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권력의 의미를 곱씹게 되는 때가 일찍이 없었다. 같은 제목의 책을 쓴 중국의 화원의엔은 "권력은 천하의 이로움이자 해로움(權力, 天下之大利大害)"이라고 말한다. 우리 말에도 있다.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 지금 우리의 현실권력은 과연 이로움일까 해로움일까, 약일까 독일까?
최근 권력이 벌인일련의 작태들을 보아하건대아무래도 우리의 현실권력은 '천하의 해로움'이자 '맹독'인 듯하다.어찌 그리 뻔뻔할 수 있는가. 어찌 그리 후안무치할 수 있단 말인가.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버트런드 러셀은 권력의 의미를"의도한 효과를 만들어내는 힘"이라는 물리학적 의미로 정리한 바 있다."어떤 사회관계 내부에서 저항을 무릅쓰고까지 자기의 의사를 관철하여야 하는 모든 기회"라고 말한 건 사회학자 막스 베버였다.
그렇담 과연 KBS가 김제동을 퇴출에서'의도한 효과'는 무엇이며, 그 힘의 원천은어디일까?
KBS가 국민감정과 네티즌의저항을무릅쓰고까지 윤도현`김제동`유창선`정관용등의 퇴출을 통해 관철하고자 하는'자기의 의사'는 무엇이며, 그를 통해 '어떤 기회'를 얻으려 하는걸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도대체 그런 경거망동과 몰상식한 행태로 얻을게무엇이고, 누가 이득을 보게 된다는 말인가.
새삼 이해영 교수의 공식이 떠오른다. "'이론' 위에 '담론'이 있고, 그 위에는 '조작'이 있고, 또 그 위에는 '비리'가 있고,비리 위에 결국은 '이해관계'가 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도 사실 부족하다. 해서 '국민' 위에 '정부'가 있고, 그 위에 '재벌'이 있고, 또 그 위에 '삼성'이 있다."는 촌철살인 말이다.
유추해 볼 수 있다. 이론이나 담론과는 거리가 멀다. 단지 '조작'이 있었을것이다. 여론조작 말이다.조작된 여론이이병순 KBS사장과그보다 더 높은사람의귀에 들어갔을 것이다. 이어 어떤 액션을 취하게 만든 계기가 있을 것이다.이해관계도 뭣도 아닌 그저 지나치듯 던진 누군가의 가벼운 한마디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친구가 계속 방송을 하고 있는 이유가 뭐요?"
호텔로비에서, 혹은회의 막간에 가졌던 티 타임에서흘러나온 말쯤일것이다. 그렇게 이해하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설마 김제동 건을 가지고 별도의 회의까지 했을 것으로 상상해야 하니말이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지체 높으신 분의 한마디 말이 곧 법이 되고, 현실이 되는 세상을살고 있는지 모른다. 그게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정작 중요한 건 그런 식의 툭 던지는 말 한마디가 현실의 권력이 되고 있다는 거다. 이해관계고 뭐고 따질 것도 없다.일부 네티즌쯤 반발하거나 말거나 아랑곳할 이유가 없다는 태도다.
겁이 없다. 웬만한 권력이면 그렇게 할 수 없다. 이해관계, 이해득실, 국민의 반응, 네티즌의 저항쯤 아랑곳하지 않을 사람, 하지 않을 조직, 하지 않아도 되는 정점의 권력만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다.
사회에는 수많은 이해관계들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요 동력 가운데 하나가 이해관계다. 그걸 넘어서는사람들의 무리가 있다.두렵다. 겁이 난다.요즘 새삼 확인하는 것이다.그 무거운 이해관계의 짐을 과감하게 덜어내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재 말이다.
누구나 가야하는 군대, 특히 고위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필수적이라던 그 통과의례마져 간단하게 무력화시키는 사람들, 누구나 내야하는 세금 눈 하나 꿈쩍 않고떼어먹는 사람들, 고위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해야하는 재산신고에서 버젓이 주요 재산을 누락하고도 멀쩡한 사람들, 정치인이면 누구나 신경쓰게 마련인 여론이나 지지도에도 연연하지 않고 '마이 웨이'를 가는 요지부동의 권력자들, 하잘것없는 네티즌들의 저항이나 반발쯤 아무렇지도 않다고 치부할 수 있는 그 봇장 큰 사람들.
그래서 하는 말이다. 김제동 퇴출뒤엔 어떤 이해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권력의 변덕과 비위와 오만함만 있을 뿐이다. 그걸 알아야 한다. 권력의 입장에선 그까짓것쯤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윤도현, 김제동은 말할 것도 없고, 유창선, 정관용 따위 역시 신경쓸 게 없다는 투다. 하물며 국민들쯤이야. 그깟 여론쯤이야.이래도 흥 저래도 흥인걸 확인한 마당인데 무서울 게 무엇이더냐.
결론이다. 권력이 천하의 이로움이 되느냐 해로움이 되느냐는 권력자의 의도와 분별력에 있는 게 아니다. 권력을 구성하는 가장 큰 요소는 국민이다. 권력이 총구에서 나온다고 믿는 건독재자들뿐이다.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권력의 원천은 국민의 마음에 있다. 이제 되찾아야 한다. 국민의 권력을 능욕하는 자들에게 본떼를 보여야 한다.
첫댓글 thank you~!
thank you~!
잘읽었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