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7. 묘화 핀 능선-선시조
달빛을 삼킨 조개 진주를 토해내고
월정(月精) 마셔 새끼 밴 토끼 능선인양 깡충깡충
자궁에 활짝 핀 백련 반야향(般若香)도 짙느니
* 화산(華山 828m); 경북 영천 군위. 개척 산행인데 기대와 달리 별로 내세울게 없다. 한광사에 보물 2점이 있고, 2백년 된 향나무가 그런대로 괜찮다. 계류를 따라 혈암산(穴岩山 559.2m)으로 가는 길이 있고, 정상에서는 군부대로 내려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 반야 본체는 어떤 걸까? 조개가 밝은 달빛을 머금는 것. 반야의 활동은 어떤 것인가? 토끼가 달빛으로 새끼를 배는 것(벽암록 제 90칙 본칙, 한 중의 질문에 대한 지문(智門)의 답).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1-612(446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 흰 토끼 검은 토끼. 일본 시키시 그림. 야마다 기요시 작. 필자 소장.
첫댓글 심오하기 그지 없는 선어집인 '벽암록'에서 차운했습니다. 중장 '달의 정기를 마셔 새끼 밴 토끼~' 은, 수행자가 득선하기 직전의 경지가 아닐까 합니다. 배가 불룩하니 울퉁불퉁한 산의 능선으로 보였겠지오? 조개, 달 모두 陰을 상징합니다. 陽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득선)으로 여깁니다. 원래 禪은 문자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글은 수단일 뿐, 스스로 깨쳐야 합니다.(필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