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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을 걸으며
물이 깨끗하면 쓰레기가 많고
물이 더러우면 쓰레기가 없고
물이 더럽고 쓰레기도 많은 곳은 곳곳에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깨끗한 물과 쓰레기 없는 하천은 흔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주-예천의 내성천은 모래를 간직한 하천이며
신록이 지천으로 찾아올 무렵인 5월에 가면 그 아름다움은 곱절이 된다.
오늘 이어지는 울산광역시로 흐르는 동천은 경북 예천의 아름다운 내성천에 버금갈 정도로
깨끗한 물과 모래가 흐르는 하천이나 곳곳에 빗물에 떠 내려온 쓰레기와 폐비닐로 몸살을 앓는 하천이다.
이른 아침 비는 조금씩 내리고 마음은 하천길에 서 있지만 몸은 집을 떠나기를 거부한다.
일단 배낭을 메고 집 앞에 나가니 매일 같이 지나던 택시가 오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큰 도로가로 나가려고 발길을 돌리는데 택시 한대가 쌩~하고 지나간다.
다시 기다렸지만 택시는 오지않고 하는 수 없이 큰 도로가로 걸어 나가 20분 이상을 기다렸지만
택시는 오지않고 어쩌다 빈 택시가 몇 대 지나갔지만 서지 않는다.
별일이다 싶어 비 오는 날 장화 대신에 전투화를 가지고 와서 그런가! 이런 생각이 들어 다시 집으로 돌아가 전투화는 두고
장화를 가지고 와서 지하철을 타고 동부 터미널로 간다
비 오는 날 장화를 가지고 가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이기를 얼마나 잘한건지
첫 버스로 1시간가량 걸려 경주에 도착해서 택시 타고 경주시 외동읍 원성왕릉(괘릉) 인근의 감산사에 내려
잠시 절 구경하고 감산 저수지 윗길로 오른다.
감산 저수지를 지나 임도 끝부분에서 계곡으로 오르면 경사 70도 이상은 되어 보이는 사면을 기어 올라와
낙동정맥 삼강봉에서 포항시 호미곶으로 가는 지맥 마루금에 도착한다.
잠시 지맥 길을 걸으며 도착한곳은 울산으로 흘러가는 동천 발원지다.
동천은 지맥길 340봉 서쪽 계곡에서 발원해 경주시 외동읍-울산 북구-중구-북구 명촌동에서
태화강에 합류하는 31km의 하천이다.
앙상한 가지에 피어난 분홍빛 진달래는 만개해서 그 화려 한색을 빗님에게 양보를 하고
비에 젖어 고개를 떨구고 서있다.
이제 발원지 봉인 340봉에 도착해서
산의 경사면은 온통 마사토 땅이라 밟을 때마다 한 뼘 이상씩 흘러내린다.
지나간 경로
지맥 길에는 온통 마사토 땅이니
오른 이어질 울산으로 향하는 동천은 순수한 모래가 흐르는 하천이라 생각이 들어
예천의 내성천에 버금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급경사의 계곡이며 마사토 땅이라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을 것 같다.
일단은 분위기가 아주 좋고
계곡 최상류의 물이나 비가 와서 그런것 같다.
내려가야 할 계곡
높이 1m의 작은 폭포인데 물이 제법 흐른다
잠시 조릿대 군락지속으로
계곡이 깊어 그런지 온통 묏선생 발자국이다
이런 골 깊은 곳에서 그 녀석들을 만나면 어디 피할 곳도 없다.
이판사판 머리채 잡고 같이 싸우는 수뿐이라...
산죽길이 대충 마무리 되어가는 지점에서
계곡을 거의 다 빠져나와서 만나는 작은 습지
물이 고여있어 동천의 발원지라 해도 될 것 같다.
물은 이곳 작은 습지에서 아래로 흐르는데
지나오며 밭이며 농장이 없어 물은 아주 맑게 흐르고
키 재기하듯 서 있는 벼 포기와 논둑 사이로 산죽이 군데군데 자라고 있어
하천길로 가는건 시간이 많이 걸려 이리저리 피해서 다녀본다.
