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우리나라 해병대가 주준하고 있는 동해안을 접하고 있다.
그러나 내륙으로 들어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첩첩의 산맥이 하늘금을 긋고있고 골골의 계곡은 산맥을 나누고 있다.
이따금 형성된 오지의 마을곳곳엔 삶의 흔적들이 온갖 애환을 삭인 채 묻혀있다.
신록의 오월에 철쭉과 산나물이라는 투 트랙으로 산길을 열어본다.
"리브 노 트래이스(Leave no trace)"-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행여나 우리의 행동거지가 자연을 해치는 수준으로 비약되지는 않는지 새삼 곰곰히 생각해 본다.
그래서 산나물은 따악 먹을 만큼만!!
인근에는 부산의 두 언론사에서 경쟁적으로 가이드를 내고있는 산들이 수두룩하다.
부산에서 이동거리가 그리 멀지않아 접근이 용이한 점도 또한 잇점.
때이른 봄더위에 자호천과 도덕골의 맑은 계류는 우리들에게 안겨주는 또다른 산행보너스.
참고 사이트: 한마음 산악회 ☞ http://cafe.daum.net/phanmaum/FXy2/145
이동방법: 경부고속도로-경주IC-안강방면 새도로-기계면-죽장면사무소 약 2km앞-보현사 * 네비엔 보현사 입력
산행코스: 보현사-계곡-배고개갈림길-수석봉-철쭉군락지-813봉-대태고개 갈림길-마을집터-임도-까치소산장-자호천징검다리-까치소주차장(4시간 30분)



31번 도로의 좌측으론 자호천이 있어 여름철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
2차선 도로엔 겨울철엔 응달 결빙구간이라 서행해야 하는 구간.
왼쪽 자호천 건너로 보현사가 아담하게 자리 잡았다.
보현사 입구는 곡각지점이라 100여 미터 전방의 안전한 곳에 차를 대고 하차를 한다.
오늘 코스는 들`날머리가 800여 미터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거의 원점회귀 수준.

돌아본 모습.

자호천을 건너며 보현사 경내로 들어간다.
빨간 실선은 산길을 그은 것.

청아한 목탁과 염불소리가 잔잔히 퍼지는 경내로 진입하여 두손을 모으고 경건하게 묵도를 한다.

대웅전 우측으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면 사찰 뒷쪽으로 산길이 보이지만 바로 오르지 말고 대웅전 우측의 요사체를 빙 둘러...

오른쪽을 완전히 벗어나서야 ...

이렇게 산길이 열린다.

뒤 돌아보니 보현사와 자호천 그리고 우리 차가 댄 지점(빨간 동그라미)이.

어름꽃인가 하였는데...

수량이 없어 아기 오줌줄기 같은 실폭포가...

노란 꽃이 무언가 하였더니 애기똥풀이라고...

☞ 우산 나물 
단풍취

단풍취가 많이 보인다.

이 넘은 수리취.(뒷면이 하얬는데 떡을 해 먹는다고...)

철쭉인데,연달래라고 불리는 키 큰 철쭉이다.
덕분에 철쭉 그늘 아래를 걸었다. 
연분홍 꽃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여심인가?

같이 찍자고 강요하니 마지못해 응해준 우슴님과 수석봉 인증샷.

수석봉 폐헬기장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장수씨가 따 온 두릅나물.
가시가 있을 정도로 좀 억세다고 하였지만 두어사람이 갈랐다.

연분홍 철쭉과 봄봄.

때이른 봄더위지만 연분홍 키 큰 철쭉그늘 아래로 느긋하게 걸어본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시원한 탁음료를 마신 기운도 있어 기분도 상당히 고조된 느낌.
바쁠 것도 없다.
톤 높아진 나를 보고 우슴님은 고성(高聲)에 트라우마(trauma)가 있다면서...

등로엔 둥글레차가 자생하는데...

자세히 보니 작고 예쁜 꽃망울을 터뜨렸다.

샛길로 들어가 늦게 합류한 미옥씨는 이 지점에서 도시락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굿 본김에 또 재학씨가 가져온 독(毒?)음료로 유산(遊山)을 이어가는데,글쎄 수석봉에서 백미(白眉)라 하는 전망바위를 그냥 지나쳤다는 이야기.
육산(肉山)인 수석봉의 유일한 바위 아래에서 유산입네하며 술잔이나 기울이고 있었으니...ㅉㅉ
그래서 빌린 사진이라도 귀하게 써 볼랍니다.

<펌> 능선 아래 잘록이가 대태고개이고 능선으로 작은 보현산과 구름에 가린 보현산 그리고 우측 잘록한 밤티재,우측으로 골프공이 있는 면봉산,아래 마을은
오지마을인 두마리, 참고 산행기: 면봉산 작은 보현산 ☞ http://cafe.daum.net/phanmaum/FXy6/257

임도를 한차례 만난다.(차는 산나물을 목적으로 온 것 같은데...)
우리는 임도를 크로스하여 다시 산길을 이어간다.

우산나물이 지천이다.

요상한 나무를 보는데 나무웅덩이에 물이 고여있다.
갈증이 나면 마실 수도 있을 것.
불로수(不老水)일지도 모르니...
석탄일 원효대사의 일체유심조(一體唯心造)가 퍼뜩 생각난다.
어두운 밤 갈증이 나서 달게 마신물이 해골에 담긴 물이였고,다음날 이를 알자 구역질로 변하였다는...
그래서 모든 세상이치는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헤롱한 기분으로 유산에 흠뻑 취해서 느긋하게 내려오는데,이기 뭐꼬?

등로 좌우로 도열한 두릅나무...

운좋게 살아남은 새 순들이 무사히 성장을 하게됐다.

아래에 죽장면이 살짝...
죽장면사무소를 들`날머리로 작년에 혼자 다녀온 산이 있다.
봉화산 산행기 ☞ http://blog.daum.net/bok-hyun/482

개활지를 만나고...

오늘 함께한 "울산 山賊"님의 시그널이 길을 밝힌다.

돌아본 모습.

화전민들의 삶의 흔적인가?

비포장 임도를 행복하게 걷는다.

비포장 임도는 봄 날 꽃길이였다.

돌아보고 찜.
아주 편하고 조용한 곳이다.

까치소산장을 만나고...

맑은 도덕골 계곡의 5월 맑디맑은 물은 산행즐거움의 또다른 맛.

셔츠를 갈아입고 개운한 모습으로 자호천을 건넌다.

까치소 자호천은 잠수교.징검다리는 너무 띄엄띄엄이다.
첨벙 첨벙하다 아래 큰바위를 징검징검 건넌다.

아스팔트도로에 올라와서 보현사방향으로 300여 미터 내려가면...

대형버스가 주차가능한 까치소주차장이 있다.
벌써 뒷풀이 회식 셋팅이 되어있다.

화장실도 있는 주차장 아래로 자호천의 길이 빤질빤질하다.
금순씨가 또 아쉬운 작별의 손을 내민다.
개인사정으로 산악회 참여를 당분간 못한다고...
나의 술친구 금순씨는 눈물까지 글썽글썽이다.
우리 버스의 종점인 연지동까지 가서 장수씨와 셋이서 섭섭주를 나눴는데,정작 금순씨는 눈 만 감고있다.
결국 이래저래 취한 사람은 나였고...
두 분의 배려속에 무사히 귀가하였더니,담 날 잘 갔느냐는 안부전화까지 온다.
그렇다고 세상인연 다 끝이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