게 될까봐 ...
춘복 : 아, 그러니까 기분나쁘지, 난 뭐 여벌인가? 자식이 말야, 내 무술실력을 몰라요, (파파파팍!! 모션취하면서)
내가 말야, 진대인 구하는데
중원 : (돌아보며) 가시죠
춘복 : (뻘쭘, 뭔 말을 못하게해요, 궁시렁궁시렁)
중원 : 동욱아, 부탁안해도 알지?
동욱 : 걱정마, 회장님은 내가 지킨다, 24시간 철통수비! (장난이지만 진지하게 거수경례까지 해보이며) 충성!
(손 내리고) 오케이?
중원, 미소를 머금고 믿음직스런 동욱의 어깨를 툭 쳐주고 밖으로 나가면 따라 나가는 춘복과 경호원1
S#32. 호텔 로비 (아침)
현태와 박실장, 중원이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땡, 엘리베이터 멎으면서 경호원1과 춘복을 대동하고 걸어 나오는 중원
로비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데
로비의 소파에 앉아있다가 일어나는 현태와, 박실장
복심(腹心)을 가슴에 숨긴 채 서로 반갑게 악수를 하는 현태와 중원
춘복, 현태와 인사하면
현태의 안내를 받으면서 로비를 빠져나가는 중원 일행
S#33. 호텔 밖 (아침)
대기 중인 리무진의 문을 열어주는 박실장
차에서 내리는 수아
다가오는 중원과 가볍게 눈인사만을 나누고
중원이 올라타면 다시 올라타는 수아
춘복이 올라타고 마지막에 현태가 타고나면
뒷 차문 닫아주고 얼른 조수석에 올라타는 박실장
출발하는 차를 향해 깍듯이 인사하는 경호원1의 모습에서
S#34. 거리 (D)
달리고 있는 럭셔리한 승용차
S#35. 리무진 안 (D)
달리는 방향과는 등지고 나란히 앉은 수아와 현태
그 맞은 편에 나란히 앉아있는 중원과 춘복
중원 : 오회장님은 좀 어떠십니까? 기억이 완전히 돌아오신 건 아닌 모양이지요?
수아 : (격식을 갖춰 딱딱하게) ... 네 ... 아직은요 ...
현태 : (예의바르게) 그 날은 ... 무슨 일로 병원에 오신 겁니까? 오수아 상무한테 용건이 있으셨던 것 같던데 ...
중원 : (태연히 웃으며) 그저 오수아 상무님을 뵙고 싶었을 뿐입니다
수아 : (당황한 눈으로 중원을 보면) ...
현태 : (태연히) 용건도 없이요?
중원 : (미소로) 그러고 보니 용건이 없었네요 (춘복을 마주보며 웃으며) 용건이 없어도 만나고 싶은 사람 ...
참 오랜만에 가져보는 감정입니다
춘복 : (따라 웃으며 현태를 의식해서) 요새 부쩍 사장님께서 오수아 상무님 말씀 자주하시는 거 모르시죠?
중원 : 내가 ... 그랬나요?
수아 : (애써 담담히) ...
춘복 : (현태를 스윽 보며) 사랑은 원래 본인보다 주위사람들이 더 빨리
현태 : (O.L) 회장님 깨어나시는 데로 수아씨와 전, 결혼식을 올릴 생각입니다
수아 : (놀래서 현태를 보면) !
춘복 : (놀래서 현태와 중원을 번갈아보면)
중원 : (깊은 눈길로) ...
현태 : 듣자하니 장사장님의 첫사랑이 수아씨를 닮았다는 말씀을 하셨다던데 (짐짓 가볍게) 앞으로는 그런 농담 삼가 해주십시오.
춘복 : (놀래서) 저기, 그러니까 신사장님 말씀 ... 사실인가요?
수아 : (내심 당황) ...
춘복 : 아니 그러니까 오상무님, (중원을 힐긋 보고, 애가타서) 오회장님이 깨어나시는 데로
정말로 신사장님과 결혼하실 생각이신가요?
수아 : (중원을 보는)....
현태 : (수아를 보는) ....
중원 : (수아를 보는) ...
수아 : .... 네, 사실이예요
현태 : (비식 미소를 머금고 중원을 보면)
춘복 : (이를 어쩐대...싶은 눈으로 중원을 보면) ...
수아를 말없이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창밖을 쳐다보는 중원, 밀려오는 슬픔을 들킬세라 턱을 손에 괴고 창밖을 보는 ....
애틋해지는 마음을 애써 감추고 중원을 보는 수아 ...
S#36. SR 프라자 앞 (D) (대치동 하이프라자)
서전무와 김상무를 위시한 유니폼 차림의 직원들, 귀빈을 맞이하기 위해 도열해있다.
