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능적 미학의 시인 김선우 인터뷰
- 화제의 소설 <캔들 플라워> 출간
- 2010년, 촛불보다 빛나는 꽃이 다시 피어나다.
청춘들의 상처와 치유, 촛불이 모여 꽃으로 피어나던 그 뜨거운 이야기
- 이 책의 제목 ‘캔들 플라워’는 무슨 뜻인가요?
- 초꽃. 캔들(candle)과 플라워(flower)의 합성어입니다. 촛불이 꽃 같다는 의미, 촛불 하나 하나가 한 송이의 꽃이라는 의미에서 사용하게 된 말입니다. 한국을 방문한 이 소설의 주인공 지오가 촛불광장에서 이렇게 말하는 대목이 있어요. "캔들 플라워! 꽃 피기 직전에 체온이 올라가는 꽃들처럼 촛불을 든 사람들이 따뜻했다." 이 땅의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고 따뜻한 우정으로 서로 손을 잡는 순간, 우리 모두가 ‘캔들 플라워’인 거지요. 촛불은 화려하게 밝지는 않지만 자기 자신의 밑자리를 밝히고 아주 소박하게 자신의 옆자리를 밝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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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촛불'을 소재로 소설을 쓰시게 된 계기는?
- 2008년 촛불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놀라운 경험이었지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사건이었지만, 정작 우리는 어느 틈엔가 너무나 빨리 ‘한 여름 밤의 꿈’ 쯤으로 여기는 건 아닌지 되묻고 싶었어요. 아름다운 경험은 기억하고 기록해야 하지요. 어제의 아름다움으로부터 오늘의 아름다움이 성장할 수 있도록 말이죠. 개인적으로 문학이란, 어떤 슬픔과 비루함 속에서도 끝내 존재해야 할 '아름다움에의 의지'라고 종종 저는 느낍니다. 우리 삶에 정말로 소중한 아름다운 가치를 발견하고 성장시키는데 문학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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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지오'는 현실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캐릭터인데, 어떻게 구상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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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오는 제가 꿈꾸는 인물, 일종의 이상형입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존재죠.^^ 지오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산과 바다 계곡을 뛰놀고 마을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세상공부를 하지요. 대한민국은 영어몰입 ‘질병’을 앓고 있지만, 지오는 전 세계 다양한 언어들을 골고루 궁금해 하고 동식물의 언어도 궁금해 하는 소녀지요. 지오가 살고 있는 공동체 마을의 자유로운 분위기 와 자연과 유리되지 않은 조화로운 삶의 방식이 지오를 다양성의 가치를 아는 존재, 천연의 감각을 가진 자연의 아이로 키운 것인데요. 지오는 포기할 수 없는 미래 가치를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제가 꿈꾸는 미래형 소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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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캔들 플라워>에 등장하는 개성만점 주인공들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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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저는 소녀소년들을 좋아합니다. 십대, 이십대 친구들을 보면 가슴이 뛰어요. 그이들이 우리의 미래니까요.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십대, 이십대들에게 너무나 가혹하지요. 이 반짝이는 청춘들이 시험과 사회의 온갖 제도적 관습이 만든 사다리 타기로 내몰리는 것을 보면 너무나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구르게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자부심으로 산다!”고 외치는 태연이의 독립생활이 어여쁘고, 섬세한 감성을 가진 민기의 방황이 가슴 아프고, 버려진 강아지를 보살피며 친해진 희영과 연우의 따뜻하고 여린 마음과 우정이, 큰 상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씩씩하게 그것을 극복하는 상큼 발랄한 욕쟁이 강남 아가씨 수아에게도 애정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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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을 읽는 젊은 독자들에게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기보다 함께 고민하며 수다 떨고 싶었던 소설입니다. 난 이런 꿈이 있는데, 넌 어때? 하고 물어보고 서로의 말을 들으면서 말이죠.
굳이 메시지를 말하자면, "꿈의 자가발전!" 한국사회가 너무 못나서 우리에게 맘껏 꿈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우리 스스로 꿈의 자가발전소를 세워야 한다는 것!
산다는 건 꿈꾼다는 거죠. 여전히 무언가 소망하고 꿈꿀 게 있다는 거. 현실이 어렵다면 더 왕성하게 꿈꾸어야 합니다. 꿈꾸지 않고는 더 나은 미래로 단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으니까요. 우리가 이전에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싱싱하고 발칙한 꿈들, 아무도 걸어가 보지 않았던 맨 처음인 꿈들을 우리 젊은이들이 왕성하게 소망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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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book.naver.com/bookdb/event_view.nhn?bid=6212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