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창작 개강일은 3월 두째주에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지난 겨울이 그리 지루하지 않았던 듯 봄소식이 가천교정 가득 반가운 햇살을 머금은 오전10시 이번학기는 김규진교수님께서 강의 해 주실 걸 알기에 연구년으로 중국 가신 문복희교수님을 올해는 못뵙는 아쉬움으로 새로 오실 교수님이 궁금해지는 시간 ~ 첫 시간을 위해 약간의 먹거리를 함께 준비하며 어김없이 지난해 반가운 모습들이 시간 맞추어 오시는중 새로운 세분의 밝은 모습에 학생인 듯 불쑥 들어오신 교수님의 상기된 모습을 맞이하였다 교수님도 약간의 어색하신 표정으로 상호간의 인사 나눌시간도 없이 본인 소개를 칠판에 거침없이 적어 놓으셨다 내심 중국에 오래계셨다기에 유창한 한문을뽐내실까 기대했는데 역시 아름다운 한글반 한문반 영어반 구색 갖추어 소개 해 주셨다 2013 년에 가천대에 오셨다는 멜 아이디 쩐이왠지 북경내음이 풍긴다(?) 미처 출석부가 도착하지 않으셨다셔서 담주부터 출석체크에 서로의 간단한 소개는 미루고 준비해 오신 유인물 2장을 배부하여 묵묵히 각자침묵으로 읽었다 잠시의 침묵이 흐르고 작품의 느낌과 개인 선호도체크에는 묘하게 4작품이 거의 비슷하게 나뉘어 선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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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원 윤 동 주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품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된다.
여자는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읗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본다. ~~ 윤동주의 산문시로 어둡고 절망적인 ~병윈~시에서 아품을 느끼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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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관 박목월
관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내리듯. 주여 용납(容納) 하옵소서. 머리맡에 성경(聖經) 을 얹어주고 나는 옷자락에 흙을 받아 좌르르 하직(下直)했다.
그 후로 그를 꿈에서 만났다 턱이 긴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형(兄)님! 불렀다. 오오냐. 나는 전신(全身)으로 대답했다. 그래도 그는 못들었으리라. 이제 네 음성(音聲 )을 나만 듣는 여기는 눈과 비가 오는 세상.
너는 어디로 갔느냐. 그 어질고 안쓰럽고 다정한 눈짓을 하고. 형님!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 ~~~ 동생을 먼저보낸 박목월시인 침묵과 여백의 공간을 느끼게하는작품이었습니다 ㅡ ㅡ ㅡ ㅡ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주질 않은 가마니에 뎦힌 동사자가 다시 얼어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ㅡ 슬픔이 기쁨에게 ㅡ 정호승 *정호승 작가의 의지가 단호하게 나타낸 관념 효용론적 관점에서 독자를 수용 전달 하고있는 작품이다 ㅡ ㅡ ㅡ ㅡ 거미 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 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 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대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적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이 부드러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를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ㅡ 수 라 ㅡ 백석
백석시인의 준수한 외모와 명문엘리트 문인의작품에는 자신의 고향을 사랑하는 애틋한 지역억양을 작품에 많이 옮겨넣어 백석작가의 특색이라고 느껴진다 하여 백석시어사전이 있다.
오늘 개강 첫 수업에 이렇게 금빛나는 좋은 작품으로 선정해 오신 김규진 교수님의 감각적 수업이 올 한 해를 알차고 멋진 시간으로 가천 시창작반을 채워 주실거라 기대합니다. 익숙했던 수업 인증샷도 간식 타임의 느긋함도 오늘은 접기로 하고 교수님의 분위기를 살려 수업이 끝난 점심 식사를 지난해 약속하셨던 손정숙쌤이 여지없이 선포하셔서 구내 식당으로정했다 교수님은 계획되신 일정있으셔서 함께하지 못하고 아쉽지만 우리 15명 전원 맛있는 분위기를 만들었고 봄 볕 중천에 내려보는 교정 한켠을 잡아 그래도 좋은 오늘의 인증샷을 남겼다 드뎌 가천교정의 개학으로 곳곳이 학생 무리로 차있어 티 타임도 로비 한 공간을 세워 그래도 아쉬운 마무리 대화를 나누고 발길을 돌렸다 오늘 못 뵈온 김경숙쌤 담주는꼭 뵈어요 맛있는 점심 손쌤 정말 잘 먹었습니다 담주부터 회평회 ㅣ2시부터 있습니다 채기병 회장님 합평회에는 참석해서 함께 하겠습니다~^~
첫댓글 허복례샘 덕분에 좋은 강의 도강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도여쌤~
도강하지마시고 직강 하러 오세용
허복례선생님!
시창작반 살림도 잘하시고, 복습하는 기회도 만들어주시고, 선생님의 봉사하시는 모습에 시창작반의 기가 살아납니다~
캠퍼스 젊은학생들의 기운과 새봄의 기운도 함께 담아 갑니다~
감사합니다~♡
영주쌤의 든든함이 모두의 기둥되어 아늑함을 주고있습니다♡
총무님의 변함없는 배려와
뜨거운 열정에
고마움이 쓰나미가 되어 밀려옵니다.
회장님의 빈자리가 허전했는데
그대가 있어 든든합니다.
옆에서 함께 있어줌이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