프라자 앞에 도착하는 리무진
내리는 현태와 수아, 중원과 춘복의 모습에서
S#37. 매장 (D)
SR전자가 만드는 모든 TV제품이 전시되어있는 홀
전시된 제품을 하나하나 훑어보며 설명을 듣는 중원일행
고가의 PDP 제품만 모아놓은 코너에 도착하면
김상무 : (PDP 칩을 들고) 이것이 바로 세계 최초의 디지털 방송 수신칩인 5세대 VSB칩입니다
중원 : (VSB 칩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
김상무 : 전 세계적으로 미국식 디지털 전송방식은 화질이 고르지 못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됐었는데요,
바로 그 문제점을 우리 SR전자가 개발한 이 칩이 완전히 해소시킨 바 있습니다
중원 : (VSB칩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디지털 전송방식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이군요
현태 : 전 세계 미국식 디지털 전송기술을 채택한 나라로부터 년간 약 1억달러의 로열티를 받고 있습니다
중원 : (대단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 수아를 보면)
수아 : (중원의 눈길을 애써 피하는) ...
서전무 : 저희 SR전자의 TV가 국내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것만 봐도 우리 제품의 우수성은 입증이 되고도 남지요
춘복 : 이 PDP만의 기능상의 특징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서전무 : 이쪽으로 와보시지요
서전무의 안내를 받으며 성큼 앞서 걷는 중원
애틋한 눈으로 그제야 중원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수아 ...
S#38. SR프라자 앞 (D)
매장 순시를 마치고 나오는 중원일행과 현태 일행
서전무와 김상무, 중원과 악수를 나누고 춘복과도 악수를 나누면
박실장 얼른 뒷자리의 문을 열어주면 올라타는 중원
그 다음에 올라타는 춘복
현태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올라타는 수아
맨 마지막에 올라타는 현태
출발하는 리무진을 향해 깍듯이 인사하는 서전무와 김상무 ...
S#39. 거리 (석양)
달리는 럭셔리한 자동차 두 대
S#40. 리무진 안 (석양)
가는 방향과 등지고 앉아 있는 수아와 현태
마주 앉아 있는 중원과 춘복
시트에 머리를 대고 두 눈을 감고 있는 수아
그 모습을 애써 담담히 보는 중원
현태, 중원을 의식하며 잠든 수아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 놓으면,
그 모습을 쳐다보는 춘복, 열 받은 얼굴로 중원을 보면 ...
애써 태연히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는 중원
현태 : (중원을 쏘아보는) ...
중원 : (오른손으로 턱을 괸 채 창밖만 쳐다보는) ...
수아 : (현태의 품에 기댄 채) ....
S#41. 하늘 - INSERT (석양)
마치 중원의 심정처럼 핏빛 석양이 불타는 하늘 ---
S#42. 호텔 앞 (저녁)
미끄러지듯 다가와 멈추는 리무진
조수석에서 내려 뒷좌석 문을 열어주는 박실장
내리는 중원과 춘복, 현태, 수아
현태 :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중원 : 별 말씀을요 (수아에게) 다음 미팅은 이이사를 통해 연락드리겠습니다
수아 : ... 알겠습니다 ...
중원, 뚜벅뚜벅 돌아서서 들어가면
그제야 현태측과 인사하고 따라 들어가는 춘복과 경호원1
그런 중원의 뒷모습을 애틋하게 보다가 현태의 안내로 차에 오르는 수아의 모습에서
S#43. 중원의 집무실 (저녁)
양복 윗도리를 벗는 중원
받아서 드레스룸쪽으로 아웃되는 경호원1
집무실 책상쪽으로 걸어가는 중원
뒤따르는 춘복
중원 : 이이사님은 빠른 시일안에 양수리 별장을 매수하세요
춘복 : 양수리 별장이라면 오회장 사건이 났던?
중원 : 듣자하니 별장을 내놨답니다, 동욱이 이름으로 사놓으세요
춘복 : 알았어, (돌아서려다가 다시 중원을 보며) 그럼 ... 결심한거야?
중원 : (창밖만을 쳐다보는) ....
춘복 : (중원의 분위기에 더는 말을 못 붙이고) .....
S#44. 특실 안 (저녁)
순하게 잠든 사람처럼 누워있는 오회장
그의 병상으로 다가오는 수아와 현태
수아 : 아빠, 저 다녀왔어요
현태 : 다녀왔습니다, 회장님
오회장 : (잠든) ...
현태 : 수아씨!
수아 : (보면)
현태 : 회장님 앞이예요. 다시 한번 듣고 싶어요. 회장님만 깨어나시면 결혼할 거란 내 말 ... 정말 동의하신거죠?
수아 : (천천히 끄덕이며) ... 네
현태 : (오회장을 보면서) 들으셨죠? 회장님! (의미심장하게) 회장님만 깨어나시면 수아씨와 저... 결혼합니다. 어서 일어나세요!
오회장 : ....
비식, 회심의 미소를 짓는 현태의 모습에서
S#45. 중원의 집무실 (N)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포즈로 책상에 앉아있는 중원
춘복 : (E) 아니 그러니까 오상무님, 오회장님이 깨어나시는 데로 정말로 신사장님과 결혼하실 생각이신가요?
수아 : (E) .... 네, 사실이예요
벌떡 일어나서 창밖을 쳐다보는 중원의 타는 가슴에서 ......
(F. O)
S#46. 검찰청 전경 - INSERT
S#47. 검찰청 수사과 (D)
발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새 양말로 갈아 신고 있는 조계장
이제 막 수사과로 들어서는 김수사관
조계장 : 그래, 뭣 좀 알아냈어?
