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베너블스 탈락)
'선수들과 팬들이 뽑은 감독' 테리 베너블스 (유로
96 당시 잉글랜드 감독) 가 축구협회 7인 회의 첫 번째 미팅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케빈 키건의 후임을 물색중인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어제 7인 회동을 갖고
'차기 감독'에 대한 다섯 시간 여의 토론을 벌였으며, 국가대표 감독이 갖추어야할
덕목을 다음과 같이 정했다.
•코치/감독으로서의
활약도
•국제경기 경험
•선수, 클럽, 서포터들 사이에서의 지위
. Integrity
•전술의 기민성
•그 외 : 외부 압력에 대처하는 능력
(언론 등), 직무에만 전념하는 것, 의사 소통, 장기적인 감독직 수행 능력, 팀을
고무시키는 능력, 목표의 일관성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베너블스가 차기 감독이 될 수 있는가' 문제였는데, 이날 모인
7인은 그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가 공식으로 베너블스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그가 'Integrity
(의역 : 원만함)' 항목에서 결정적인 불합격 판정을 받았음을
밝혔다. 베너블스는 토텐햄과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 시절, 구단 고위 관계자들과
자금문제에 대해 자주 충돌했었다. 영국 언론들은 베너블스의 탈락 소식을 스포츠면
톱 기사로 실으면서, '모든 기준을 만족하는 감독이 있을 수 있는가' 라며 7인 회동의
결정에 실망한 반응을 나타냈다. 타블로이드 지 'The Sun'은 모임을 가진 7인을
'7명의 갱들(GANG of 7)'이라고 비유하면서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출했다.
한편, 이 모든
덕목을 충족시키는 사람으로는 현재 뉴카슬 감독을 맡고 있는 보비 롭슨 (67세, 잉글랜드
감독 역임) 이 꼽혔는데, 현재로서는 롭슨이 다음달에 있을 이탈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핀란드와의 경기에서 임시로 감독직을 수행했던
하워드 윌킨슨 (축구협회 기술 고문) 역시 후보에서 탈락했는데, 다음주에 그의 탈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외국감독 영입' 문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만을 감독으로
고집했던 잉글랜드 축구였음을 고려할 때, 외국 감독 영입이 고려되었다는 사실부터가
신선한 충격 혹은 경악스러운 소식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아스날의 벵거 감독과
라치오의 에릭슨 감독이 꼽히고 있다. 벵거 감독은 이미 '관심 없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을 모두 충족시킨 것으로 알려진 보비 롭슨은 나이가
고령인 점에서 '장기 감독(long-term manager)'가 될 가능성이 적어 보이고, 현재
영국인 중에 가장 유력한 사람은 유로 96에서 스위스 감독을 맡았던 53세의 로이 호지슨
(FC 코펜하겐 감독, UEFA 기술 분석위원) 이다. 한편, 피터 테일러 (레스터 시티
감독), 앨런 커비쉴리 (찰튼 애슬레틱 감독), 피터 라이드 (선더랜드 감독) 등의
젊은 후보들도 거론되었지만, 이들은 차-차기에 맡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는 것에
7인은 의견을 같이 했다. [사진 : 가장 유력한
후보, 로이 호지슨]
한편, 이날 모인 7인은 축구협회 회장 아담 크로지어,
아스날의 부회장 데이빗 다인, 리즈 회장 피터 리스데일, 국제회의 위원장 노엘 화이트,
프리미어리그 회장 데이브 리차드, 그리고 축구협회 기술 고문 데이빗 데이비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조만간 다시 모일 것을 약속했고, 오늘 확정한 '모든 기준'을
만족시키는 후보를 개별 접촉한 후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끝으로, 물망에 오른 후보들을 정리해 보면,
보비
롭슨 : 팬들이 원한다면 수락함.
로이
호지슨 : 축구협회가 제의한다면 수락함.
고란
에릭슨 : 일단 'NO', 하지만 걸맞는 대우를 해준다면
OK. 올시즌을 끝으로 라치오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는 것도 장점. 축구협회도
내년 여름까지 기다려줄 뜻이 있음.
알렉스
퍼거슨 : 베너블스가 가장 적합하다고 언급. 맨 UTD에서
감독을 은퇴하고 싶어함. 스코틀랜드 국적이라는 것이 걸림돌. 하지만 맡을 뜻만
있다면 축구협회의 1 순위 후보.
아르센
벵거 : 관심 없다는 반응. 하지만, 퍼거슨과 마찬가지로,
수락할 뜻만 있다면 축구협회의 1 순위 후보.
* 축구협회는 대표팀 감독
: 로이 호지슨, 코치 : 앨런 커비쉴리, 21세 이하 대표팀 감독 : 피터 테일러의
조합을 '현재까지의 정답'이라고 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