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영암금정보다 이곳의 온도가 더 따뜻한가보다.
우리집의 딸기가 밤톨만큼 맺혀있을때 시골집의 딸기는 그제야 꽃을피우고 있었으니까.
보리수도 콩만큼 됐을때 시골집의 보리수는 그때서야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고.
아마도 20 여일은 빠른것 같다.
성미 급한 보리수 몇개는 주황색으로 익어가고 있다.
꽃이 필때 진딧물이 생겨 원예용 진딧물 약을 쳤는데 저걸 먹을까 말까 고민중이다.
작년에는 무공해랍시고 약을 안쳤더니 꽃이 피면서 모두 떨어져버려 올해는 먹지 않고
관상용으로만 생각하겠노라고 약을 쳤다.
애써 가꿔 온 꽃을 따는 무식한 아이들이 더러 있는데 저 보리수까지 딴다면 응당 받을 벌이라며.
그렇다고 농약 쳤다는 팻말을 붙이면 나 여기 있노라고 광고 하는꼴이 될것 같기도 하고,
따지 말라는 거짓일것 같기도하고.
창문 앞에 하나 소나무 옆에 하나 두그루인데,아직은 키가 내키만큼해서 남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내 유년 시절을 그리며 이곳으로 이사와 시골집에서 가져와 심었다.
아마도 도회지 사람들은 보리수 자체를 잘 모르고 있을것 같다.
경비 아저씨도 잡목인줄 알고 자른적이 있었으니까.
식용인지 관상용인지도 모를거고.
며칠 전부터 창문 앞의 딸기들이 익어가고 있다.
큰나무에 가려 남들 눈에 잘 띄지 않는곳에 심어 놨기에 아직까지 절도는 면하고 있다.
딸기가 그곳에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할것이다.
특별한 꽃이 있으면 무식한 아이들(때로는 어른도 포함)일부러 꽃을 딴다.
우리 놀이방 아이들에게 딸기를 보여주며 손수 따는 재미를 알려주고 있다.
아침 운동길의 개금산에도 수리 딸기가 익어가고 있다.
그냥 지나치질 않고 몇개씩 따먹고 간다.
우리 작은 아이는 절대 안먹는다.
씻지도 않고 맛도 없는데 무슨 맛으로 먹느냐며.
나야 추억으로 먹는게지,"니가 추억을 알어?"하면서.
지금은 딸기 따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