김사사관 : 5년까지는 기록을 보관하고 있어서 망정이지 ... 찾는데 애먹었습니다
조계장 : 찾긴 찾았구?
김수사관 : 제가 누굽니까? (조계장의 책상위에 무인단속카메라에 찍힌 사진 탁 내려놓으며) 점심 사시는 겁니다!
조계장 : (황급히 사진을 들여다보는)
김수사관 : 근데 새삼스럽게 그 사건은 왜 뒤지고 다니세요?
냅다 뛰어나가는 조계장의 모습에서
S#48. 변호사 사무실 (D)
책상 앞에 앉아서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정변호사
맞은 편 책상에 앉아서 잡지나 들춰보고 있는 김양
정변호사 : 기록에 의하면 말이야! 이정현인 사건당일, 불길 너머 창밖을 스쳐 지나가는 누군가를 봤다고 했어
김양 : (껌을 짝짝 씹어가며 잡지나 들추는)
정변호사 : 그리고 오회장을 업고 나오는데 누군가 자신의 머리를 두 대나 쳤다고 그랬구, 그렇다면 ... 그렇다면 ...
김양 : 이정현이 기억만을 어떻게 믿어요? 아현동 여관방 살인사건 기억 안나세요? 여관주인, 종업원, 다방레지,
세 명이 다 틀림없는 범인이라고 지목했 던 남자가, 나중에 진범이 잡히면서 풀려났잖아요!
정변호사 : (힐낏 보는) ...
김양 : 그것도 백주대낮에, 술도 안 마신 세 사람이 틀림없다고 지목한 남자가 생~ 뚱맞은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불길 속에서 오회장을 끌고나오느라 정신없었을 이정현의 기억을 어떻게 믿어요?
순간, 왈칵 문 열고 들어오는 조계장
들어서자마자 김양에게 천원을 주고 소파에 앉으면
마주앉는 정변호사
정변호사 : 왜 그래? 얼굴이 신났는데?
조계장 : (무인카메라 단속 사진을 내밀며) 2001년 3월 19일 오후 10시24분 차량 넘버 서울 0 가에 0000!
시속 120킬로 과속으로 6번 국도 구간에서 찍혔습니다
정변호사 : (사진을 들여다 보는) 6번 국도?
조계장 : 사건당일 양수리별장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국도에서 찍힌거죠. 차주가 누군지 아십니까?
정변호사 : (보면)
조계장 : 서재우요, SR전자 서재우 전무!
날카롭게 눈빛을 번득이는 정변호사의 얼굴에서
S#49. SR전자 사장실 (D)
중앙에 앉아있는 현태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서전무와 김상무
서전무 : 수신, 신호처리, 화질에서 저희 PDP 기술력을 따라올 수 없다는 걸 그쪽에서도 느꼈을 겁니다
김상무 : 더욱이 디지털 TV전송방식에 대한 총 17가지의 원천기술을 저희 SR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조인이야 따놓은 당상입니다
서전무 : 지분을 어느 쪽에서 얼마나 가지고 가느냐 그게 관건이죠
현태 : 하루속히 전자쪽이 마무리되어야 유통쪽 협상도 진행됩니다. 섣불리 조급한 기미를 보이진 마시되 서둘러주세요
두사람 : 알겠습니다
일어나는 세 사람
깍듯하게 인사하고 아웃되는 김상무
나가려다가 문득 생각이 난 듯 돌아서는 서전무
서전무 : 저, 사장님!
현태 : (보면)
서전무 : (친근한 농담이라도 하는 듯) 유럽지사에서 3년씩이나 죽은 듯이 지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절 의심하십니까?
현태 : (태연히) 의심이라뇨?
서전무 : 전무만 8년 달고 더 이상 크지 못하는 이 서재우...(웃으며) 유명인사도 아닌데 어느 날부터 파파라치가 쫓아다니더군요
현태 : (전혀 당황하는 기색없이 보는) ...
서전무 : 이왕이면 프로를 좀 붙여주시지요. 아마츄어 냄새가 물씬 나서 영 .... 재미가 없습니다!
현태 : !!
깍듯이 인사하고 나가는 서전무
서전무가 아웃되고 나서야 열받는 얼굴로 핸드폰을 꺼내드는 현태
S#50. 비밀 하우스 (D)
카드를 치느라 정신없는 정택수
테이블 위에 진동으로 울어대는 핸드폰 발신자 이름에 ‘신현태’라고 뜨면, 피식 웃으면서 핸드폰 귀에 대고
정택수 : 살살 이야그합시다!
신현태 : (F) 지금 어디예요?
정택수 : (안 들리는 척) 아, 여보쇼? 여보쇼?
신현태 : (F) 나예요, 신현태!
정택수 : 여보쇼? 여보쇼? 즌화를 걸었으면 말을 해얄 거 아녀?
신현태 : (F) 안들려요? 나라니까!
정택수 : (핸드폰을 마이크처럼 쥐고) 싸가지 읎는 놈, 너 시방 으른을 갖고 노냐? 즌화를 했으면 말을 해 임마, 말을!
