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下獨酌 (월하독작)
이백(이태백)
花下一壺酒 화하일호주 꽃 밑에서 한 병의 술을 놓고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친한 이도 없이 홀로 마시네.
擧盃邀明月 거배요명월 잔을 들어 밝은 달님을 맞이하니
對影成三人 대영성삼인 그림자 대하여 세 사람이 되었네.
月旣不解飮 월기불해음 달은 본래전부터 술 마실 줄 모르고
影徒隨我身 영도수아신 그림자는 그저 내 몸을 따를 뿐.
暫伴月將影 잠반월장영 잠시 달과 그림자를 벗하니
行樂須及春 행락수급춘 봄날을 당하여 마음껏 즐기네.
我歌月排徊 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이 배회하고
我舞影凌亂 아무영능란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가 어지럽네.
醒時同交歡 성시동교환 깨어 있을 때 함께 서로 즐기지만,
醉後各分散 취후각분산 취한 뒤에는 각기 흩어지네.
影結無情遊 영결무정유 속세 떠난 맑은 사귐 길이 맺고자
相期邈雲漢 상기막운한 멀리 은하에서 만날 날을 기약하네.
天若不愛酒 천약불애주 하늘이 만일 술을 즐기지 않았다면
酒星不在天 주성부재천 어찌 하늘에 술별이 있으며
地若不愛酒 지약불애주 땅이 또한 술을 즐기지 않으면
地應無酒泉 지응무주천 어찌 술샘이 있으리요
天地旣愛酒 천지기애주 천지가 하냥 즐기었거늘
愛酒不傀天 애주불괴천 술을 좋아함을 어찌 부끄러워하리
已聞淸比聖 이문청비성 맑은 술은 성인에 비하고
復道濁如賢 복도탁여현 흐린 술은 또한 현인에 비하였으니
聖賢旣已飮 성현개이음 성현도 이미 마셨던 것을
河必求神仙 하필구신선 헛되이 신선을 구하는가
三盃通大道 삼배통대도 석잔술은 대도에 통하고
一斗合自然 일두합자연 한말 술은 자연에 합하거니
俱得醉中趣 구득취중취 모두 취하여 얻는 즐거움을
物謂醒者傳 물위성자전 깨인 사람에게 이르지 말라
또 다른 번역
하늘이 만약 술 좋아하지 않았다면,
주성이란 술 별이 하늘에 있지 않고,
땅이 만약 술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땅에는 술 샘이 없었으리라.
하늘과 땅이 모두 술을 좋아하니,
애주는 하늘에 부끄러울 것 없도다.
예로부터 청주는 성인에 비하였고,
탁주는 현인과 같다 말하였다네.
청주와 탁주를 이미 다 마셨으니,
어찌 반드시 신선 되길 바랄 것인가.
석 잔 술 마시면 대도에 통하고,
한 말 술 마시면 자연과 합치되네.
오직 술 먹는 자만 취흥을 말 터이니,
깨어 있는 자에게는 전하지 말지어다.
(출처 : 황견 편/이장우,우재호,장세후 공역 '고문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