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뉴멕시코(New Mexico) 주(州)
4. 밴델리어 국가지정 유적지(Bandelier National Monument)
밴델리어 원형 유적 / 긴 집(Long House) / 절벽집 유적(Cliff Dwelling)
산타페에서 1시간 정도의 달리면 계곡 속에 숨어있는 옛 인디언들의 주거지가 나타난다. 사막기후를 보이는 황량한 주변 환경과 달리 계곡 속은 그늘도 질 뿐더러 냇물도 흐르고 나무도 울창하여 인디언들이 살았을 만한 환경이었겠다고 생각 된다.
안내소에 물어보니 나바호(Navajo) 인디언, 푸에블로(Pueblo) 인디언들이 살았던 유적이란다.
절벽집(Cliff Dwelling), 긴 집(Long House), 의식을 행하던 곳으로 추정되는 원형 유적(절벽 앞 광장에 있는 직경 7~8m의 원형건물 유적)으로 나누어지는데 깎아지른 절벽을 파내어 주거용으로 사용한 동굴이 수도 없이 많았고 어떤 것은 5~6m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긴 집은 절벽에 지상 3m 정도 되는 높이로 구멍이 2m 쯤 간격으로 10m 정도 쭉 뚫려 있는데 거기에 통나무를 끼우고 절벽에 잇대어 지붕을 덮은 다음 그 밑에서 생활했다고 하니 집의 길이가 10m 정도 되었을 것이고 많은 가족이 함께 살았을 것이었다. 절벽집도 두 군데, 롱 하우스도 두 군데 쯤 형성되어 있었다. 원형 유적도 상당히 크다.
입구에 작은 박물관과 기념품 가게가 함께 있었는데 인디언들의 생활모습을 재현해 놓았고 당시의 생활모습 그림과 유물들을 전시해 놓았으며 기념품 가게에서는 인디언들의 수공예품과 작은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5. 텐트락 공원(Tent Rocks)
오전에 밴델리어 유적지를 구경하고 다시 산타페로 돌아와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다시 1시간 거리의 텐트 락(Tent Rock) 공원을 찾아갔는데 상상하던 것 보다 의외로 훨씬 멋있었다.
인디언 천막(Tepee)을 닮은 바위 / 이런 좁은 바위 계곡이 끝없이... / 기묘한 바위 틈새
앨버커키 방향으로 가다가 중간쯤에서 오른 쪽으로 빠지면 코치티 인디언 보호구역(Cochiti Indian Reservation)이 나오는데 거대한 댐 아래쪽을 지난다. 이 댐은 콜로라도(Colorado)의 로키산록에서 발원하여 뉴멕시코를 지나 멕시코 만으로 흘러드는 리오그란데(Rio Grande) 강줄기를 막아 생겨난 호수인데 코치티 호수(Cochiti Lake)라고 한다.
자그마한 코치티 인디언마을(Cochiti Pueblo)을 지나 얼마쯤 달리자 한적한 매표소가 나타나고 매표소를 지나니 곧 비포장도로가 나타나는데 먼지를 풀풀거리며 달리면 곧이어 주위로 바위산들이 나타난다.
6.200피트(ft) 라니 해발 2.000m 쯤 되는 모양이다. 절벽 가득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솟았는데 비바람에 의한 침식으로 뾰족뾰족한 모습이 꼭 인디언의 원뿔형 텐트(Tepee)를 닮았다하여 텐트 락(Tent Rocks)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2시간 정도 트래킹을 하면 정상에 다다르는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광경은 정말 기기묘묘한 절경이었다.
2시간 여 올라가는 계곡은 몹시 좁고 구불구불한데 깎아지른 절벽이 머리위에서 맞닿아있어 마치 거대한 바위동굴을 통과하는 듯 이어진다. 빗물의 침식으로 이루어진 모습으로 계곡 바닥은 메말라 있지만 물이 흐른 흔적이 있는데 계곡 넓은 곳에 엄청나게 거대한 나무가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이 계곡의 형성이 매우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기가 막힌 절경임에도 불구하고 주차장 부근에는 편의시설 하나 없고 또 관광객도 열 명도 채 못 만났을 뿐더러 도로 포장도 되지 않았다니..... 이 정도는 미국에서 공원취급도 못 받는 모양이다.
인근에는 인디언 부락도 많고 바위산도 아름다워 우리나라 같았으면 국립공원 지정은 물론 멋진 관광지로 개발되어 사람과 차들이 붐빌텐데....
특히 정상 부근에 있는 인디언 천막(Tepee)을 닯은 바위들이 수십 개 모여 있는 것이 신기했다.