쩌렁쩌렁 울리는 신현태의 목소리를 옆에서 듣던 노름꾼들 어이없어서 정택수를 보면
이내 뚜뚜 끊어진 소리가 들리는 핸드폰을 마이크처럼 입에 대고
정택수 : 칵!! 헌집 벽 털듯이 패뻔질라!! 니가 신현태면 나는 증택수여 임마!
S#51. SR 전자 사장실 (D)
열 받은 얼굴로 핸드폰을 끄고 잠시 생각하는데
핸드폰 울리면, 발신자 확인하고 놀란 얼굴로 핸드폰 귀에 대는 현태
현태 : 어디야, 지금!
S#52. SR전자 사옥 옥상 (D)
유란 : 당신 머리 꼭대기!
S#53. SR 전자 사장실 (D)
현태 : (매섭게) 뭐라구? ... (핸드폰을 탁소리 나게 끄고) 감히 ... 어딜 와?
눈을 들어 천정을 한번 쳐다보고 매섭게 굳은 얼굴로 나가는 현태
S#54. SR 전자 사옥 옥상 (D)
아주 높은 빌딩이라서 발아래 도심의 건물이 다 내려다보이고 눈앞에는 하늘만 보이는 옥상.
도심의 회색빛 건물을 내려다보고 있는 유란
이내 성큼성큼 걸어와 유란의 팔을 낚아채 돌려세우는 현태, 화났다
유란 : (유들유들) 흥분하지마, 당신답지 않아
현태 : (유란의 속을 간파하려는 묘한 눈길로 보는) ....
유란 : 복잡한 사무실에만 있을게 아니라 가끔은 이렇게 하늘도 올려다 보고 발아래 저 세상도 내려다보고 ...
그래야 더 원대해지지 (이를 갈아마시듯) 당신의 그 포부가!
현태 : (판단 끝났다, 편안한 어투로) 회장님이 깨어나셨어. 당신 도움이 필요해
유란 : (가당찮다는 듯 픽 웃고) 도움? 뭘 도와주까?
현태 : 내가 소유한 주식의 반에다 덤으로 .... (똑바로 쳐다보며) 장중원이를 주지!
유란 : (긴장하는) ?!
현태 : (똑바로 쳐다보며) 역시 ... 눈빛이 달라지네
유란 : (보는) ...
현태 : (고개를 다시 하늘로) 그동안 장중원이에 대해 암암리에 조사를 시켰지, 과연 장중원이란 인물이 있긴 있더군
중국 청도 출신에 북경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어머니가 12살에 죽은 장중원이란 인물은 과연 존재해
하지만 놈의 사진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어. 이유가 뭘까?
유란 : (보는) ...
현태 : (다시 똑바로 보며) 장중원이 ... 이정현이기 때문이지
유란 : (피식 웃으며) 소설 써?
현태 : (무시하고, 고개 하늘로) 장중원이 이정현이든 뭐든 난 관심없어! 내가 갖고 싶은 건 장중원이 목숨이 아니라 오수아니까!
유란 : (쏘아보는)
현태 : (다시 유란을 쏘아보며) 협상 대표를 수아씨가 아닌 나로 바꾸라고해. 그리고 오수아한테는 접근금지!
그 다음엔 되도록 빨리 협상을 마무리짓고 사라지는거야!
유란 : (쏘아보는)
현태 : 만약 내 조건을 접수하지 못하겠다면 장중원이가 이정현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터뜨린다고 전해!
유란 : 무슨 근거로? 무슨 근거로 장중원이가 이정현이란 사실을 터뜨려?
현태 : (속삭이듯 유란의 코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재밌을 거야! 얼마나 자극적이겠어, 가뜩이나 기사꺼리 없을까 ...
돈 몇 푼이면 주둥이에 스피커들을 달텐데 ... 살인 방화에 무기수로 탈옥까지 했다가 화장된 위인이
대륙유통 장중원 사장이 되어 돌아왔다 ...한국판 몬테크리스토백작!!
유란 : (내심 놀랬지만, 당차게) 장중원인 대륙유통 사장이야! 중국 최고 기업중의 하나인 대륙공사 진대인이 그 뒤에 버티고 있어!
대한투자사절단 경제인 대표를 살인범과 동일시해? 목이 열 개라도 돼?
현태 : 푸하하하하하하 (재미나 죽겠다는 듯)
유란 : (현태의 기세에 점점 더 불안해진다, 애써 태연히 마주보는)
현태 : 살인범에 탈옥수가 어떻게 대륙유통 사장이 되어 돌아왔을까?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거지,
그게 극에 달했을 때 슬쩍 흘리는 거야, 지문 조회를 해보자고
유란 : (내심 질겁) !!
현태 : 이정현인 살인범이었어, 경찰, 교도소, 두루두루 지문이 남아있지. 장중원 사장과 대조를 해보면 ... (씨익 웃으며) 어때?
그쯤되면 검찰이 다시 나설 수밖에 없겠지? 그치?
유란 : (하얗게 질려버리는)
현태 : (그런 유란의 얼굴을 톡톡 귀엽다는 듯 때려주고) 바이!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현태
분노와 증오심으로 부들부들 몸을 떨며 노려보는 유란의 모습에서
S#55. 중원의 집무실 (D)
집무실 앞 책상에 앉아 있는 중원
그 옆에 서있는 춘복과 김상무
중원 : 일단 대략적인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양해각서) 부터 만들어보시죠,
아웃트 라인이 서로 맞아야 조인이 가능한거 아닙니까?