산죽 사이로 몇번 들어갔다가 나오길 반복하며
산죽 사이로 난길
빼곡한 산죽 속으로 지나야 하는데 어디한 곳 뚫고 나갈 곳이 안 보인다.
일단 마빡부터 들이밀고
물은 사람을 피해서 산죽 사이로 흐르기에
어지할 방법없이 산죽 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빠져나와
여기는 또 어떻게 빠져나가나
안되면 마빡부터 들이밀어야
산죽 밭으로 들어갔다가 나오길 무한반복
운해 가득한 곳으로부터 내려온 곳이다
외동읍 괘릉리
아직은 작은 실개천 수준이다
괘릉(원성왕릉) 신라 제38대 왕(김경신)
선덕왕이 후사가 없이 죽자 신하들의 추대에 의해 왕위에 올랐으며 왕족 친족 집단에 의한 권력 장악의 기틀을 마련한 왕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로는 "비만 안 왔어도 왕위에 오르지 못한 이가 바로 원성왕 김경신이다."
억세게 재수 없는 김 주원은 태종 무열왕 6 세손이며 강릉 김 씨 시조다.
김주원의 아버지는 신라 왕족인 김 유정이고, 어머니는 명주 지방의 호족 딸인 박 연화
신라 선덕여왕이 후계자 없이 죽자 화백회에서 김주원을 국왕으로 추대하고자 했으나
갑작스러운 폭우로 강물이 넘치는 바람에 김주원이 화백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
그 사이에 상대등(신라 최고의 벼슬) 김경신이 왕궁을 점거하고 왕위에 올라 원성왕(왕실 친족이 권력 장악 기틀 마련)이 된다.
왕릉을 지키는 석주(石柱) 돌사자상은 입구 양편에 각각 두 개씩 모두 네 개가 있으며
각각 동, 서, 남, 북을 바라보며 앉아있다.
어찌보면 서로가 원수 진 것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각자의 역할이 따로 있어 마주 보거나 고개를 돌리며 앙증맞게 앉아
뭇사람들을 기다린다.
입구에는 돌사자와 더불어 무인상과 문인상이 양쪽에 네 개가 있으며
이국적인 무인상이 있으며 무인상은 신라가 중앙아시아의 문물을 활발하게 교류하였다는 증거로 보기도 하고
불교의 신장과 관련짓기도 한다.
관복을 입은 문인상은 관복 위에 갑옷을 걸쳤고 두 손으로 긴 칼을 세워 쥐고 있어 사학자들은 무인상으로 보기도 한다.
괘릉을 지나오면 늙은 소나무 길가에 한 줄로 서있다.
비는 오고 배는 고프고 도로가에 한식 뷔페가 있어 잠시라도 비가 그치길 바라는 마음에
들어가 한 접시 정성껏 담아본다.
하천길에 컵라면만 먹다가 이렇게 쟁반 위에 먹을게 수북하게 있는 날은 횡재한 날이지만
먹을 만큼만 담아서
물은 그런대로 깨끗하며 모래가 곱게 갈려있다.
모래 위로 오염의 척도가 되는 청태가 수북하게 쌓여있으며 제방 옆으로 쓰레기가 너무 많다.
상류의 물속 풍경은 소가죽이 물속에 담긴듯한 모습
그러나 물이 흐르는 곳에는 모래와 맑은 물이 흐르고
고여있는 곳에는 온통 소가죽 같은 모습이다.
아래로 내려가며
"쓰레기 버리거나 태우지 마시라"고 쓰여 있지만
하천변으로 대나무가 길게 서있고
상류에서 떠내려온 폐비닐이 대나무 주위로 엄청나다
조금만 관리한다면 정말 좋은 하천으로 불릴텐데
조금 더 내려가면 답이 나올 듯하다.
대나무 숲으로 비닐은 만국기처럼 날리고
푸르른 대잎 위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참 좋다.
이쯤에서 한번 들어 가볼까!
장화 신고와서 청벙 첨벙 걸어가는 소리 좋고
모래뿐인 하천이라 발로 몇 번 휘적거려 보니
이끼가 모래에서 쉽게 떨어져 흘러간다.