6. 칼스배드(Carlsbad) 동굴공원
악마의 입(Devil's Mouth) / 요정의 나라(Fairy Land) / 사자 꼬리(Lion's Tail)
뉴멕시코 남동쪽에 위치한 칼스배드(Carlsbad)는 러벅에서 3시간(180 mile) 정도 걸리는데 세계에서 제일 규모가 큰 동굴공원이 있다하여 딸 가족과 함께 관광길에 올랐다.
2억 5천 만 년 전에 형성되기 시작하였다는 이 동굴은 인근지역의 한 소년이 저녁에 박쥐가 동굴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처음 발견하였다고 한다. 부근에 81개의 동굴이 더 있는데 미국에서 규모로는 첫 번째, 길이로는 켄터키 주에 있는 동굴공원(Under Ground Nat'l Park)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한다.
구불구불 계곡 길을 차로 올라 언덕위에 올라가니 광장이 나타나고 제법 넓은 주차장과 큰 건물이 들어서 있고 길옆에는 이름 모를 선인장들이 사람 키보다도 더 높이 자라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건물은 매표소, 식당, 기념품 가게 등이 함께 있는데 동굴로 들어가는 방법은 걸어서 내려가는 방법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방법이 있다. 깊이가 1.500 피트(ft)라고 하니 어마어마하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는 곳도 750 피트 지하로 건물로 치면 32층 높이에 해당한다. 걸어 내려가면 구경꺼리야 많겠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이 동굴은 극히 일부분(10% 정도)만 공개 되어 있다고 한다.
티켓을 사러 창구에 갔는데 표를 파는 50대의 백인 남자는 한국인이 아니냐며 한국말로 반갑게 인사를 한다. 한국에서 5년을 살았다는 그 백인은 서툰 우리말로 김치찌개가 맛있고, 불고기도 맛있고, 오이김치는 맵고.... 한국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며 6불(7천 원)짜리 일반표 대신 귀빈표(Vip)를 공짜로 준다.
딸 가족을 포함하여 6명 모두..... 이런 횡재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지하 광장은 우선 엄청난 그 규모에 입이 벌어졌는데 거기에도 엄청나게 큰 편의시설(화장실, 기념품가게, 휴식 공간 등)이 있고, 한발작만 나서면 그야말로 조각(Carven)한 듯한 기기묘묘한 종유석(鐘乳石), 석순(石筍), 석주(石柱)들로 눈이 어지럽다.
관람 코스도 여러 코스가 있어 우리는 빅룸(Big Room) 코스로 향하였는데 무지 넓고 탐방로 바닥은 푹신푹신한 우레탄으로 깔아 걷기가 아주 편하고 안전하였다.
이 지하공간은 풋볼장 8개를 합친 넓이와 맞먹는다고 하니 놀랍고, 빅룸 만도 가로 세로 200×400m, 천정높이는 84m 정도라고 한다. 구석구석 가지각색의 조명을 밝혀 환상적이었는데 우리나라의 동굴도 여러 곳 가보았지만 우선 크기와 보존상태가 다르다고 할까.... 어마어마하게 큰 석순(石筍)과 종유석(鐘乳石)은 물론 석주(石柱)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고 길쭉하다.
볼만 한 곳으로 요정의 나라(Fairy Land), 사자의 꼬리(Lion's Tail), 마녀의 손가락(Witch's Finger), 악마의 입(Devil's Mouth).... 붙여 놓은 이름들도 재미있다.
빅룸 코스를 돌아보는데 한 시간 반 쯤 소요되었다. 다른 코스도 있었지만 시간이 촉박하여 밖으로 나왔는데 아까 입장권을 공짜로 주었던 백인이 사람들 틈에 섞여 나오는 우리를 보고 큰 소리의 한국말로 ‘재미있었어요?’ 한다. 너무 고마워서 한국말, 영어를 섞어 감사를 표시했다. 모두들 우리를 쳐다본다.
이 동굴은 다양한 동굴 생물도 많고 또 수만 마리의 박쥐가 서식한다고 하는데 특히 학생들의 수학여행 장소로 많이 찾는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도 다른 주에서 온 고등학생 수학여행 버스가 4대나 있었다.
우리 딸네는 러벅(Lubbock)에 살다가 댈러스(Dallas)로 이사를 했는데 우리는 러벅에도 몇 개월, 댈러스에서도 몇 개월 가 있으면서 이곳저곳 거의 미국 전역과 남미(페루 등)도 돌아보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니 행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