김상무 : 그럼요, 이이사님과 협의하에 작성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중원 : (춘복을 쳐다보면)
춘복 : 자, 가시죠
김상무 :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중원에게 깍듯하게 인사하고 춘복과 함께 아웃되는 김상무
회전의자 빙그르 돌려서 창밖을 쳐다보는 중원
문득 핸드폰 울리면, 《차유란》이라는 이름 확인하고 폴더여는 중원
유란 : (F) 얘기 좀 해
중원 : ...
S#56. 공원 일각 (D)
한적한 곳에 세워진 유란의 페라리
그 주위를 지키고 있는 검은 양복차림의 경호원1
페라리 근처, 저만치에 나란히 서있는 중원과 유란
유란 : 신현태가 ... 당신이 이정현이란 걸 눈치채고 있어
중원 : (담담한) ......
유란 : 미안해, 그동안 신현태를 몇 번 만났었어
중원 : 알고 있어
유란 : (중원을 보며) 알아? 아는데도 그동안 말 한마디 없었던 거야?
중원 : (앞만 쳐다보는) ...
유란 : 내가 갖을 수 없어서 ... 영영 ... 죽어도 갖을 수가 없어서 ...오수아가 갖는 게 싫어서 ... 나 당신 팔아버릴까 생각했었어
당신 팔아서 호위호식하며 한세상 미쳐버릴까 ...잠시 유혹도 느꼈었어 ...
중원 : ....
유란 : 그런 날 뭘 믿고 가만있었어?
중원 : (유란을 외면한 채) .... 당신의 마음을 ... 아니까 ...
유란 : (핑 눈물이 도는) ....
중원 : (애써 외면한 채) ....
유란 : (마음 다잡고/ 분위기 바꿔) 신현태가 ... 협상 대표를 자기로 바꾸래! 오수아한테는 얼씬도 하지 말고
되도록 빨리 조인하고 떠나래! 안그럼 당신이 이정현이라고 세상에 터뜨리겠대
중원 : (태연히) ....
유란 : 그 생각을 못했어, 당신 지문감식기록이 경찰에 깔렸을 텐데..지문만 대조해보면 당신이 이정현이라는게 금새 들통나잖아..
그렇게 해버리겠대, 살인범으로 다시 감옥에 처 넣어버리겠대!
중원 : 회장님이 깨어나셨어 ... 그런 일은 안 생겨
유란 : 정말 회장님을 다른 데로 모실거야? 오수아한테 알리고?
중원 : 이만 가봐야겠어
유란 : (중원의 팔을 와락 잡고 깊게 보는) ...
중원 : (보는) ...
유란 : (보는) ...
안쓰러운 눈으로 유란을 보고 돌아서는 중원
멀어지는 중원의 뒷모습을 핑도는 눈물로 보는 유란
유란 : (마음의 소리) 당신 ... 내 마음 알고 있었구나 ...알면서 ... 당신 언저리 세워줘서 고마워 ...
안다고 ... 알고 있다고 말해줘서 ... 정말 고마워 ...(흐느끼는) 당신 그렇게 좋은 사람인데 ... 참 좋은 남자인데 ...
나는 왜 당신이 밉지? ... 왜 이렇게 밉지? ....
S#57. 공원 일각 (D)
천천히 뚜벅뚜벅 걷는 중원
그의 뒤를 따르는 경호원 1
중원의 앞으로 조용히 와서 멎는 리무진
문득 멈추어 서서 유란의 페라리 쪽을 돌아다보는 중원
S#58. 유란의 페라리 안 (D)
운전대를 잡고 눈물이 그득한 눈으로 돌아다보는 중원을 쳐다보는
유란 : ....
S#59. 공원 일각 (D)
경호원1이 열어준 뒷자리에 마침내 올라타는 중원
경호원1, 조수석에 올라타면 공원을 빠져나가는 중원의 리무진
S#60. 유란의 페라리안 (D)
시야에서 멀어져가는 중원의 리무진을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뚫어져라 배웅하고 있는 유란의 모습에서
S#61. 허름한 건물 (D)
변호사 사무실이 있는 건물 앞에와서 멎는 중원의 리무진
조수석에서 내려서 뒷문을 열어주는 경호원1
내리는 중원의 모습에서
S#62. 변호사 사무실 (N)
이제 막 무인단속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들고 소파에 와서 앉는 정변호사
이미 소파에 앉아 있는 중원
이제 막 종이커피 두 잔을 탁자위에 놓고 화면에서 아웃되는 김양
정변호사 : 그날 밤 10시 24분, 양수리에서 서울로 오는 6번 국도에서 과속으로 찍힌 서재우 전무 차일세
중원 : (사진을 들여다보는)
정변호사 : 119에 별장 주변의 주민에 의해서 화재신고가 접수된 것이 그날 밤 10시 12분,
어쩌면 서전무차와 소방차가 엇갈렸을 수도 있겠어
중원 : 현재까지는 서전무가 가장 유력하군요
정변호사 :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재심청구를 할 수가 없네
중원 : 만약에 ... 오회장의 증언이 확보된다면 ... 어떻겠습니까?
