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처음으로 제주에 넘어와
지금, 2022년 1월까지 정착하며 살아가고 있다.
처음엔 도망으로 넘어온 제주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곳으로 넘어온 나는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오히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어쩌면 이 도망이 운명인 거겠지.
나와 맞는 주파수를 가진 제주.
나는 현재 이곳에서 미래를 그리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포도뮤지엄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788 포도뮤지엄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열린문화공간 '
포도뮤지엄은 미래의 가치라 할 수 있는 지구 생태환경과 인류의 공생을 생각하고, 사회 소외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노력하고, 실제로 그런 공간을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교육적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개인이 아닌, 모두를 위한 뮤지엄으로 만들고자 한다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제주 展 / The World We Made
강애란, 권용주, 성립, 이용백, 장샤오강, 진기종, 최수진, 쿠와쿠보 료타 작가
2021.04.24 - 2022.03.07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은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쩍으로 많은 이들을 서로 적대 시켜 분란을 일으키는 혐오와 혐오 표현 양산의 면모를 주목하고, 과거의 실제 상황을 수집하고 예술 작가들의 시각적 해석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로 'Another point of view'를 제시한다.
혐오는 성별, 나이, 국적, 종교, 장애, 피부색, 외모, 성적 지향을 포함한 신체적, 문화적 특징을 이유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향해 가해지는 기피, 공포, 불쾌함, 경멸 등을 아우르는 극단적이고 비이성적인 감정이다.
<너와 내가 만든 세상>展은 다른 생명을 혐호하고, 파괴하는 잔혹함도 있지만, 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숭고함도 존재한다. 이 전시로 공존의 방법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기획했다.



첫 번째 작품을 통해 어떤 전시인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Us and Them
영국 'Pink Floyd'의 'The Dark Side of the Moon (1973) 앨범의 수록곡 'Us and Them'을 테마로 전시가 시작되었다. 곡의 가사는 대화와 노력 대신 '우리'와 '그들'로 너와 나를 구분 짓고 전쟁으로 이끄는 증오, 편견 등을 비판한다. 공간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붉은 앵무새는 남의 말을 따라하며, 소문을 옮기는 사람을 상징했다.
소문의 벽
내가 얘기하고 있는 대상은 들을 수 없으니 피해가 가지 않겠지,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우리를 위해서는 이런 얘기는 할 수 있지. 뒷담화를 정당화시키는 이야기들. 이런 소문들을 보기 위해 구멍 안으로 들여다보는 이 전시물은 볼록렌즈 안의 글자 크기를 과장하거나 왜곡하기도 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그림자로 왜곡을 표현하는 것이 더 크게 다가온다.
왜곡의 심연
수군거림은 점점 어두운 어딘가로 당신과 나를 데려가려 한다.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눈을 질끈 감고 자신을 따라야 한다며 귓가에 재잘대기를 멈추지 않는다. 어느새 다다른 그곳은 모든 것이 뒤틀린 세상,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이 너와 나를 집어삼킨다.
비뚫어진 공감
역사적 혐오 사건들 속 가해 집단과 피해 집단에 대해선 잘 알고 있는 우리. 하지만, 가해를 가능하게 한 군중들의 공감대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알지 못한다. 가짜 뉴스의 선동이나 광기 어린 군중 심리, 그 원리에는 수많은 대중의 공감대가 존재했다.


패닉부스는 거울 형태로 그 혐오 위에 내가 서 있는 느낌을 들게 한다.
패닉부스
우리와 그들을 나누고, 상대 집단을 향한 편견과 증오를 경계하지 않을 때 인류는 테러와 전쟁, 대규모 학살과 같은 비극을 직면했다. 폐쇄적인 공간 안에서 인류사 속에 반복되는 폭력화된 혐오가 진폭 넓게 진동한다. 이 공간은 편견을 나누는 현대인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전시, 영감을 얻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표현의 방법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을 고르라면 나는 마지막 사진에 있는 전시를 꼽을 것이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기차 레일을 달리는 장난감 기차. 그리고 그 위의 라이트. 이 모든 것은 작품을 위해 설계된 완벽한 것이었다. 기차가 달릴 때마다 벽에 보이는 그림자는 한 편의 영화처럼 보였고, 그 영화는 아날로그 하면서도, 세련되어 온몸에 소름을 이끌었다.
사실 나는 이번 포도뮤지엄 전시가 그리 와닿지도, 마음에 들지도 않았다. 사실 나는 모든 작품을 통해 영감을 얻고자 보곤 한다. 하지만, 이곳 전시는 심오하다 못해, 심연의 어딘가에 머문다. 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전시는 내겐 영감보단 기분 나쁜 감정을 느끼게 했고, 결이 맞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그림자 예술에 퍽 감동을 받았다. 그 표현이 좋아 나는 이 전시가 나쁘지 않음을, 꽤 괜찮은 전시임을 깨달았다. 결이 맞지 않다고, 나쁜 전시는 아닌 거니까.



케테 콜비츠의 작품이 꽤나 우울하게 다가온다.
아가, 봄이 왔다 / It is spring, my son
케테 콜비츠
고통받는 영혼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며 시대를 위로하는 희망의 메세지
케테 콜비츠 전시 <아가, 봄이왔다>는 전시장 1층의 <너와 내가 만든 세상>과 연계하여 이전 세대 작가의 작품 전시품을 통해 시대를 아우르는 '공감'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 시대를 초월한 인류애와 서로의 강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자리를 마련했고, 이 전시는 판화 32점과 조각 1점, 총 33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세상의 편견과 증오 혐오의 혐오를 작품으로 승화한 이번 전시는 조금은 난해하면서도 불쾌한 연출이 많다. 그 연출은 어쩌면 성공한 연출일 수도 있겠다. 그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한 거니까. 현대 미술을 좋아하고, 전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서 느끼고 오자. 나는 그 불쾌함이 꽤나 커 오히려 반감이 되었지만, 큰 메시지를 담고 있음엔 틀림없는 전시였으니.