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의 총 둘레는 11.76Km(내성 기준).
참고로 남한산성은 내성과 외성 그리고 혹처럼 불거져나온 다섯개의 옹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늘 띄엄띄엄 구간별로 가다가 첨으로 오롯이 한바퀴를 돌았다.
바야흐로 2월도 하순으로 넘어가는 길목,
응달엔 아이젠이 필요했지만 모처럼 하늘은 인심좋은 햇살을 종일 보내주었다.
늘 보던 세탁소 아저씨도 빵집에서 만나면 잠시 혼돈이 온다.
지난해 4월 하순, 한달간을 도자 비엔날레에서 함께 일했던 진정해님을 산행에서 만났다.
그러나 서로를 알아본 건 한참 후였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함께 했다.
오랫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도 꽤 여럿 되었고 전혀 새로운 모습들도 많았다.
수어장대엔 사실 볼 것이 많다.
영조가 단층이던 누각을 2층으로 올려 지으며 삼전도의 치욕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무망루(無忘樓)라 직접 쓴 편액이 정면 오른쪽 비각에 따로이 모셔져 있다.
또한 축성 기일에 맞추지 못했다하여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이서장군의 한이 서린 매바위가 비각 바로 맞은편 담장 한켠에 있다.
지금도 매발톱이 선명한 바위를 보면 순결한 정신으로 한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의 처연함에 가슴이 저리다.
미끄러운 산길에서 고맙게 케어해 준 미스터 엑스!
암벽을 하다 사고를 당해 작년에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지고 이제 겨우 산행을 시작했다나..
암튼 우연히 찍힌 사진을 보니 열심히 설명하는 선생과 무성의한 제자의 모습이다.
젊은이, 이름이나 알아둘 걸..
장경사를 지나 고바위길에서 동문을 바라본다.
문 앞으로 보이는 차도 왼편이 광주로 내려가는 길이다.
십 수년동안 무수히 넘어 다녔던 바로 그 길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신라이래 오래 방치되었던 이곳에 유사시를 대비해 행궁을 짓고 성벽을
보수한 인조가 결국 병자호란(1636년)을 맞아 스스로 피난해 와서 최초로 행궁을 이용한 왕이 되었다.
그 47일간의 춥고 비참했던 기록은 김훈이 실록보다 더 정교하게 기록해 놓았다.
결국 인조는 한치 앞을 내다 본 왕이 아닌가..
P.S. 이 글에 차용한 사진은 백작님이 촬영하신 것입니다.
첫댓글 산내방님 고아하신 모습만큼 차분하게 써내려간 남한산성 후기 잘 읽었습니다!
남한산성을 갈때 마다 김훈의 작품을 떠올리며 걷곤했는데...이 글을 보니 더욱 감회가 새롭습니다.
자주 나오셔서 좋은 후기글 읽을 수 있는 기횔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닉이 조안에 있는 다산유적지의 어유당처럼 산내당으로 당호를 그대로 쓰시는 줄 알았습니다~!
과찬에 부끄럽습니다. 감히 당호를 쓸 정도는 아니구요.. 걍 '산속의 작은 방'이란 뜻이지요.
'산속의 작은 방'...작은 암자를 연상하는 건 왜일까요?
비오는 날 추녀 끝에서 떨어져 내리는 낙숫물 소리와
작은 방에서 찻물 끓는 소리가 어우러져 들릴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낍니다~!
실은 가입 당시 제가 쓰려고 했던 닉네임이 이미 있는지라 급조한 이름인데 지금보니 다소 쓸쓸해 보이네요. 조만간 즐거운 이름으로 바꿀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분위기와 닉이 어울리십니다...쓸쓸한 것이 아니라 차분하고 아늑한 느낌입니다~!!!
동갑친구 한명보 후기글도 꼼꼼히 잘 쓰고 맘에 들어요 자주 자주 나와요
ㅎㅎㅎㅎㅎㅎㅎㅎ수나님,추카해요..ㅎ
우리 동갑 맞아ㅎㅎㅎ 민증을 확인해야 하는디
수나님 우리 친하게 지내요. 만나서 반갑고 기분 좋았어요. 약수는 받아 가셨나요?
여기 또 숨은 인재한분 나오셨네요 역사공부 까지 잘하고 갑니다 감사하니다
역사공부까지나.. ㅎㅎ 그냥 동네라서 오래전부터 관심이 조금 있었어요.
미모에 ..빼어난 글솜씨에...자주뵈었으면합니다. 감사합니다.
몸매까지..울 산방 유일몸매 44싸이즈..ㅎㅎㅎㅎㅎㅎㅎㅎㅎ
대장님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신 인연으로 즐거운 하루 보냈습니다.
산내방님,남한산성산행에서 처음 뵈었는데..진정해님과 그런 인연이 있으셨네요..ㅎ
반가우셨겠어요.사진과 함께하는 산행후기..깔끔하고 정돈된 글이 정갈하니 보기 좋습니다..
완벽한 에스라인의 몸매는 사진후기글에서 느껴지는 내공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보옵니다..
함께해서 즐거웠고,후기 글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유쾌 상쾌한 봉순님, 등 뒤로 어리굴젓 장사 흉내 들으며 얼마나 재밌게 걸었는지요. 담에 만나면 더 반가울 것 같아..
산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벗을 만나는거죠, 자주 오셔서 즐거움을 나누기 바랍니다
맞아, 저 사진의 주인공 제이님이시지요? 제 나이쯤 되면 기억나는 것 보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게 더 많습니다. ㅎㅎ
자세한 설명에 사진까지 감사합니다. 자주뵙지요
사실 이렇게라도 남겨 놓지 않으면 나중에 허무해요. 그 아름다운 날들을 도둑맞은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의 발자취는 모두가 의미가 있는것 이겠지요?역사를 전공한듯 아님 국문을 전공한듯 마치 토지를 만나는 기분이내요.
살아있음이 의미이듯,만남도 의미가 있겠지요?좋은글 눈이 시원 해 집니다.
우리 나이쯤되면 전공과 기호는 무관하게 되지 않나요?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모든 대상이 의미있게 다가오지요. 기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산행에서 또 뵙겠습니다. 많은것을 배우고 갑니다.
반갑습니다. 제가 조금 아는 척을 했지요? ㅎㅎ 산에서 뵙겠습니다.
ㅎㅎ 좋은데요??
그냥...느낌이 좋아요...^^
그렇습니까? 이 느낌 그대로 쭈욱 갈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