정변호사 : 그거야 두 말할 필요도 없는 확실한 증거지
중원 : 그 증언을 확보하자면 제가 이정현인 것을 수아한테 밝혀야만 합니다. 변호사님이라면 어쩌시겠습니까?
정변호사 : (보는) ...
중원 : (보는) ...
정변호사 : 벌써 마음의 결정을 했구만! 좋아, 자네 결정이 옳아!
중원 : 고맙습니다
이심전심 서로 마주보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S#63. 밤거리 (N)
아무도 없는 텅 빈 밤거리
라일락 하얀 꽃잎이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거리를 뚜벅뚜벅 아주 천천히 걸어 내려오는 중원
그의 뒤를 따라 오는 리무진
흩날리는 꽃잎을 바라보는 중원, 자신이 정현이임을 밝혔을 때 수아가 어떻게 나올까 ...
플래시백 10부. S#54. 엘리베이터 안 + 밖
수아 : 잠깐만요!
서로의 눈보다 서로의 심장이 알아본 듯 마주보는 두 사람
플래시백 10부, 엔딩 병실
수아 : 3년이예요 아빠 사고당하시던 그날 그마음 그대로인걸요
플래시백 11부, S#27. 호텔 밖
수아 : (E) 당신이예요, 당신맞아요, 그쵸?
중원 : (E) 나는 ... 장중원입니다
수아 : (E) 아니예요, 아니잖아요
플래시백 12부, S#42. 헤이리갈대밭(실제로는 호숫가)
수아 : 방금 사랑했던 여자가 천상의 꽃같다고 하셨죠?
중원 : ...
수아 : 그렇게 말씀하셨죠? 그렇죠?
플래시백 15부 S# 70. 병실 복도
수아 : (철철 흐르는 눈물로 중원을 올려다보며) 오빠오빠오빠!!!
중원 : (심장이 끊어질 듯한 고통을 참는) .....
수아 : (떨리는 두 손으로 중원의 얼굴을 만질 듯) 나야, 수아야 ....
중원 : (낮은 음색으로, 초연히) ... 오수아 상무님
수아 : (보는) !!!
중원 : 앞으로 일정은 차질없이 진행될 겁니다 ....
수아 : (얼어버리는) !!!
문득 텅 빈 도로 한가운데 우뚝 서는 중원의 위로 우수수수 꽃잎이 날리고,
아주 천천히 따라오다가 우뚝 멈추는 리무진, 뒤로 보이고
다시금 천천히 걷는 중원
또다시 따르는 리무진 보이고
S#64. 수아의 대저택 대문 앞 (N)
마치 걸어서 여기까지 온 듯 대문 앞에 이르는 중원, 굳게 닫힌 대문에 서서 저택을 올려다보며
중원 : (마음의 소리) 수아야 ... 견딜 수 있겠니? 그토록 간절한 마음을 숨기고 ... 날 외면할 수 있겠어?
사랑하는 사람을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는 게 얼마나 힘든 지 내가 알고 있는데 ... 네가, 네가 정말 견딜 수 있을까?
그렇게 하염없이 대문 앞에 서있는 중원의 모습에서 ...
(F. O)
S#65. 서울지검 남부지청 전경 (D)
오검사 : (E) 어이구, 이게 누구신가!
S#66. 부장검사실 (D)
책상에 앉아 있다가 소파 쪽으로 걸어오는 오검사
그와 이제 막 마주앉는 정변호사
오검사 : 소설씩이나 쓰는 변호사께서 아, 이렇게 누추한 금사실에 왕림을 다하시고 황송해서 밥알이 다 곤두서는데?
정변호사 : 거, 말에 가시 좀 빼시게, 은제까지 그 버릇 못 고치시나?
오검사 : (앉으며) 그러는 당신은 ... 염색 좀 해! 누가 들으면 내가 을마나 싸가지 없다고 하겠어?
한 열 살은 더 먹어뵈는 선배한테 꼬박꼬박 반말 하는 줄 알거아냐?
정변호사 : 부장되더니 신수가 훤~ 하구만
오검사 : 또 배배꼬는구만!
정변호사 : 아주 뭔 말을 못하겠네
오검사 : 자네야 입만 벙긋하면 사람 욕하잖아
정변호사 : 아, 내가 은제!
오검사 : 욕이 뭐 욕설만 욕인줄 알어? 나이가 먹어두 사실을 사실대로만 말하는 건 욕인거야!
자기만 양심있는 양 진실 어쩌구저쩌구 아주 기분 나쁘다니까!
정변호사 : (웃으며) 그래도 양심에 털은 안났구만 아직 --
오검사 : 왜 안나, 맨날 나는 거 대패질 하느라고 바뻐!
정변호사 : 그런 사람이 아 왜 그 사건은 그렇게 처리했어?
오검사 : 뭔 사건!
정변호사 : SR전자 오병무회장 살인방화사건!
오검사 : (뜨악) !?
정변호사 : 그거 나 재심청구할건데, 하필 자네가 담당한 사건이야, 이거 참 ...
오검사 : (어이없어) 무기징역이 선고되고 항소 상고 모두 기각돼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건이야!
