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 따라 첨단도시 성남 거쳐 웅비하는 용인에 이르다(정토사 – 용인시청 29km)
-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서울 - 도쿄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3
4월 2일(일),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9차 걷기 이틀째로 맑고 바람도 살살 불어 걷기 좋은 날씨다. 새벽 일찍 일어나 오전 6시에 이른 아침식사를 한 후 7시 반에 대웅전 앞 공터에 모여 다양한 동작의 몸 풀기를 하는 일행들의 표정이 활기 있다. 주지 보광 스님이 먼 길 조심히 걸으라며 한 사랄 한 사람 마주 보며 염주를 건넨다. 전날 스님은 ‘조심히 걸으라’는 발밑을 살피듯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출발시간에 맞춰 1일 참가자 여러 명이 합류, 대웅전을 나서는 발걸음이 당당하다.
정토사를 출발하는 일행들의 모습
험준한 산세의 청계산을 둘러싼 아침 공기가 상쾌하고 주말을 만자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드의 행렬이 분주하다. 모두들 즐거운 주말나들이 즐기시라.
고갯길 넘어 판교방향으로 향하는 일행들
한 시간여 결어 이른 곳은 판교 테크노벨리 주변의 공원 휴게소, 각기 볼일을 치른 후 집행부에서 나눠주는 과자 한 입 물고 숨을 고른 후 성남시 분당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잠시 후 이른 곳은 성남시 백현동 부근의 탄천, 맑은 물에서 헤엄치는 잉어 떼들이 제 세상을 만난 듯 생동하고 깨끗하게 정비된 공원을 찾는 발걸음이 분주하다. 천변 따라 정자역 방향으로 걸어가니 한국체육진흥회의 일요걷기 멤버들 10여 명이 천변에서 일행을 반긴다. 지하철로 정자역에서 내려 합류한 것, 멀리 찾아온 동호인들의 격려가 일행들의 사기를 북돋운다. 잠시 후 휴게하는 동안 이들이 정성으로 준비한 삶은 달걀, 토마토, 아이스크림 등의 푸짐한 간식이 뒤따른다. 고인이 된 김수환 추기경이 기차 속에서 판매원이 외치는 ‘삶은 달걀’에 큰 의미가 있음을 새겼다는 것을 떠올리며 나눔의 기쁨을 선물한 동호인들의 배려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분당 쪽 탄천은 이번에 새로 개발한 코스, 천변 따라 걷다가 용인시 대지마을 지나서 포은 정몽주의 숨결이 담긴 귀한 글을 만났다. 2년 전 체육진흥회에서 마련한 조선통신사 옛길 서울-부산 걷기 중 죽전부근에서 정몽주대로 표지를 첫 대면하여 신기하였는데 그 사연을 담은 글 판을 직접 마주하니 반갑다. 그 내용을 화면으로 소개한다.
죽전 주변의 탄천에 세운 정몽주 관련 글 판
탄천길이 끝나는 지점 부근의 구성초등학교 못미처 자동차도로를 따라 걸으니 옛 선인들의 자취를 새긴 마북리 입석 터와 구성초등학교가 나타난다. 그 부근이 점심장소, 아침부터 20여km 걸어 오후 1시 30분이 지난다. 매번 이곳을 지날 때마다 삼대 째 이어진다는 순두부전문식당이 단골이었는데 그 집은 문을 닫고 수리 중, 인근의 식당에서 갈비탕으로 늦은 점심을 들었다. 오후 2시 반에 다시 걷기, 이전에는 한적한 시골길이던 지역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2년 만에 마주한 주변이 낯설다.
어정가구단지 거쳐 동백‧초당‧삼가 역 지나 용인시청에 이르는 노정 중 일부는 새로운 코스, 잘 가꾸어진 호수와 공원길이 예전보다 품격 있고 막바지 휴게에 음료를 대접하는 손길이 고맙다. 이래저래 즐거운 발걸음이어라. 열심히 걸어 용인시청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지난다. 걸은 거리는 30km 남짓, 이틀째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숙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뿐하다. 열심히 걸은 일행들 수고하였습니다. 주말에 함께 걸은 동호인들이여, 안녕!
최근 특례시로 승격한 용인 시청에 도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