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 레지오 사도직
제4항 : 사제와 레지오(교본 100-102쪽)
레지오 마리애와 사제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레지오는 본당 사제가 직무를 성공적
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체이기 때문이다.
사제는 보조자요 협조자인 레지오 단원들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본당 사제가
레지오 단원들이나 평신도들을 잘 활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본당이 성직자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평신도들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고 선교 활동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경향이 있다. 성직자만이 교회의 주인은 아니다.
평신도도 교회의 주인이다. 본당 사제와 평신도는 주종 관계나 상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반 관계와 상호 보완 관계에 있다. 따라서 사제 혼자서 모든 직무를 도맡아
할 수는 없다. 예수님께서도 사도들을 당신의 협조자로 삼아 구원 사업을 돕도록 하셨다.
그분께서는 사도단을 조직하여 교육하고 그들에게 사도직 정신을 심어 주셨다. 사제들도
본당 사목을 할 때 예수님을 본받기 위해 사도직 정신을 지닌 봉사자들을 양성하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
평신도 사도직에 관해 '가톨릭 운동'(Catholic Action)이란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하신
교황 비오 10세는 18년 동안 보좌와 주임 사제 생활을 하고 9년 동안 신학교 교수 생활을
하신 분이다.
이 분은 교황이 되신 후 추기경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지금 이 세상을 구원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가톨릭 학교 설립이나 성당 신축이나 사제 양성이 아니라 각 본당마다 사도직
정신이 투철한 평신도들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사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교령"에서 사제의 평신도 공동체 양성
을 강조하고 있다. "목자의 임무는 하나하나의 신자를 돌보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참된
그리스도교적 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그 고유의 책임이다.
지방 공동체는 소속된 신자들을 돌볼 뿐 아니라 선교 정신에 불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로 나아가는 길을 준비해야 하며 특히 예비신자들과 새 영세자들을 돌보고
그들을 단계적으로 그리스도교적 생활의 이해와 실천에로 이끌어야 한다"(6항 참조).
프랭크 더프도 사제는 반드시 협조해 줄 구성원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리스도
는 친히 구성원들을 조직하고 그들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사명을 완수하셨다.
구성원이란 협조와 적극성, 결속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구성원들은 평신도 활동이 허용되는 한도까지 최대한 협력하여 사제의 영역을 넓히는 활동
을 수행해야 한다. 만약 사제에게 구성원들이 없다면 그는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외톨이로 고립되어 아무 힘도 쓰지 못할 것이다"(Mary shall reign, 16-17면 참조).
레지오 단원들은 본당 사제의 협력자들이다. 그러기에 레지오에서는 반드시 영적 지도자를
모시고 있다. 아무쪼록 영적 지도자인 사제는 레지오를 잘 활용하고 돌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레지오 단원들은 본당 사제의 보조자로서 보필을 잘 해야 할 것이다.
최경용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