모든 증거가 유죄를 밝혀준 사건을 아, 뭔 재심청구?
정변호사 : 모든 증거? 기억 안나? 자네가 수사했던 이명수사건, 일심 유죄였지? 항소심 내가 맡아서 뒤집었잖아! 또 보자구!
일어나 나가는 정변호사
뜨악해하다가 수화기를 드는 오검사
오검사 : 지금 당장 서울지검 조성하계장 불러들여!
S#67. 부동산 사무실 (D)
내심 두려운 마음을 감추기 위해 있는대로 화내며 오버하는 정택수
예리한 눈초리로 그런 정택수를 쏘아보는 조계장
조계장 : 서전무는 왜 만났어요?
정택수 : 아니 내가 내 발로 만나고 잡은 사람 만나는 것도 죄다요? 내가 막말로 사기를 쳤소? 넘의 돈을 도적질을 했소?
뭣땀시 넘의 영업집에 쳐들어 와서 다짜고짜 ...아- 진짜 빽없는 놈들은 서러버서 못사는 시상이랑께!
조계장 : SR전자 오병무 회장 살인방화사건! 그거 재수사 지시가 떨어졌어요
정택수 : (뜨끔)
조계장 : 기록에 의하면 말야, 당신 그날 분명히 5시 반경에 서전무가 별장을 나가고 나서 금방 뒤따라 나갔다고 했어
정택수 : (뜨끔뜨끔)
조계장 : 그런데 7시10분경에 신현태 사장이 별장에 도착했을 때 당신이 있었다고 증언했거든? 신현태 사장이!
정택수 : (열받는) 뭐라고라? 신현태 사장이!!!
핏발이 서는 정택수의 얼굴을 눈여겨보는 조계장
때마침 핸드폰 울리면
조계장 : (귀에 대고) 아 예!
S#68. 서울지검남부지청 전경 (D)
오검사 : (E) 둘 다 지금 제정신이야?
S#69. 부장검사실 (D)
책상에 앉아있는 오검사
그 앞에 죄인처럼 서있는 조계장
억울해 죽겠는 표정으로 서있는 김수사관
오검사 : 아, 자네들 일사부재리 원칙도 몰라? 다시 기소할 것도 아니면서 보나마나 이정현일 도와주겠다는 계산인데,
도대체 뭐하자는 거야? 특히 자네!! (조계장에게) 이 사건, 언제부터 파헤친거야?
조계장 : 죄송합니다
오검사 : 공무원으로서 직무전념의 의무도 몰라? 직무시간외!! 자네 직무이외의 일을 하고 다녔잖아, 지금!!
김수사관 : (뚱해서)....
오검사 : 난 아직도 이정현이가 진범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이야! 누가 뭐래도 내 소신껏 판단하고 결정한 사건이라구!
그걸 자네들이 파헤치고 다녀?
김수사관 : 죄송합니다
오검사 : 한번만 더 이따우 소리 귀에 들려봐! 자네 둘 다 징계처리 해버릴 거야!! 나가봐!!
인사하고 나가는 조계장과 김수사관
S#70. 부장검사실 밖 복도 (D)
고개를 푹 - 꺽은 채 나오는 조계장과 김수사관
조계장 : 미안하다, 나 때문에 ...
김수사관 : 그럼 저한테 알아보라고 하신게 그 사건 때문이었어요? 선배님도 참 똥고집 어지간하세요
조계장 : 넌 빠져, 나 혼자 할테니까
김수사관 : 그러다 진짜 징계 받으시면 어쩌시려구요?
조계장 : 내 벨 꼴리는 데로 내 속 편하게 살기로 했어. 난 공무원이기 전에 검찰 수사관이고 수사관이기 전에 인간이거든! 인간!!
김수사관 : (뻥 쪄서) 선배님!
씨익 웃으면서 걷는 조계장의 모습에서
S#71. 특실 (D)
간호사, 링거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그 아래, 가만히 허공을 보고 있는 오회장
문득 왕왕왕-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고함소리와 함께 웬 사내(실은 정현이/ 기억이 맨 뒤부터 떠오르기 때문)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얼굴이 스윽 오회장의 눈앞에 비쳤다 찰라처럼 사라지면
흠칫 놀라는 오회장, 천천히 고개를 돌려 누군가를 찾는 듯한 오회장의 눈길에서
S#72. 중원의 집무실 (N)
마침내 각오를 한 듯한 얼굴로 책상에서 벌떡 일어나는 중원, 양복 윗도리를 챙겨들고 거실로 나가는
S#73. 중원의 하우스 거실 (N)
막 거실로 나오는 중원
동시에 현관문 열리고 춘복과 함께 등장하는 타오렌(검은양복차림)
중원 : 타오렌!
타오렌 : (중원의 앞으로 와서 꾸벅 인사하면)
중원 : (춘복에게) 벌써 퇴원해도 되는 겁니까?
춘복 : 말마 ... 막무가내로 따라나서는데 어떻게 말려? 하여튼 자식이 말도 되게 안들어요,
그래도 어뜩해? 그게 다 장사장 생각하는 마음인데 ...