장마 지기전에 고운 대빗자루 들고 와서 마당 쓸듯 쓸어 놓으면 어떨까
그러고 싶다, 마음은 간절 하지만 이것도 자연이라 스스로 정화되거나
이곳 사람들이 물을 자식처럼 소중하게 아낀다면 대빗자루로 백번 쓸어내는 것보다 더 좋을 것 같다.
물길 따라 조금만 더 가보자.
모래뿐인 하천이라 아래로 내려갈 수 록 궁금증은 커져만 가고
물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자 대숲 옆으로 찰박 찰박 걸어간다
물속에서 자라던 청태는 어디가고 맑은 물과 모래 이렇게 깨끗할 수 있나
지리산 깊은 계곡에서 보던 물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맑은 물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깨끗하고
얼마많에 느껴보던 맑음인가!
평소 같으면 제방 위에서 더러운 물을 쳐다봤겠지만
오늘 아침에 그렇게 택시가 안 오던 이유가 바로 "장화 신고 가라"는 이유였나 싶다.
이런 하천 구경하기 정말 오랜만인데
가끔 물이 흐르지 않은 곳에는 청태가 자란다.
아니 이건 뭐야
인근 콩나물 공장에서 나온 콩나물 쓰레기가 하천으로 흘러들어 썩고 있다.
제방 위로 올라가니 콩나물 공장이 있고
콩나물 공장 하수도에서 나온 곳은 이렇다.
더럽고 이럴 수 있나 싶어
**산업 콩나물 공장
그냥 지나가면 안 될 것 같아 찾아가니 토요일이라 아무도 출근을 하지 않아 사람을 만날 수 없어
월요일 아침에 경주시청과 외동읍 환경과에 신고를 해서 단속과 처벌을 꼭 하고 연락을 달라고 해서
이후에 필요한 행정조치와 하천으로 흘러든 콩나물 쓰레기는 당일날 직원들이 모두 치웠다는 통보를 받았다.
콩나물 공장에서 불법 소각도 하였고
콩나물 공장 쓰레기가 흘러들어도 물은 깨끗하다
바닥에는 온통 모래뿐
이 물이 흘러 흘러 울산시의 사랑을 듬뿍 받기를 희망하며
가야 할 하천길
하천변으로 쓰레기가 많은데 의외로 물은 아주 깨끗하다
맑은 물과 쓰레기
물은 쓰레기가 지천을 널려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맑게 흐르니
세상사도 누가 뭐라 해도 이와 같으면 한평생 잘살았다고 할 것 같다.
하천변으로 상류에서 떠 내려온 쓰레기가 너무 많고
고물상에서 나온 쓰레기도 보이고
외동읍 연안리 냉천교에서 산이 지부장님이 마중 나와 주셨고
잠시 산이 지부장님과 함께 걸으며
가야 할 하천길
하천 제방공사를 하는 곳인데 온통 모래뿐이다.
어지간한 중소 지방자치단체는 하천의 고운 모래는 모두 팔아먹는데
이곳 동천의 모래는 외부로 유출이 안되는지 모래가 엄청 많아 물이 깨끗하다
하천 옆으로 길이없어 잡풀 속으로
경주 외동 논공단지
산이 지부장님은 두 시간 정도 걸어 주셨다가 문산공단에서 점심으로 소고기 비빔밥 사 주시고
집으로 가셨고
산이 지부장님 감사했습니다.
이후로는 다시 혼자서 진행한다.
물을 수십 번 건너는데 장화를 가지고 오길 정말 잘했다
하천 제방으로는 길이 없고 갈대숲으로
울산 북구 현대 아파트
하천변으로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가 너무 많은데
경주시 외동읍에서 떠 내려온 것이지만 울산시에서 공공 근로자 투입해서 해결했으면 좋으련만
상류에서 장마때 떠내려온 쓰레기들
이제부터 동천강 자전거 길이 길게 이어지고
울산 도심으로 지나는 물인데 아직까지 깨끗하게 흐른다.
동천 트레킹을 한다면 이곳부터 물길 따라 한번 걸어보고 싶은 생각이다.
