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춘천 여행, (1) 고려 태사 장절공 신숭겸 장군 묘역 순례

[몽중루]

    몽중루의 춘천 여행, (1) 고려 태사 장절공 신숭겸 장군 묘역 순례

   고려 태사 장절공(高麗 太師 莊節公)은  927년(高麗 太祖 10년) 공산(公山 · 대구 팔공산)에서 후백제 견훤과

   의 전투 중 적군에 포위된 태조 왕건(王建 · 재위 918~943)을 구하려  태조의 갑주(甲胄)를 바꿔입고 왕건을

   대신해 목숨을 잃은 신숭겸(申崇謙) 장군이다. 공의 묘소는 춘천시 서면 북배산 자락 방동리에 있고, 오늘날

   강원도 기념물 제2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해마다 3월 3일(음력)과 9월 9일, 춘· 추향대제(春秋享大祭)를 봉

   행(奉行)하고 있다.

   지난 주말(5월 16일), 장절공 묘역을 찾았다.  고려 개국공신이자 위왕대사(爲王代死)하신 장절공께선 한편

   평산신씨(平山申氏) 시조(始祖)이기도 하신 분이다.  평산신씨인 필자는 이번엔 방손(傍孫) 자격으로  고향

   의 몇 분 문중 어른과 종원들을 안내해 시조묘역에 참배를 갔다.  아침 9시 30분,  서울 상봉역은 밤 새 내린

   비의 뒤끝이라 잔뜩 흐려있다. 경춘선 전철을 타고 내린 강촌역도 마찬가지. 두 대의 택시에 분승해 가는 박

   사로(博士路) 옆 의암호에는 안개가 낮게 드리워져 있다.  그림 같은 의암호의 해맑은 풍경이 아쉽기는하지

   만 마침 이팝나무 가로수의 활짝 핀 꽃들이 있어 그나마 좋았다.  덕두원과 현암리를 지나자  금산천이 나오

   고, 방동리의 천변 도로(신숭겸로)를 따라가자 갑주에 장검을 짚고 선 높다란 장군 동상이 나온다.  바로 장

   절공 신숭겸 장군 동상이다. 묘역안내소에 있던 춘천시 문화해설사가 안내를 자청하며 해설까지 해준다.

   홍살문을 지나 장절사(莊節祠) 참배를 시작으로  묘역 순례를 한다.  묘소는 울울한 창송(蒼松)이 좌 우에서

   감싸주는 긴 잔디언덕 위에 있다. 장절공의 묘는 견훤에게 잃은 머리를  찾지 못해 금으로 두상을 만들어 세

   개의 봉분(도굴 방지를 위해)으로 만들어져 있고, 그 중앙에 석상(石床)과 비석만 세워 단출하다. 고려 초기

   의 분묘형식이라 그런지, 조선시대 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망주석이나 무인석, 장명등은 물론 병풍석(屛風

   石)과 난간석(欄干石)조차 없다. 길게 둘러쳐진 곡장(曲墻)은 최근에야 세운 것. 그러나 공의 묘소는 위엄이 

   서려 있다.  주위를 에두르는 울울한 창솔(蒼松)들이 그 모든 것을 대신해 옹위하기 때문이다.  묘소 참배 후

   석상 앞에 서서 확 터인 앞을 본다. 장군봉(좌청룡)과 마산(우백호) 사이 너머에,   멀리 의암호 건너 대룡산

   이 구름모자를 쓰고 마주하고 있다.

   장절공의 묘소는  백두대간(白頭大幹)에서 내려온 영기(靈氣)를 모은 만대영화지지(萬大榮華之地)로 회자

   된다. 일찌기 신라 도선국사(道詵國師 · 827~898)가 고려 태조 왕건의 묘소로 소점(所占)한 음택명당터(陰

   宅明堂址)다. 그러나 왕건은 이곳을 특사(特賜)하고 친히  예장(禮葬)을 했다 전한다.  묘터의 조산(祖山)들

   을 거슬러 찾아본다. 백두대간(白頭大幹)에서 갈래친 한북정맥(漢北正脈)은 휴전선 남쪽에서 대성산, 광덕

   산, 백운산 도마봉을 지나며 다시 화악지맥을 분기하고, 화악산을 솟구친 화악지맥은 또 몽덕산 가덕산 북

   배산 계관산을 솟구치고 가평에 이르는데, 묘소는 바로 북배산에서 동쪽으로 뻗은 산줄기에 있다.  오늘날

   장군봉 아래의 유명한 춘천 박사마을이 일 백 박사를 배출한 것은  바로 백두대간의 영기(靈氣)도 한 몫 한

   것 아닐까?

   기념관을 돌아와 전사청 뜨락으로 가는 길에 상충재(尙忠齋)를 찾으니, 눈에 익은 忠義明千古, 死生惟一時

   란 두 주련(柱聯)이 반긴다. 고려 예종(睿宗 · 재위 1102~1122)이1120년에 두 장군(신숭겸과 김락)을 애도

   하며 지은 '도 이장 시(悼二將詩)' 에 나오는 시구(詩句)로, 그는 이 시에서 "  -- 두 공신의 가상(假像 - 팔관

   회 때 만든)을 바라보니 / 저절로 눈물겹고 슬퍼지누나/ --- / 충의는 만고에 빛나고/ 죽고 사는 건  오직 한

   때라/ 임을 위해 목숨을 바치어/ 나라 터전 보전하였네" 라고 읊었다.  숙연한 마음으로 상충재를 뒤로하고

   이화당(怡和堂)으로 와 뜨락을 살펴본다. 모란은 지고, 함박꽃은 망울을 한참 부풀고 있는데, 비룡지(飛龍

   池)의 해 묵은 능수버들들은 반갑다고 연신 채질을 해댄다. 

                                                                                                                             촬영, 2020, 05, 16.

    -고려 태사 장절공 신숭겸 장군 상

    - 춘천 장절공 묘역 위치도

    - 장절사 일원

    -장절사의 충열문

    - 장절사

                                    - 장절공 신도비

    - 장절공 묘소

     - 장절공 기념관

   - 상충재와 전사청 일원

    - 전사청

   - 이화당

    - 상충재와 광인문

    - 전사청 뜨락

    - 비룡지

    - 이팝나무꽃

  - 오월 단풍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