중원 : (중국어) 무리하지마라, 타오렌
타오렌 : (중국어) 제가 있어야할 자리는 사장님 곁입니다
중원 : (깊은 눈길로 타오렌을 보다가/ 중국어) 가자
앞서 나가는 중원, 따라나가는 타오렌
자기도 흐뭇해서 웃는 춘복의 모습에서
S#74. 특실 앞 복도 (N)
타오렌을 대동하고 긴장된 얼굴로 뚜벅뚜벅 걸어오는 중원
마침내 오회장의 특실 앞에 서면
마치 잠복근무하는 형사처럼 환자로 분장한 채 특실 앞을 얼쩡거리던 동욱, 중원에게 아직까지는 ‘이상무!’ 눈짓을 해보이면
끄덕여주고 특실로 들어가는 중원
S#75. 특실 안 (N)
오회장의 침상 옆에 앉아 있는 수아와 소라
가만히 눈을 뜨는 오회장
수아 : (오회장의 눈에 자신의 눈을 맞추면서) 아빠, 저, 수아예요! 저 보이세요, 아빠!
문득 왕왕왕--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고함소리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얼굴이 다소 명확해지면서
정현의 흐릿한 윤곽이 오회장의 눈앞에 비쳤다 찰라처럼 사라지면
움찔하는 오회장, 놀란 얼굴로 수아를 보면
수아 : 아빠, 아빠! 아빠?
오회장 : (다시금 꿈길같은 눈길로) ....
수아 : (속상해서) 아빠, 왜 날 못알아보세요, 아빠 딸 수아예요, 수아!
그 뒤로 성큼 성큼 다가오는 중원
인기척에 뒤를 돌아다보는 수아와 소라
보고 뜨악해서 쳐다보는 수아
중원 : (대단히 격식을 차리고) 오수아 상무님, 잠깐 뵐 수 있습니까?
수아 : (뜨악) ??
먼저 병실을 나가는 중원
뜨악한 얼굴로 중원과 수아를 쳐다보는 소라
‘무슨 일일까?’ 궁금한 얼굴로 나서는 수아의 모습에서
S#76. 병원 일각, 마당 (N)
가로등 아래 ...
수아에게 등을 보인 채 서있는 중원과 중원을 보고 서있는 수아
중원 : ....
수아 : ....
중원 : (등을 돌린 채) 오회장님은 차도가 있으십니까?
수아 : (격식을 갖춰) ... 차차 나아지시겠지요
중원 : (돌아서서 지금까지 수아를 대한 태도 중 가장 딱딱한 어투로) 지난번에 사랑했던 사람이
오회장님을 죽이려한 누명을 쓰고 죽었다고 말씀하셨지요?
수아 : (??) .... 네
중원 : 그 분이 아버님을 해치려한 범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수아 : (내심 놀라서 보는)
중원 : (차갑게)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그 사람이 오수아상무님의 아버님을 해치려한 범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수아 : (중원을 똑바로 쳐다보며) 아뇨! 단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중원 : (애틋해지는 눈길로 보는) ....
수아 : (그 눈빛 감지하기 시작하는) 그 사람은 아빠를 해치지 않았어요, 억울한 누명을 쓴 거예요
세상천지 모든 사람이 다 그 사람이 범인이라고 해도 난 알아요. 그 사람은 아니예요! ..
(중원에게 묻듯이) 억울해요, 억울해요 그쵸?
중원 : (다시 차가운 표정으로)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니라면 진범이 따로 있다는 말인데,
SR전자 내부에 적이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습니까?
수아 : .... ?
중원 : (차가움을 가장한 표정으로)
수아 : 왜 SR 전자 내부에 아빠를 해치려한 범인이 있다고 생각하시죠? 사업상의 문제로 혹여 적을 만드셨을지는 몰라도
아빠 주변에, 더구나 회사 내부에 아빠를 해치려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중원 : (수아가 현태와 서전무를 너무 믿고 있구나 ... 감지한 상태에서) 어쨌든 오상무님이 사랑하신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니라면
진범은 분명 따로있습니다! 그런데 왜 ... 오회장님을 해치려한 진범이 지난 3년 간 회장님을 해치지 않았을까요?
수아 : (긴장한 눈으로 보는) ....
중원 : 깨어나시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었기 때문이겠지요
수아 : (보는) ...
중원 : 하지만 이제 회장님께서 깨어나실 가능성이 커졌으니 회장님을 해치려했던 진범이 누구였든지 간에
반드시 회장님을 해치려 할 것입니다!
수아 : (보는) ...
중원 : 하루속히 회장님을 보다 안전한 곳으로 모셔야합니다. 그리고 회장님 곁에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을 두셔야합니다.
수아 : (애타는 마음)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 ... 누구죠?
중원 : 제가 한 사람을 추천해드려도 되겠습니까?
수아 : (그렁한 눈물로) ......
중원 : (보는) ....
수아 : (보는) ....
중원 : 김동욱이라고 ... 기억하시겠습니까?
수아 : !!!
플래시백 1부 엘리베이터 안 (아주 짧게)
동욱을 사이에 두고 양옆에 서있는 정현과 수아
그득한 눈물로 중원을 보는 수아
그녀를 미어지는 눈길로 바라보는 중원의 모습에서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