아니면 sand run을 하거나
지나온 물속 풍경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며 도심 속으로 파고들 맑은 물길이다.
동천은 하천 제방공사를 많이 하지않은 듯하며
어느 정도 자연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시례 잠수교에서 세월을 낚는 두 분
물이 맑아 고기가 어딨는지 다 보이는데
그래도 좋으시다며...
지나온 동천 모습
내려가야 할 동천과 울산 비행장이 좌측에 보인다.
울산 공항
특이하게 생긴 수중보
둥근 수중보 하나 하나마다 물풀이 자라니 마치 길게 줄 세워둔 화분 같은 모습이고
그동안 여러 도시의 도심을 흐르는 물을 만났지만 이 정도로 깨끗한 물은 처음이다.
울산분들은 동천 하나로 인해 복 받은 분들
멀리 외솔교와 남외동 방향
울산의 뽀대뽀님이 찾아오셨어 사는 이야기를 주고받아 봅니다.
고마운 분과 서로의 가족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산(山) 이야기는 양념처럼 곁들이고
전국 최고의 하천인 경북 예천의 내성천과 견주어도 전혀 속 색이 없는 모습
울산시 인구 1백10만 명 이분들도 전국 최고의 내성천을 알까
그리고 매일 만나거나 스쳐 지나는 동천이 내성천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면 믿을까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이 십리 대숲으로 인해 국가 정원 자격을 얻었지만
맑음으로 따진다면 동천에 못 미친다.
울산시 중구 반구정
물속 풍경은 모래가 소리 없이 흐르는 강이다.
동천이 태화강에 안기는 명교에서
태화강 발원지
백운산에서 발원한 대곡천과 배네봉 인근에서 발원한 태화강 비교하면 1km 정도 차이가 난다.
해양도시 울산으로 흐르는 태화강을 이루는 주요 1 지류로는 동천, 덕현천, 언양천, 척과 천등 20여 개와
그 외 2-4 지류 57개로 구성되어 있다.
낙동정맥 삼강봉에서 흘러나온 물이 탑골샘에서 만나 태화강 100리 물길을 이루지만
물(대곡천)은 지나는 길에 울주군 두서면 미호리의 복안 저수지, 그리고 울주군 두동면 삼정리의 대곡호 울산지역의
하루 22만 톤 생활용수공급 (저수용량 2,850만 톤)과 언양읍 대곡리의 사연댐(저수용량 2천만 톤
울산지역 1일 공업용수 12만 톤)을 만나면서 물길은 사연댐 아래로는 흐르지 못하고 완전히 끊어진다.
인증 담고 마무리합니다.
인근에 주차를 하고 마중 오셨던 뽀대뽀님의 자가용으로
인근 삼계탕집에 들러 닭 한 마리 물에 빠트리고 울산 ktx역까지 택배를 해주셨는데
맑은 동천처럼 아름다웠던 산이 지부장님과 뽀대뽀님의 도움 감사했으며
두 분 덕분에 맑은 동천 잘 감상하고 왔습니다.
해양 도심 울산시 동천 인근에 사시는 분 계시면 자주 찾아 주시고요 가끔 쓰레기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물은 99점 쓰레기 99점
첫댓글 굿은날 수고 마니 하셨습니다 .
울산에서 나서 그런지 어릴적 생각이 나네요.
보통 동천, 동천강, 똥천이라 그냥 불렀는데,
8~90년대만 하더라도 주변이 온통 논에다가 동천의
얕은 물과 지금보다 더 깨끗한 모래톱 덕분에...
비록 수심은 매우 얕아도 발목 정도만 담궜던
기억이 납니다. ^^
지금은 도심의 성장으로 콘크리트 숲이 되었지만,
어릴적 추억은 늘 마음속 깊이 있습니다. ㅎㅎ
산이나 강이나 훼손이나 오염은 쉬우나 원상복구는 오랜 시일이 걸리는데...안타까운 현실 입니다 궂은날 발품 파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이제사 후기를 보게 되는군요.
잠시나마 만나서 반가웠고요.
늘 안전한 강과 산길 즐기시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